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웨이 얼음정수기 니켈검출, 시민불안 증폭
얼음정수기 중금속(니켈) 검출과 관련 코웨이와 정부가 후속 대응에 분주하지만 소비자 불안감은 수그러들지 않으며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코웨이는 검출된 니켈의 양이 적어 인체에 무해하다는 해명만 반복하고 있고 정부의 시중 판매품 검사는 경위 파악과 부처별 의견 조율로 혼선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통상적으로 니켈은 정수기 부품은 물론 수도꼭지, 주전자 등 다양한 제품에 쓰이는 재질이다. 일상에서 흔히 먹는 견과류나 녹차 등에도 함유돼 있다. 다만 인체에 과도한 양이 축적될 경우 폐암 등을 유발할 수 있어 미국환경보호청(EPA)은 1일 섭취량을 0.5㎎으로 제한한다.
문제는 코웨이 얼음정수기에서 검출된 니켈이 어떤 형태로 검출됐는지 명확하지 않다는 사실이다. 관련 학계에 따르면 물 속에 녹아 있는 니켈은 체내 흡수율이 낮아 독성 유발 영향은 작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코웨이 제품에서 문제가 된 것처럼 부품 마모 등으로 떨어져 나온 중금속이 인체에 흡수됐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물에 녹아 있는 형태가 아닌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을 정도의 중금속 노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유해성 논란을 두고 금속도금이 떨어지면서 물에 들어갔을 가능성을 밝히는 것이 핵심이라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 한 전문가는 "물과 음식에 녹아 있는 니켈 섭취 시 암을 유발한다는 증거는 미약하다"면서도 "육안으로 보일 정도 크기의 도금 니켈이 물에 있었다면 어떻게 생각해야 될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코웨이는 검출된 양이 적다는 입장만 반복할 뿐 어떤 형태로 검출됐는지는 해명이 부족한 상황이다. 코웨이 관계자는 "자체 점검 당시 샘플 1000개에서 기준치(0.5mg)의 20분의 1에서 10분의 1 정도만 검출이 됐다"며 "이는 건강상 유해하지 않은 수준의 농도"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4일 문제가 된 제품에 대해 결함 여부와 안전성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다만 앞서 공기청정기 사례 때와 같이 시중 판매 제품에 대한 정부 차원의 검사가 실시될지는 미지수다. 공기청정기 논란은 쿠쿠전자와 대유위니아 등 업체 3곳의 제품에서 유해물질이 발견됐지만 이번에는 코웨이 얼음정수기에서만 유해성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정수기 기능에 따라 인증 및 검증을 하는 정부기관이 다르다는 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행법에 따르면 정수기 물의 유해성은 환경부가, 얼음정수기의 얼음 제조 및 분쇄 부품 유해성은 산자부가 인증과 검증을 담당한다. 이온수나 알칼리수 정수기는 의약품으로 쓰일 수 있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관리·감독을 맡고 있다. 같은 정수기라도 어떤 부분에 결함이 있고 어떤 물이 나오느냐에 따라 관할부처가 달라지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얼음정수기는 순수 정수기가 아니라 복합기능제품이기 때문에 어디서 유해성이 생겼는지에 따라 관할부처가 바뀔 수 있다"며 "현재 진행 중인 경위 파악이 끝나면 부처별 검사 실시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포츠닷컴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