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다음수순 국지적 도발, 추가 핵실험 가능성 커
북한의 7일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해 이른바 ‘주체적 도발’이 어디까지 계속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은 지난 1월6일의 4차 핵실험 강행에 이어 미사일 발사에 이르기까지 유엔 차원의 제재 논의나 주변 국가들의 우려 등은 전혀 개의치 않고 마치 사전에 만들어진 ‘도발 스케줄’대로 움직이고 있는 형국이다. 때문에 미사일 발사에 이어 다음 북한의 도발이 무엇일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북한이 국지적 도발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북한은 해마다 3월에 실시되는 ‘키 리졸브’훈련과 독수리연습 기간에 준전시상태를 선포하고 군사적 대응을 강화해 왔다. 올해는 한미 군사당국이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최첨단, 최대 규모로 실시하겠다고 밝힌 상태라, 북한의 반발이 더욱 거셀 것이란 전망이다. 한 전문가는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가 한미 양국의 군사대비태세를 강화시키고, 이게 다시 북한의 군사적 대응 수위를 높여, 자칫 국지적인 도발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지난 해 8월과 같은 긴장 상황이 다시 조성되면, 이미 핵과 미사일이란 도화선이 있었기에 쉽게 불이 붙을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이미 지난 5일자 노동신문을 통해 키리졸브 훈련에 대해 “위험천만한 불장난 소동”이라고 강하게 비난하면서 “불을 즐기는 자는 불에 타 죽기 마련이다. 북침전쟁도발에 환장이 된 어리석은 역적들에게 차려질 것은 종국적 멸망밖에 없다”고 위협했다. 같은 날 정부 기관지 민주조선도 “미국과 남조선 호전광들의 전례없는 북침광기는 지난해 8월과 같은 사태를 예고하고 있다”면서 “저들이 기어이 조선반도에서 전쟁의 불집을 터뜨린다면 우리 군대와 인민은 정의의 조국통일대전으로 대답할 것이며, 그 때에 미국과 남조선 호전광들이 아무리 후회해도 소용이 없다”고 호언하기도 했다.
북한이 유엔 안보리의 재재가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한미 양국의 군사적 대응에 ‘준전시상태’를 선포하고 국지적 도발을 하게 되면, 내부적으로 긴장을 조성해 주민들을 결속시키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런 내부 단결로 제재 국면을 돌파하고 7차 당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르려 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와 함께 대북제재 수위나 중국과 러시아 등의 입장에 따라 북한이 다시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북한은 지난 1월 4차 핵실험 이후 각종 매체를 통해, 미국의 대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자위적 수단으로 핵을 보유했으며, 미국이 이런 정책을 중단하지 않은 한 핵능력을 계속 강화할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국정원도 7일 국회정보위원회에서 “북한이 함북 무수단리에서 5차 핵실험을 상시 준비 중”이라면서 북한의 추가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개발 수준이 핵무기를 소형화해 장거리 미사일에 탑재할 수준까지 도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핵실험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동안의 핵실험이 실전용과 협상용 두 가지 목적을 다 갖고 있었다면, 앞으로는 실전용에 무게가 실릴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10여년간 유엔 차원의 대북제재가 아무런 효과를 거두지 못한 채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개발은 아무런 제지도 받지 않고 진행돼 왔다. 이에 따라, 북한의 다음 도발은 더욱 더 대담해질 가능성이 크며, 그로 인한 위험은 우리 국민들에게 돌아올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유규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