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장산곶 지역 수발의 해안포 사격실시
북한군이 20일 오전 백령도 북방 장산곶 지역에서 서쪽으로 수발의 해안포 사격을 실시했다. 우리 군 관계자는 "오전 7시 20분께 백령도 맞은편 북한 장산곶에서 서쪽방향으로 수발의 해안포 사격이 실시됐다"고 밝혔다. 북한이 정확히 몇 발을 발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주민 등 목격자들은 우리 측에서 관측하기를, 섬광과 폭음으로 미뤄볼 때 서너 발 정도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군은 북한군이 NLL 이북에서 자체 사격훈련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유사시를 대비해 백령도 주민대피 준비방송과 조업선박 복귀를 지시했다. 군 관계자는 "사격이후 추가 특이동향은 식별되지 않고 있으며, NLL 인근에 대한 감시를 강화한 가운데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20일 오전 기습적으로 서해 백령도 북방 장산곶 지역에서 수발의 해안포 사격을 실시한 것은 포문이 남쪽을 향한 것이 아닌 서쪽을 향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지만 서북도서 일대의 군사적 긴장감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이 시기와 상황에 따라 무력 도발의 수위를 높이거나 다양한 유형의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합참과 국방부 등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7시20분께 황해남도 장산곶 일대에서 서쪽(중국쪽) 방향으로 수발의 해안포 사격을 실시했다. 당초 백령도에서 한 발의 포성이 청취됐다는 주민들의 제보가 이어지면서 '한 발 사격'으로 알려졌으나, 합참은 이후 '수발 사격'이라고 확인했다. 군 당국은 북한군이 이날 동계훈련의 일환으로 자체 사격 연습을 실시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실제 사격은 우리 측에서 목격된 섬광 등으로 미뤄볼 때 3~4발정도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정확한 탄착지점은 파악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으나,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오지는 않았다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북한군이 토요일 오전 기습적으로 해안포 사격을 실시한 것은 서해 NLL 인근과 서북도서 일대의 긴장감을 고조시키기 위한 것으로, 향후 대규모 사격 훈련이나 NLL 침범 등 추가적인 군사 도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실제 북한은 서해안선을 따라 1000여문 이상의 해안포를 집중적으로 배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서북도서 지역으로 시선을 돌린 뒤 후방 지역 등에서 '대남 테러'를 기습적으로 감행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주요 정부 당국자와 탈북 인사 등을 대상으로 테러·협박에 나설 가능성과 함께 지하철이나 공항 등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테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기관과 금융회사 등을 상대로 사이버 테러를 감행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군의 한 관계자는 "북한의 여러 테러 가능성과 도발 징후에 대해서는 24시간 감시 중이며 북측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추가적인 움직임은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서해 NLL 인근에 대한 감시·대비태세도 철저히 갖추고 있다"며 "도발 시 확실하게 응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