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표직 사퇴, 김수민, 박선숙은 계속 버티기?
국민의당은 29일 리베이트 의혹 사건으로 그동안 새정치를 표방해오던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사퇴하고 천정배 공동대표도 동반퇴진 했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당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브리핑을 갖고 "이번 일에 관한 정치적 책임은 전적으로 제가 져야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모든 책임을 지고 대표직을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정치는 책임지는 것이다. 막스 베버가 책임 윤리를 강조한 것도 그 때문이다"라면서 "제가 정치를 시작한 이래 매번 책임져야 할 일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온 것도 그 때문"이라고 사퇴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국민의당은 초심을 잃지 않겠다고 간곡하게 말씀드리고 싶다"면서 "그리고 저와 국민의당은 앞으로 더 열심히 주어진 길을 걸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천 대표는 "저희 두 사람은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대표직을 사퇴한다"면서 "앞으로도 우리 당과 정권교체를 위해서 헌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대표는 지난 2월2일 창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지 149일만에 물러났다. 안 대표는 전날 박선숙·김수민 의원과 왕주현 사무부총장 등 사건 당사자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논의하는 의원총회에서 "당의 최고 책임자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회피하지 않겠다"고 말해 사퇴 의사를 내비쳤다. 결국, 이날 2시간 20여분간 진행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안 대표가 최고위원들의 강력한 만류에도 사퇴의 뜻을 꺾지 않아 두 대표가 동반 퇴진하는 것으로 결론이 내려졌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최고의원들이 거의 전원 만류했지만, 결국 누군가는 책임져야된다는 그러한 책임정치의 모습을 위해서 두 대표가 사퇴했다"고 설명했다. 두 대표와 함께 일부 최고위원들도 동반사퇴 의사를 밝혀 사실상 국민의당 지도부는 와해될 것으로 보여, 조만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될 전망된다. 특히 안 대표가 국민의당의 사실상 최대 주주인데다, 당 체제가 미처 정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퇴하게 돼 국민의당은 대혼돈 상황에 빠져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비대위를 구성할지 지도부에서 대표 대행을 선출할지는 최고위원회의를 열어봐야 한다"면서 "그러나 몇 분의 최고위원들도 동반사퇴하겠다고 말씀하셨고, 당헌당규에는 원내대표는 당 대표를 못 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당이 이런 상황인데도 한편, 여전히 김수민, 박선숙 의원은 버티고 있는 모양새다. 김수민 의원은 “당이 시켜서 한 일이다”며 일관하고 있고 박선숙 의원도 “자신은 억울하고 잘못이 없는데 왜 자진사퇴 하느냐?”는 식으로 법정투쟁 끝까지 갈 모양새다. 한 전문가는 “이제 안철수 의원의 대표직 사퇴로 박선숙의 버팀은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되었다. 국민의혹과 눈초리들, 여론을 무시한 박선숙의 오판이다”라고 지적했다. 시민들은 “국민의당 저게 무슨 새정치인가? 안철수는 사퇴인지 또 철수인지도 구분이 가지 않는다. 책임진다면서 막스베버까지 들먹이며 사퇴했는데 대표직 사퇴가 아니라 의원직 사퇴를 해야 하는 것 아닌가? 또 이미지 쇼다. 자신의 대권 이미지만 생각하고 ‘책임’을 빌미로 더 무책임 한 것 같다. 여론의 압력에 밀려 사퇴하면서 사건에 대한 과정상의 당내 해명이 전혀 없지 않는가? 그래가지고 국정을 맡겠다고?”라며 비아양 거렸다.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