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새정치 한다더니 구정치 백태”
안철수 의원이 주도하는 국민의당이 26일 부산에서 열린 시당 창당대회에서 시당위원장 선출을 놓고 당원들끼리 몸싸움을 벌이는 큰 소란을 피웠다. 국민의당은 시당위원장 추대에 반발하는 측에 그 자리에서 공동위원장직을 맡기는 편법도 동원했다. 국민의당이 이날 오후 부산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연 부산시당 창당대회에는 한상진 공동창당준비위원장과 안 의원, 주승용 원내대표, 문병호·임내현 의원을 비롯해 당원 1000여 명이 참석했다. 소란은 임시의장이 구두 추천을 받아 김현옥 부산시당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을 부산시당위원장으로 선출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행사장 곳곳에서 당원들이 “이의 있다”며 무대 쪽으로 달려 나왔으며 당원 수십명은 자리에서 일어나 “이게 민주주의냐” “절차도 없이 추대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고함을 쳤다. 이들은 “한 사람이 발언해 당직자가 되는 거라면 창당대회를 뭐하러 하느냐”고 항의했다. 고성과 욕설이 오가고 일부 당원사이에 멱살잡이도 벌어졌다. 당원 20여명은 무대 위로 올라가 사회자의 마이크를 빼앗기도 했다. 한 당원은 “창당대회 꼴 한 번 좋다” “이게 무슨 당이냐?” 고 한탄했다. 혼란이 빚어지자 문병호 의원이 무대에 올라가 진화에 나섰고, 창당대회는 5분간 정회됐다. 이날 항의를 한 당원들은 시당위원장으로 김병원 경성대 교수를 지지하며 “단독 추대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섰다.
김 교수도 의사진행 발언에 나서 “새정치를 하겠다고 시작한 첫날부터 편법과 구태 의 오류를 범하고 있다”며 “중앙당과 밀착된 기득권자들에 의해 (시당위원장이) 합의 추대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왜 이런 방식으로 진행하느냐고 항의했더니 ‘한상진 창준위원장의 지시’라는 답이 돌아왔다. 부당하다”고 덧붙였다. 김현옥 위원장 측 관계자는 “부산시당 창준위 운영위원회에서 시당위원장 선출을 위한 회의를 지난 23일 했는데 김병원 위원은 참석하지 않았다”며 “참석한 15명 중 14명이 찬성해 김 위원장을 추대했다”고 해명했다. 속개된 대회에서 한 당원이 김현옥·김병원 공동시당위원장을 제안했다. 당원들이 “이의 없다”고 답하자 국민의당은 이를 확정했다. 안 의원은 행사 후 “협의가 덜 된 것 같다”며 “현장에서 서로 협의해 원만하게 치른 건 다행”이라고 말했지만 이 소란은 그야말로 새정치가 아니라 낡디낡은 시스템 부재 청산해야할 구정치 중에서도‘구정치’였다.
당내 갖가지 갈등 이견표출
한편, 국민의당 내부에서 총선 야권(野圈)연대 문제를 두고도 갈등과 이견이 표출되고 있다. 안철수 의원은 "야권 연대는 없다"고 확실히 못 박았지만 다른 의원들 사이에서는 "수도권 등에서의 야권연대는 필요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커지고 있다. 안철수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이후 줄곧 '야권연대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안 의원은 "야권연대 프레임으로 지난 10년간 도대체 무엇을 얻었나" "야권연대는 결단코 없다"는 등의 말로 제3정당으로서 독자 세력화를 강조했다.
안 의원이 이런 입장을 가지는 배경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이번 총선을 '새정치 대 구(舊)정치' 구도로 만들겠다는 생각에서다. 국민의당 문병호 의원은 26일 "야권연대를 하면 곧 기존의 여야 대결 프레임을 못 벗어나는 것이다. 거대 양당 구조를 깨겠다는 우리로서는 '새정치 대 구정치' 프레임을 앞세우고 가야 한다"고 했다. 새누리당과 더민주를 구세력으로 몰겠다는 얘기다. 또 탈당한 안 의원이 더민주와 다시 야권연대를 하는 것은 명분이 약하다는 이유도 있다. 친노(親盧)·운동권 패권 세력을 깨뜨리겠다고 탈당한 마당에 더민주와 연대하는 것은 '심판 대상'과 다시 손을 잡는 셈이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성 탈당파 호남정치인을 중심으로 야권연대 주장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주승용 원내대표는 이날 "수도권에서 많은 (야권) 후보 난립으로 새누리당이 어부지리로 당선될 수 있는 것에 대해서는 별도 논의가 있어야 된다"며 "일부 제한적인 부분에서는 연대도 있을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했다. 야권 후보가 여러 명 나오면 박빙 승부가 펼쳐질 수도권에서 야권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는 뜻이다.
25일 국민의당과 통합한 천정배 의원도 대표적인 야권연대론자다. 천 의원은 이날 야권의 수도권 연대 문제에 대해 "새누리당에 어부리지를 주지 않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한길 의원은 야권연대에 대해 명시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안철수 의원과는 조금 다른 입장이다. 김 의원 측은 "지금 상황에서 야권연대를 한다 안 한다 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선거를 앞두고 선거 전략 차원에서 검토해야 할 문제"라고 했다.
국민의당 내에서도 '명분론'과 '현실론' 중에서 현실을 택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한 당직 의원은 "선거가 임박한 시점에 수도권 지역에서 연대 또는 후보 단일화 필요성이 제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중앙당 차원에서는 못 하더라도 지역 단위에서 연대가 이뤄질 수는 있다"고 했다. 호남 지역에서는 더민주와 정면승부를 하되 수도권에서는 새누리당 당선을 막기 위해 연대를 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은 '서생(書生)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 감각'을 모두 강조했다. DJ를 계승한다면서 이런 현실을 무시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안의원이 이런 모든 당내갈등 문제를 극복하려면 DJ나 YS처럼 확실한 지역토대, 정치역량, 카리스마가 있는 것도 아니고 아직 너무 내공이 부족하다. 자신의 뚜렷한 의사들을 관철하려면 미국의 블룸버거처럼 창당자금을 포함 90억 정도는 자신의 돈을 써야 하는데 그렇지도 않으면서 자신의 측근으로만 정치하며 입당한 다른 의원들의 의견을 깡그리 무시하는 것은 정말 몰염치, 파렴치한 짓이다. 다른 입당의원들이 바보도 안철수만큼 정치내공이 없는 것도 아니고 아예 안철수 자신의 뜻대로 하려면 사당화 해서 당당하고 떳떳 시원하게 90억 정도는 써야 할 것 같다. 그렇지 않고 얄팍하게 정치한다면 곧 당내부에서도 안철수가 도대체 무엇이관대? 하는 소리가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