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 협치 첫 과제-옥시사태, 최우선 논의
여야 3당은 9일 최근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옥시의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을 이달말 개원하는 20대 국회의 최우선 논의 과제로 정하고 조속히 대책을 마련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이번 사건에 대해 여야가 같은 목소리를 내면서 발빠르게 대응, 20대 총선 민의인 '민생을 위한 협치'를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려는 취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야당이지만 원내 제1당이 된 더민주의 우상호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가습기 살균제 문제는 19대 국회에서 더민주 의원들이 관련 법안을 발의하고 상임위원회에서 수차례 호소했지만 새누리당이 외면한 사안"이라면서 "(새누리당이) 뒤늦게 청문회 등의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나선 것은 환영하지만 왜 19대 국회에서 그렇게 방치했는지 반성해야 한다"며 지적했다. 그는 "이달 중에 국회 차원의 특위가 만들어진다고 하더라도 19대 국회가 마무리되면 자연스럽게 해산돼 20대 국회 차원에서 다시 구성해야 한다"면서 "국회 차원의 본격적인 대응은 다음달 (20대 국회) 원구성 이후 최우선 과제로 다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우리 당은 총선 민심을 받아들여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나아갈 것"이라면서 "과거 정부에서 해결하지 못한 가습기 살균제 문제를 박근혜 정부에서 반드시 진상을 규명하고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취임후 첫 당정협의에서 이 문제와 관련, "국회는 진상 조사에 착수하고, 청문회도 하겠다"면서 "필요한 법 개정 준비도 서두르고, 정부·여당은 비장한 각오로 사태 수습에 임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집권여당이 이 사안의 주도권을 가져오겠다는 의지를 재차 강조한 셈이다.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도 최고위원회에서 가습기 살균제 문제와 어버이연합 지원 논란, 정운호 로비 사건 등을 이달말 임기가 끝나는 19대 국회에서 처리할 3대 현안으로 지목하고 조속한 대책 논의를 촉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이후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대해 그렇게 강조했는데도 가습기 살균제 문제는 3년간 방치한 사건"이라며 "새누리당에서 모든 조치를 다하겠다고 하는 것은 만시지탄이지만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검찰, 신현우 前옥시 대표 재소환
한편,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과 관련 재소환된 신현우(68) 전 옥시레킷벤키저 회장이 피해자와 유가족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조만간 신 전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 전 대표는 9일 오전 검찰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들어서며 “피해자와 유가족들에게 많은 고통과 피해를 드려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며 “남은여생을 참회하고 유가족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서 평생 봉사하는 인생을 살겠다”고 덧붙였다.
유해 가능성 논의여부 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서는 “검찰 조사에서 성실히 밝히겠다”고 말을 아꼈다. 검찰은 이번 주 내로 신 전 대표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등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당시 제품 개발 출시와 관련해 신 전 대표가 사실상 전권을 행사했으며 최종 의사결정을 한 책임자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날 신 전 대표와 함께 김모 전 옥시 연구소장과 오모 전 세퓨 대표 등도 소환 조사한다. 하지만 국민들은 신현우 전 회장에 대해 “그런다고 책임이 회피되나? 사과는 무슨 사과? 너무 늦었다. 죽은 사람만 백여명이 넘는다. 철저한 책임처벌만이 있을 것이다”라며 분노하고 있다.
[스포츠닷컴 엄대진 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