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10곳중 7곳 이상 창업 5년내 문 닫아
경제 환경이 심각하다.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기업생멸(生滅) 행정통계’를 보면, 지난해 신생기업수는 81만3000개로 전년보다 3.6%(3만개) 줄어들었다. 신생기업 종사자수도 전년보다 7.6%(10만2000명) 감소한 124만4000명으로 조사됐다. 한 나라의 창업 활력을 보여주는 기업 신생률(신생기업/활동기업)은 지난해 14.6%를 기록하며 전년보다 0.6%포인트 하락했다. 기업신생률은 2012~2013년 내리막을 걷다 지난 2014년 반짝 올랐지만,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경제환경이 어려워지면서 창업 기업은 줄고, 폐업 기업은 창업보다 4배가량 더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0곳 중 7곳은 창업 후 5년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는 것으로 조사됐다. 50~60대 베이비부머들이 쉽게 뛰어들고 있는 숙박·음식점업은 5년간 사업을 계속하는 업체는 이보다 적은 2곳에도 못 미쳤다. 뚜렷한 비전과 수익모델을 갖고 자영업에 뛰어드는 게 아니라 노동시장에서 밀려나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일을 시작하다보니 베이비부머 사장님들의 사업 성공 확률이 ‘젊은 사장님’보다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창업은 적은데 망하는 곳은 더 많았다. 2014년 기준 소멸기업수는 77만7000개였다. 이는 전년보다 16.9%(11만2000개)나 늘어난 것이다. 소멸기업 종사자수도 100만9000명으로 전년보다 4.0%(3만9000명) 증가했다. 기업 소멸률(소멸기업/활동기업)도 전년보다 1.6%포인트 증가한 14.0%로 조사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역대 최고치다. 기업 생존율도 우울한 성적표를 보이고 있다. 창업 1~3년 생존율은 전년보다 소폭 오르긴 했지만, 4년 이상부터는 내리막을 걷고 있다.
2014년 기준 기업의 1존 생존율은 62.4%로 전년보다 2.3%포인트 상승하긴 했지만, 5년 생존율은 27.3%로 전년보다 1.7%포인트 하락했다. 창업을 한 후 5년을 버티지 못한 기업이 10곳 중 7곳이 넘는다는 의미다. 전기가스수도업(74.1%), 운수업(40.3%), 부동산임대업(39.6%)은 5년 생존율이 높은 편이었지만, 금융보험업(13.4%), 예술스포츠여가(14.7%), 숙박·음식점업(17.3%) 업종은 낮은 편에 속했다.
숙박·음식점업은 은퇴를 한 50~60대가 쉽게 뛰어들지만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성공하기가 만만치 않은 분야다. 실제 2014년에 소멸한 기업을 연령별로 보면 40대 이상 사장님이 운영하는 기업이 전체의 80.3%를 차지한다. 특히나 대표자가 50대 이상인 기업에서 소멸한 기업은 전년보다 큰폭으로 늘었다.
50대 사장 업체 중 문을 닫은 곳은 21만7000개로 전년보다 3만개가 늘었고, 60대 이상은 무려 8만1000개나 늘어난 20만2000개였다. 반면 30대 기업에서의 소멸은 오히려 3000개가 감소했다. 기업의 성장세도 주춤했다. 상용근로자가 10명 이상 있는 기업중 최근 3년간 매출액과 종사자의 연평균 증가율이 20%이상 기업인 ‘고성장기업’수도 4077개로 전년보다 186개(4.4%)감소했다. 고성장 기업 중 신생한지 5년 이하인 ‘가젤기업’도 1024개로 36개(3.4%) 감소했다.
스포츠닷컴 경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