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컷오프, 여의도 눈물바다
더민주 강기정, 컷오프 서러운지 국회단상서 눈물 ‘펑펑’
강기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으로부터 사실상 ‘공천 배제’ 통보를 받은 뒤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에 나선 가운데 펑펑 울음을 터뜨려 화제가 되었다. 강 의원은 25일 오후부터 국회 본회의장 단상에 올라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그에 앞서 더민주는 광주 서을과 북갑 등 2곳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강 의원의 공천을 배제한다는 뜻이다. 강 의원은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애써 담담하게 ‘테러방지법’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이어갔다. 강 의원이 두 시간쯤 발언을 이어가다 잠시 멈추자 사회를 보고 있던 이석현 부의장이 “강 의원이 발언을 한 지 꼭 두 시간이 됐다”면서 “많이 힘이 들 텐데 제가 잠깐 말을 하겠다”며 입을 열었다.
이 부의장은 “강 의원이 평소와는 달리 이렇게 뒷모습을 보니까 참 외로워 보이고 고독해 보인다”면서 “아마 마음 속에 응어리가 많이 있을 텐데 이 자리에서 그걸 푸는 계기가 될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용기 잃지 마시고 더 열심히 해서 국민으로부터 더 큰 인정을 받고 무엇보다 스스로 양심에 만족할 수 있는 의정 활동 하시기를 바란다”며 강 의원을 격려했다.
앞서 강 의원은 필리버스터 도중 ‘테러방지법’에 대한 국민들의 생각이라며 네티즌들의 댓글을 읽었다. 그 가운데 “(필리버스터가) 단상을 점거하는 것 보단 낫네요”라는 댓글을 읽으며 “이건 저한테 하는 말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 의원은 2009년 이른바 ‘미디어법’을 처리할 당시 본회의장 단상에서 의장석으로 뛰어 오르던 상황을 회상했다. 약간 지쳐있는 듯한 표정으로 앉아있던 이 부의장도 강 의원의 발언에 웃음을 띠었다. 한편 이 부의장의 다독임에 강 의원은 단상 아래로 주저 앉아 눈물을 흘리며 펑펑 울었다.
김부겸, “홍의락 컷오프 철회치 않으면 나도 중대결심” 으름장
또다른 한편, 더불어민주당의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 컷오프’(공천배제) 대상이 된 홍의락 의원(비례대표·대구 북구을 지역위원장)이 25일 탈당과 함께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것에 대해 더민주 김부겸 전 의원은 “당 지도부가 홍 의원에게 사과하고 복당을 요청하지 않으면, 중대 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홍 의원은 이날 오전과 오후, 국회와 대구에서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고 “당이 대구를 버렸다”며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대구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겠다던 포부, 대구를 전략 지역으로 만들겠다던 기대가 저만의 욕심이 아니었는지 한탄스럽다”며 “이의신청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 즉시 탈당 절차를 밟겠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또 “무소속 후보로서 대구 정치의 균형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며 ‘대구 북구을’ 무소속 출마 의지를 피력했다. 20대 총선 ‘대구 수성구갑’에 출마하는 더민주 김부겸 전 의원도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홍 의원은 더불어민주당과 대구·경북을 잇는 단 하나의 가교였다. 그런데 창구를 닫고 가교를 끊는 짓을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하고 있다”며 “최전선에서 육탄전을 치르는 홍 의원에게 오인사격을 한 공천관리위원회는 사과해야 한다.
배제 조치를 당장 취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그는 “홍 의원에 대한 배제는 곧 대구에 대한 배제나 다름없다”며 “제 요청이 실현되지 않는다면 저 또한 중대 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김 전 의원은 ‘중대결심’에 대해 “이렇게는 출마해봤자 의미가 없다. 저도 탈당하는 결심의 순간이 오지 않게 해달라”고 말했다. 4·13 총선에 출마하는 더민주 소속 대구·경북 예비후보와 지방의원들도 이날 일제히 성명을 내고 “홍 의원 공천 배제 철회와 공개 사과가 없을 경우 후보 사퇴와 탈당 등 중대 결단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더민주는 김종인 영입으로 탈당사태를 수습하였으나 아직 2,3차 컷오프 대상자가 남아있고 이제 첫 컷오프 대상자 발표를 한 마당에 당내홍이 걷잡을 수 없이 심각한 상태로 진입하고 있다. 이에대해 어느 전문가는 “그렇다고 컷오프를 되물릴수는 없을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당이 아예 자폭할 수도 있다. 당내에서 가슴이야 아프지만 자신들 말대로 시스템과 원칙을 훼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것은 더민주가 이제 친노 친정체제에서 친문 친정체제로 변화함을 의미한다.
특히, 강기정 의원은 당내 친소관계는 몰라도 당외와 국민감정으로는 그동안 막말정치, 땡깡정치의 표상 아니던가? 다른 경쟁 후보에 비해 훨씬 경쟁력이 떨어지니 공천심사위나 당 전략기획실에서 고육지책의 읍참마속을 휘두른 것이다. 다 자업자득이다. 강의원이 국민들에게는 외면받아도 당에서는 그래도 탈당하지도 않는 나름의 충성분자였다. 그러나 당은 그에게 등뒤에서 비수를 꼽았다. 아무리 정치가 비정하지만 충성하는 아군에게 총을 쏘는 지휘관이 승리할 수 있겠는가?
더민주의 컷오프에 무슨 기준이나 시스템이 작동되었는지는 몰라도 유일한 대구의 홍의락 의원을 자르고 이에 김부겸 의원이 반발하는 것도 홍의원 언급처럼 당이 전략적으로 대구를 버린 것이 맞다. 그렇다면 그에 상응하는 모종의 시나리오대로 움직여진 것이다. 부산의 조경태, 대구의 김부겸 의원을 버릴만큼 더민주의 문재인 친정체제는 자신들만의 공고한 패권주의 철옹성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이를 상쇄할만한 그들만의 모종의 구상과 시나리오가 작동 중이다. 그러나 이를 국민들이 용납할까? 그것이 그들의 한계다. 까짓 더민주 김부겸이 뭐가 답답한가? 김부겸은 무소속으로 출마해도 얼마든지 당선될 인물이다. 더민주는 침몰중이다. 더민주의 모든 상황과 결과는 모두 자업자득 아니던가?”라고 분석했다.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