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최순실 "뇌물죄 가능성" 새 혐의 포착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최순실에게 뇌물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새로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검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최순실에 대해 기존에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기소한 사실 외에 새로운 범죄 사실을 인지해 새로 구속영장을 발부받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4일 브리핑에서 밝혔다. 이 특검보는 새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때 최순실에게 "뇌물죄(혐의) 등의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최순실에게 뇌물죄를 적용한다는 것은 최 씨가 박 대통령에게 무상 제공했다는 의혹을 산 옷과 가방을 염두에 뒀거나 박 대통령, 최 씨, 삼성그룹을 둘러싼 제삼자 뇌물 혐의를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특검은 국민연금이 박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삼성물산-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해 삼성그룹의 경영권 현안을 해결해 줬고 삼성전자가 이에 대한 보답으로 박 대통령의 측근인 최 씨 측에 거액의 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검은 최 씨가 출석 요구를 반복해 거부하자 체포영장 또는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강제 소환해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편, 최순실은 정신적 충격 때문에 특검 조사에 출석할 수 없다는 사유서를 4일 제출했으며 특검은 딸 정유라의 체포 소식 등이 최순실에게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검, 정호성 등 게이트 일당들, 진술 짜 맞추기, 말 맞추기 정황도 포착
또 특검은 정호성(구속기소)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을 비롯해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이들이 증거인멸을시도하거나 진술 짜 맞추기, 말 맞추기를 한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이 특검보는 서울 남부구치소에 수감된 정 전 비서관의 방 등 관련자 3명이 수용된 방을 압수수색한 것에 대해 "대상자 3명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 사이의 증거인멸 정황, 서로 간의 진술협의 등을 고려한 것"이라고 4일 말했다.
그는 "기존에 (검찰에 의해) 기소된 사건뿐만 아니라 이번에 우리가 조사하는 사건을 모두 고려해서 압수수색을 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특검팀은 박근혜 대통령의 뇌물 혐의 등을 염두에 둔 수사와 관련해 핵심 연루자가 조직적인 말 맞추기나 사건 은폐 등을 시도한 게 아닌지 의심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전날 정 전 비서관이 수용된 방, 서울구치소(경기 의왕)에 수감된 '문화계 황태자' 차은택 씨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의 수용실 등 3곳을 압수수색 했다.
특검, "정유라 뽑아라" 남궁곤 前이대 입학처장 소환예정
또 다른 한편 특검은 5일 최순실 딸 정유라(21) 입학비리와 관련해 남궁곤 전 이화여대 입학처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라고 4일 밝혔다. 특검은 같은 날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의혹'과 관련해 송수근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 남 전 처장은 정유라의 부정 입학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이대 핵심 관계자이다. 특검팀은 남 전 처장을 상대로 정씨 입시 경위와 특혜·편의 제공 여부, 공모자 내지 '윗선'의 존재 등을 캐물을 방침이다.
남 전 처장은 입시 때 면접 평가위원들에게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있으니 뽑으라"며 사실상 정씨를 선발하도록 요구했다는 의혹에 휩싸여있다. 다만 그는 지난달 15일 국회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서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특검은 앞서 정씨에게 학점 특혜를 준 혐의로 류철균(52·필명 이인화) 이화여대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를 구속한 바 있다.
지난달 30일 임명된 송 차관은 2014년 10월부터 문체부 기획조정실장으로 있으면서 '건전콘텐츠 TF' 팀장을 맡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를 총괄 담당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특검팀은 차관 임명에 앞선 지난달 26일 문체부 사무실 등을 전방위 압수수색할 때 송 차관의 휴대전화도 압수했다. 임명 이후 블랙리스트 관여 의혹이 제기되자 송 차관은 "블랙리스트를 본 적이 없고, 관리를 총괄한 바도 없다. 관련 사항을 조치하거나 지시한 적도 없다"고 부인했다.
스포츠닷컴 사회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