정호성 녹취록엔 “하나에서 열까지 최순실은 엄마, 대통령은 아이”
도대체 박근혜씨의 존재는 무엇인가? 그가 도대체 대통령으로 하는 일은 무엇인가? 최순실의 국정농단 전횡은 미용, 성형, 진돗개 이름짓기 정도가 아니었다. 최순실의 국정농단 전횡은 단순히 대통령의 연설문을 수정한 국정농단 정도도 아니었다. 장관인사, 주요 공기업 대표 인사, 국정곳곳 어느곳 하나 개입하지 않은 곳이 없다. 최순실(61)은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 순방 연설문뿐 아니라 국회의 예산안 처리 문제를 둘러싼 청와대의 국회 대응 전략, 대통령의 시정연설문 작성에도 관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은 '정호성 녹취록'에서 드러났다.
아예 최순실은 하나에서 열까지 간섭하고 챙기는 엄마고 박근혜는 스스로 판단도 해석도 못하는 아이같은 느낌이다. 대통령의 "최순실 국정관여는 1%도 안된다"라는 말은 거짓이었다. 이를 알고 난 국민들은 아예 허탈하고 망연자실할 뿐이다. 최순실에게 정부 기밀문서들을 유출한 혐의(공무상 기밀누설)로 구속 기소된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은 박 대통령이나 최순실과의 통화한 내용을 휴대전화로 녹음했다가 검찰에 압수당했다. 녹취록에는 정 전 비서관은 시종일관 최순실을 '최 선생님'으로 호칭했다. 최순실은 2013년 6월 말 박 대통령이 중국 베이징을 국빈 방문하기 직전 통화해 "연설 맨 마지막에 중국어로 하나 해야 될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돼 있다.
이에 정 전 비서관이 "갑자기 맨 마지막에 중국말로 하면 좀…" 하며 난색을 보이자, 최순실은 "맨 마지막으로"라며 말을 자른 뒤 "중국과 한국의 젊은이들이 문화와 저기, 인문 교류를 통해서… 여러분의 미래가 밝아지길 기원한다(고 중국어로 하라)"고 했다. 실제 박 대통령은 그해 6월 29일 칭화대(淸華大) 연설에서 중국어로 "마지막으로 중국과 한국의 젊은이들이 문화와 인문 교류를 통해서 여러분의 미래가 밝아지길 기원합니다"라고 했다. 아예 최순실이 한국과 중국 최고 정상간의 외교의전문서까지 손댄 것이었다.
2013년 11월 17일 최순실과 정 전 비서관의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최순실은 정 전 비서관에게 전화해 "외국인 투자 촉진법이 통과되면 일자리와 경제적 이득이 얼마인지 뽑아보라"고 지시했다. 다음 날 있었던 박 대통령의 임기 첫 국회 시정연설에는 '외국인 투자 촉진법안이 통과되면 약 2조3000억원 규모의 투자와 1만4000여 명 일자리가 창출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최씨의 말이 그대로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문에 반영된 것이다. 문서대로라면 최순실이 이 부분은 국가를 위해 생각한 것은 맞는 것 같다. 당시 유수언론의 경제 전문가들도 의견이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순실이 감히 감놔라 대추놔라 해서 그런지 이후 이 법은 아무 효과가 없었다.
닷새 뒤인 11월 22일 최순실은 정 전 비서관에게 "예산을 묶어둔 채 정쟁을 이끌고 가는 것이 국민을 위한 것인지 야당에 물어보고 싶다. 이런 식으로 얘기하라"고 지시했고, 박 대통령은 사흘 뒤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실제 "국민 생활과 직결된 예산과 법안에 대해 정파적으로 접근하지 마시고 정말 국민을 위해…"라고 발언했다. 이 부분은 대다수 국민들과의 심정과 일치한다. 서당개 삼년 풍월을 읊는다고 박근혜와의 인생,정치 40년, 최순실의 정무감각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였다.
도대체 박대통령은 뭐하는 사람인가? 국민들은 그동안 깜박 속았다. 국민들은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선택했지 최순실이라는 안하무인, 일개 갑질의 강남 아줌마를 대통령으로 뽑은 것이 아니다. 도대체 하나에서 열까지 최순실이 움직이거나 결정하지 않으면 박근혜는 대통령직을 수행하지 못할 정도로 밖에 국민은 해석되지 않는다.
한편 녹취록에는 정 전 비서관이 아닌 남성이 마사회 인사(人事)에 개입하는 듯한 대목도 등장했다. 이 남성은 2013년 11월 22일 통화에서 정 전 비서관을 '정 과장님'으로 호칭하면서 "그 마사회 말이야… 공모 거치는 게 맞고"라고 말한 것으로 돼 있다. 공석이던 마사회장에는 2주쯤 뒤 현명관씨가 임명됐다. 이 남성은 당시 최순실의 남편이던 정윤회라고 알려졌다. 한 시민은 “대한민국 국민은 박근혜를 볼 때마다 너무나 허탈하고 가증스럽다. 하나에서 열까지 떠먹여줘야 하나? 최순실은 엄마고 대통령은 애 아닌가? 최순실이 없었다면 청와대가 돌아나 갈 것인가? 그나마 이정도라도 알려져서 다행이다. 국민들은 박근혜에게 속은 것이 너무나 억울하고 허탈하다. 대통령 자격없다” 라고 어이없어 했다.
스포츠닷컴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