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이 '인권침해'로 비난해온 노동교화제도 폐지
석유·전력가격 시장이 결정…부동산세 신설·민간 은행설립 허용
농민에 주택양도권 부여, 사법 관할지역-행정구역 분리
(베이징·서울=연합뉴스) 이준삼 특파원 윤지현 기자 = 중국이 1980년을 전후해 도입한 '한자녀 정책'을 완화하겠다고 공식 선언, 이 정책이 사실상 30여년 만에 폐지수순을 밟게됐다.
중국은 또 미국 등 서방국가들로부터 인권침해라는 비난을 받아온 '노동교화제'를 폐지하고 사형죄목도 점진적으로 축소해나가기로 했다.
경제 부야에서는 석유, 천연가스, 전신, 전력, 교통 가격 등을 시장이 결정하게 하고, 사적(私的·민간) 자본의 중소형 은행 설립을 허용하는 등 금융부문의 개방 폭을 넓히기로 했다.
농민들에게 주택 재산권을 저당, 담보, 양도할 수 있도록 보장해 생활수준을 끌어올리는 방안도 추진한다.
공직사회의 부정부패 등을 일소하기 위해 앞으로 관료들이 다수의 주택을 소유하는 것은 금지키로 했다.
중국 공산당은 최근 제18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3중전회)에서 결정된 세부 정책 내용이 담긴 '중국공산당의 전면심화개혁에 대한 결정'(전문)을 15일 신화통신과 중국중앙(CC)TV 등을 통해 일제히 공개했다.
중국은 우선 수십년간 지속해온 한자녀 정책을 앞으로 부부 중 한 명이 독자이면 두 자녀까지 허용하는 쪽으로 바꾸기로 했다.
'단독 두 자녀 정책'(單獨二胎)으로 명명된 이 제도는 현재 결혼연령대에 이른 젊은이들이 대부분 독자라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두 자녀 정책'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은 1970년대 후반부터 소수민족을 제외한 한족(漢族)을 대상으로 한 자녀 정책을 강제시행해왔다.
중국정부는 이 제도를 실시한 뒤 수년 뒤 '두자녀 정책'을 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또 서방국가들로부터 강력한 비난을 받아온 노동교화제를 폐지하기로 해 인권 개선에도 무게 중심을 두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노동교화제는 범죄인으로 취급할 정도는 아닌 위법행위가 있으면 행정 당국이 정식 재판을 거치지 않고서도 최장 4년간 인신을 구속하고 강제 노동과 사상 교양을 시키는 처벌로, 대표적인 인권침해 제도로 비판받았다.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지난 1957년 노동교화제가 도입돼 전국에 350개의 노동교화소가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사법관할 제도를 행정구역과 적절하게 분리하는 방안을 강구한다"고 밝혀 사법제도 역시 크게 바뀔 것임을 시사했다. 중국 지방정부들의 사법권은 행정구역과 거의 일치해 각종 재판에 행정권이 개입할 여지가 많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앞으로는 공개재판 등 재판관련 제도 등을 개혁하고, 고문 등 강압적인 수사 등을 엄격히 금지키로 했다.
며칠전 발표된 3중전회 '공보'에서 언급된 토지개혁 방안도 훨씬 구체화됐다.
중국은 '개혁결전' 전문에서 농민들이 주택재산권을 저당, 담보, 양도할 수 있는 방안을 신중하고 타당하게 추진한다고 밝혔다.
또 '농민주식합작'을 적극 발전시키고 농민에게 집체자산주식의 점유, 수익, 유상퇴출, 저당, 담보, 상속권 등을 부여키로 했다. 농가부지 용익권을 보장하고 농촌부지제도를 개혁해 농촌재산권이 유통될 수 있는 교역시장을 만들기로 했다.
이는 그동안 자신이 경작하는 토지에 대해 경작권만 인정받았던 것에 비해 앞으로 농민들이 토지 등을 담보로 금융대출 등을 받을 수 있고 매매까지 가능하게 된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경제분야 개혁과 관련해서는 수도, 석유, 천연가스, 전신, 전력, 교통 등의 가격을 시장에 맡겨두기로 했다. 이는 본격적인 국유기업 개혁을 촉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또 직접세 비중을 높이고 부동산세 입법을 추진하는 등 세제개혁도 본격 추진키로 했다. 고에너지, 고오염 상품과 일부 고급 소비품이 징수범위에 포함된다.
아울러 공직사회의 부정부패를 일소하기 위해 관료들이 다수의 주택을 소유하고 규정에 맞지 않는 관용차, 비서를 고용하는 형태도 엄격히 금지키로 했다.
경제분야 개혁, 관료들의 다주택 보유 금지 등은 모두 기득권 세력의 큰 반발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중국은 사형제를 적용하는 대상 죄목을 줄여나가는 것으로도 인권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사적 자본이 소규모 또는 중규모의 은행을 만드는 데 참여할 수 있게끔 금융 부문의 민간 개방을 넓히는 것으로 시장주의도 확대하기로 했다.
군사분야와 관련해서는 중앙군사위원회 총사령부 기관 등의 직능배치를 최적화하고 전군사위원회연합작전지위기구와 전구(戰區)연합작전지휘 체제를 구축해 연합작전훈련 능력을 강화키로 했다. 비전투 기구와 인원은 축소된다. 이는 조만간 중국의 국방체제 개혁이 대대적으로 추진될 것임을 시사한다.
이밖에도 개혁안 전문에는 지적재산권 보호 강화, 주택보증제도 개선, 퇴직연령을 연장, 교육제도 개선 등 경제, 정치, 문화, 사회, 생태문명, 국방, 군대 6개 방면에서 총 15개의 구체적인 개혁 조치들이 제시됐다.
중국공산당은 3중전회의 이번 결정 사항을 오는 2020년까지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1/16 00:04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