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북한 파괴할 수 있다” 강력 경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미군 무기로 북한을 쳐부술 수 있지만 북한과 맞닿은 한국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의 월등한 대북 억지력을 언급하면서 “북한을 쳐부술 수 있다”며 북한을 직접 겨냥 강력한 경고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독일을 순방 중인 오바마 대통령은 26일 미국 CBS 토크쇼 ‘오늘의 아침’의 공동 진행자 찰리 로즈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무기들을 활용해 북한을 분명히 파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 공격에 따른 “인도주의적 대가를 제외하더라도 북한이 우리의 중요한 우방인 한국 바로 옆에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이 월등한 군사력으로 북한을 제압할 수 있지만 바로 옆에 있는 한국의 피해가 우려돼 자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의 연이은 도발을 ‘중대한 도전(a massive challenge)’이라고 규정하고 “가장 우선적인 가치는 북한의 도발적인 행동에 대해 미국인, 그리고 한국과 일본 같은 동맹국들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북한을 “변덕스러운(erratic) 나라”라고 했고, 김정은에 대해서는 “우리가 가까이 하기를 꺼릴 만큼 무책임(irresponsible)하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최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시험을 하는 등 올 초 핵실험 강행으로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은 이후 도발 수위를 점점 높이고 있는 중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런 반복적인 북한의 도발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한 가지 대책은 미국이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오랜 시간을 들였다는 것”이라면서 “현재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북한 위협은 최소한 막을 수 있는 방어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문제에 대해 철저히 원론적이고 절제된 표현을 써온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처럼 북한을 강력하게 비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미 국무부 "북 핵·미사일 도발 계속시 다른 옵션도 검토"
한편, 미국 정부는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을 계속할 경우 '다른 옵션'(other options)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마크 토너 국무부 수석부대변인은 26일(이하 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한 대응방향을 묻는 질문에 "북한이 이 같은 행동을 계속한다면 우리는 다른 대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너 수석부대변인은 북한이 지난주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실험을 한 직후 미국이 뉴욕을 방문 중이던 리수용 북한 외무상의 여행을 제한한 조치를 거론하면서 '다른 옵션'을 언급했다.
토너 부대변인은 "리 외무상에 대한 여행제한 조치는 분명한 경고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토너 부대변인은 그러나 '다른 옵션'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워싱턴 외교소식통들은 현재의 제재조치를 넘어서는 초고강도 압박 조치를 취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토너 부대변인은 지난달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안과 관련해 "진정한 제재효과(real punch)는 엄격한 이행에서 나온다"며 앞으로 제재이행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악관 조시 어니스트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조만간 5차 핵실험을 강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데 대해 "현 시점에서 새롭게 평가할만한 것이 없다"며 "북한 정권에 대한 압박을 계속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