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국회, 23일 선거구 획정할까?
무능국회 여야가 오는 23일을 국회 본회의의 '마지노선'으로 정하고 이번주부터 20대 총선 선거구획정 협상에 다시한번 속도를 낼 듯 하다. 국회는 공직선거법상 선거구획정안을 확정지어야 하는 법정시한(작년 11월 13일)을 3개월이나 넘긴데다 올 1월 1일부터는 현행 선거구가 무효화하면서 '입법부의 불법행위'가 장기화하는 데 대한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더욱이 선거구 공백사태가 각 당의 경선 일정에도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면서 이제사 자신들에게도 발등의 불이 떨어져 더이상 합의를 늦춰선 안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어 타결 기대감이 커지고 있으나 여전히 넘어야 할 고비는 많다.
여야 원내지도부가 합의한 2월 임시국회 의사일정에서 법안 처리를 위해 예정된 본회의는 19일과 23일 등 단 이틀이다. 이 가운데 오는 19일 본회의에서 선거구획정안이 담긴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처리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기는 하다. 왜냐하면 국회가 획정기준을 제시하고, 이를 토대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가 획정안을 만들어 다시 국회로 보내고, 소관 상임위인 안전행정위가 획정안을 담은 선거법 개정안을 성안·심의하는 데 며칠이 걸리기 때문이다.
특히 애초 여야가 합의하지 못할 경우 12일 자신이 정한 선거구획정 기준을 획정위에 전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던 정의화 국회의장도 이를 실행에 옮기지 않아 여야에 다시한번 협상의 기회를 던졌다. 이는 섣불리 획정 기준을 제시할 경우 여야 추천위원 동수로 구성된 획정위 의결구조 탓에 어차피 결론이 나오지 않을 것이란 현실적 고민도 깔려 있다. 그러나 오는 23일 본회의 처리는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정 의장이 15일 여야 지도부를 불러 마지막 조정을 시도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앞서 여야 원내수석부대표가 14일 만나 극적인 합의를 시도할 예정이어서, 주말부터 주 초반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여야 협상 결과에 따라 23일 본회의에서는 선거법이 처리될 수도 있다. 문제는 선거구 획정뿐만 아니라 이 협상에 연계된 쟁점법안을 두고 여야 간 입장 차이가 여전히 크다는 것이다. 현재 새누리당은 농어촌 지역대표성 훼손을 막기 위해 수도권에서 늘어날 지역구 1곳을 줄여 강원도 의석 1곳을 살리자는 입장이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이에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새누리당은 선거법과 함께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테러방지법, 북한인권법 등 나머지 쟁점법안을 일괄타결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더민주는 여당의 이런 연계 전략에 반발하며 선거구 획정 기준부터 조속히 획정위에 넘기자고 맞선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중앙선관위가 지난 12일 '선거구가 전면 무효인 상황에서 당내 경선을 실시하면 사후에 예비후보자들이 경선 불복을 제기할 때 제재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놓은 것이 여야 협상에 '채찍질'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야당 법안통과 발목잡기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아우성이 빗발치고 있다.
정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