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동네검사,,,’가 진짜, 검사가 억대 돈받고 수사기밀 누설
방송 드라마 ‘동네검사 조들호’에 나오는 검찰비리가 드라마가 아니라 실제 그런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51·구속)로부터 억대의 뒷돈을 받은 혐의로 현직 검사를 불러 조사하기로 했다. 특수1부는 정 대표가 2010년 감사원 고위 간부에게 전해달라며 1억원을 지인 최모씨에게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19일 밝혔다. 당시 네이처리퍼블릭은 지하철 상가 운영업체인 삼성씨앤씨의 사업권을 매수했는데 감사원은 서울메트로가 삼성씨앤씨를 상가 운영업체로 선정한 과정을 감사하고 있었다. 최씨는 정 대표가 준 돈을 박모 검사(54)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검사는 뇌출혈로 지난 5월부터 병원에 입원한 상태인데 검찰은 조만간 박 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또 다른 현직 검사인 이모 검사(46)는 정 대표 수사 내용을 외부에 알려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검사가 지난해 9월 정 대표의 해외 원정도박 수사 상황을 대기업 한 임원을 통해 정 대표 측에 전달해 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조만간 이 검사를 불러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의 법조계 비리 수사는 핵심인물 중 한 명인 법조 브로커 이동찬씨(44)가 체포되면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경기 남양주경찰서는 지난 18일 오후 9시10분쯤 경기 남양주의 한 카페에서 이씨를 체포했다.
이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에게 붙잡혔고 체포 과정에서 저항하며 카페 2층에서 뛰어내려 부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씨의 은신처도 압수수색해 휴대전화 2대 등을 확보했지만 이씨의 도피를 도왔던 검찰 수사관 출신 강모씨는 도주했다. 이씨는 진술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정 대표의 변호인이었던 최유정 변호사 측 브로커다. 최 변호사는 정 대표 항소심을 맡아 수임료 50억원을 받았지만 정 대표의 보석 청구가 기각되자 정 대표에게 30억원을 돌려줬다.
그러나 정 대표 측 ㄱ씨가 정 대표 몰래 최 변호사를 찾아가 “남은 20억원 중 10억원도 돌려달라”고 요구했고, 화가 난 최 변호사는 구치소에 있던 정 대표를 찾아갔다. 최 변호사는 이 과정에서 정 대표가 자신의 손목을 비틀었다며 정 대표를 경찰에 고소했는데, “최 변호사와 사실혼 관계”라면서 정 대표 고소장을 낸 사람이 이씨다. 이후 정 대표와 최 변호사 양측의 공방이 이어지면서 정 대표를 둘러싼 법조계 비리 의혹이 드러났다. 최 변호사는 최근 정 대표 고소를 취하했다.
이씨는 유사수신업체 ‘이숨투자자문’ 이사로 활동하면서 실소유주 송모씨(40·구속)와 최 변호사를 연결해주기도 했다. 최 변호사는 송씨 사건을 맡아 수임료 50억원을 받았는데 이 중 37억원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은 상태다. 검찰은 20일쯤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이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씨를 상대로 최 변호사의 부당 수임 사건과 확인되지 않은 최 변호사의 수임료 소재, 이씨가 정 대표와 송씨의 구명을 위해 법원·관계당국·경찰 등을 상대로 벌인 로비 활동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이에 국민들은 드라마 ‘동네검사 조들호’처럼 속시원히 검찰 특수1부가 수사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엄원지 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