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기업 옥시, 과연 이래도 되나?-전직원 태국 파타야 관광 포상휴가
'가습기 살균제' 사태로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옥시레킷벤키저(옥시)가 논란을 뒤로 한 채 전직원 포상휴가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져 네티즌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JTBC는 "옥시가 매년 2500억~2800억 원 수준의 매출에 200억 원 넘는 영업 이익을 올린 데 대한 포상 차원으로 3월 24일~27일 전체 임직원이 태국 파타야 관광을 다녀왔다"고 29일 보도했다.
옥시는 대표의 신현우 전 옥시 대표 소환을 앞두고 '책임을 깊이 통감한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21일 발표했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지 않아 전직원 200여명은 태국 파타야로 날아가 망중한을 즐겼다. 기업윤리라고는 손톱만큼도 없는 파렴치 기업이었다. 옥시가 2001년부터 판매한 '옥시싹싹 New 가습기당번'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한 제품이다. 정부가 공식 인정한 피해자 221명 중 이 제품을 사용한 피해자는 177명, 이중 사망자는 70명이다.
옥시 수사받는 중인데 대형마트는 옥시제품 판촉행사
한편, 수 많은 인명 피해를 낸 '옥시'에 대해 불매운동이 번지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대조적으로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할인점은 오히려 활발하게 옥시 제품 판촉(판매촉진)에 나서 논란과 눈총을 사고 있다. 더구나 옥시와 같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롯데마트와 홈플러스의 경우 "민감한 시기에 옥시 제품 판촉에 열을 올리는 것 자체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한 것으로, 사과의 진정성마저 의심스럽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것이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뒤늦게 "앞으로 당분간 옥시 제품은 모든 판촉 행사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지난달 21일부터 27일까지 1주일 동안 같은 시기에 옥시를 포함한 주요 생활용품 브랜드 품목에 대해 할인이나 '1+1' 등의 판촉 행사를 진행했다. 옥시는 이마트가 지난달 초부터 27일까지 진행한 봄맞이 20~30개 품목 할인 행사에도 주요 브랜드로 참여했다. 봄·이사·황사철을 맞아 청소 수요를 겨냥한 통상적 판촉 행사라는 게 할인점들의 설명이지만, 문제는 "가습기 살균제의 인체 위해성을 숨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옥시의 옥시크린·이지오프뱅·쉐리·물먹는하마 등 주요 생활·위생·세탁용품들이 이 기간 여론과는 상관없이 대대적으로 홍보됐다는 점이다.
현재 옥시는 수 십명의 사망자를 낸 PHMG인산염 성분의 가습기 살균제를 2001년부터 제조·판매하는 과정에서 '유해 가능성'에 대한 회사 내외부 전문가의 경고를 무시하고, 원인미상 폐 진환의 원인으로 가습기 살균제를 지목한 보건당국의 조사 결과를 반박하는 보고서까지 조작한 의혹을 받고 있다. 옥시의 도덕성과 기업윤리에 대한 비난은 '불매운동'으로까지 이어져 일반 소비자 뿐 아니라 약사들까지 개비스콘, 스트렙실 등 옥시의 일반의약품을 팔지 않겠다고 나설 정도다.
하지만 대형마트 3사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을 통해 옥시 불매운동이 퍼지고 지난달 26일 신현우 전 옥시 대표가 검찰에 출석하는 와중에서도 사회 분위기와는 동떨어져 옥시 제품을 하나라도 더 팔기위해 마케팅에 열중한 셈이다. 특히 옥시와 마찬가지로 PHMG인산염 성분의 PB 가습기 살균제를 판매한 롯데마트와 홈플러스의 경우 이번 사태의 가해자로서 각각 지난달 18일과 26일 대표이사가 직접 사과까지 하고도 또 다른 가해자 옥시의 영업을 적극 도왔다는 점에서 "더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금 옥시와 두 마트에 대한 국민분노는 극에 달해있다.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