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범 청와대정책조정수석 개입, 문화계 황태자 차은택 '미르재단' 좌우한 정황 드러나
도대체 청와대 왜 이러나? 우병우 민정수석의 비리의혹에 이어 안종범 청와대정책조정 수석도 민간문화재단의 수백억 모금에 개입한 정황이 있다고 TV조선이 특종 보도했다. 게다가 안 수석 말고도 미르 재단에 영향력을 행사한 막후 실력자가 있었다. 현 정부 들어 문화계 황태자로 급부상한 CF 감독 차은택씨다. 미르재단의 정관에는 재단 살림살이에서 사업선정, 법인 해산까지 이사회에서 결정한다고 돼 있다. 그런데, 실제 재단을 좌우한 것은 이사진이 아닌 외부인이었다.
한 미르재단 관계자는 "이사들이 오면 막 이야기하다가 나중에는 그걸 함께 '(위에서) 미션이 왔다' 이런 식으로 이야기 하니까."라고 말했다. 미르재단 출범 당시 선임된 임원진은 김형수 재단 이사장을 포함한 6명의 이사와 채모 감사, 그리고 이모 사무총장이다. 그런데 이들의 선임과정에 거의 외부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르재단 관계자는 "내가 이사회 이끌고 재단 이끌다보니 누가누가 추천했구나라는 건 나중에 알게 된거죠. 크게 3부류로 나눠져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사장을 맡은 김형수 연세대 교수와 건축사 장모 이사, 광고회사 출신 이모 이사 등 3명의 이사와 사무총장을 추천한 것은 CF감독 차은택씨로 알려졌다.
차씨는 싸이 뮤직비디오 '행오버' 등으로 이름을 날린 CF감독 출신이다. 현 정부 들어 인천아시안게임 개폐회식 영상감독과 밀라노엑스포 전시관 영상 감독 등 국가 주요행사를 맡고, 창조경제추진단장까지 오른 인물이다. 미르재단 관계자는 "초기 설립과정 맨파워들이 (차은택) 주변인물로 채워진 건 맞아요." 차씨는 이사진 선임과정에 개입했음을 시인하는 문자를 보내왔고, 거명된 이사들 역시 차씨와의 친분관계를 인정했다. 장OO / 미르재단 이사는 "예전부터 사적으로 알던 관계에요. 제 작품에 영상작업도 했었고.."라고 말했고 이 밖에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 한복 디자이너로 활동한 김모 이사, 전통문화 연구가 조모 이사 등도 영향력 있는 외부인의 추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종범 수석과 차씨 등이 미르 재단을 막후 조정하려한 배경이 뭔지,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안종범 “모금, 기업들 자발적”? 기업들, “청와대 건이니까,,,!”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미르재단에 대한 기업들의 모금에 대해 "미르재단 모금에 개입은 없었고 기업이 순수히 자발적으로 한 일이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정작 기업들은 나라에서 하는 일이라고 계열사별로 분담까지했다. 돈을 모금해 준 기업들의 말은 달랐다. A 기업관계자는 "정부에서 좋은 일 한다고 하니까 기업 입장에선 당연히 해야죠."라고 말했고 B 기업관계자는 "정부에서 기획을 했는데 각 그룹들이 출연을 한 거죠."라고 했으며 C 기업관계자는 "(기부금) 금액 기준은 전경련에서 매출액 기준으로 나눴다."고 밝혔다. 기업들이 산하에 자신들의 문화재단을 두고 다른 문화재단에 돈을 낸 것도 매우 이상하다.
D 기업 관계자는 "저희도 다른 문화재단에 출자하는 경우는 없어서"라고 말하며 청와대나 정부의 뜻에 맞춰 사실상 어쩔 수 없이 나섰다는 것이다. E 기업관계자는 "그냥 내놔라 하면 내겠습니까? 전경련이 기업에 얘기를 할 때 그냥 전경련이 재단 만드는데 내라고 하면 내겠습니까?" 라고 말했으며 500억 가까운 돈을 거둬놓고도 사업 내용 조차 불투명해 일부 기업들은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F 기업관계자는 "준비하는 단계가 너무 오래되는 거 같아서 갑갑했죠." 라고 했고 G 기업관계자는 "분위기가 그렇게 좋진 않았어요. 그러고 있다 중간에 (사업설명회장에서) 좀 많이 가셨어요."라고 언급했다. 게다가 전경련이 주도했다는 재단인데도, 이사진에 기업이나 전경련 측 관계자는 한 명도 없었다. 미르 측은 기자들의 취재가 시작되고 나서야 전경련측 인사 한 명을 이사로 교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재단 설립 9개월 만이다. 이것이 정상적인가?
스포츠닷컴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