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12년만에 처음 32달러선 붕괴
국제 유가가 12년여 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32달러 선으로 떨어졌다. 1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0.8달러(2.4%) 급락한 32.36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주 10.5% 폭락한데 이어 6일 연속 하락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런던ICE 선물거래소에 북해산 브랜트유 역시 0.91달러(2.7%) 급락한 32.64달러 선에 거래되고 있다. 브랜트유 역시 지난주에 10% 하락했었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플린 애널리스트는 "국제 유가가 중국 증시 폭락 영향으로 또다시 하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증시는 지난주 10%넘게 하락한데 이어 전날 5.3% 폭락했다.
최근 국제 유가는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로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에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의 국교 단절로 세계 원유시장의 패권 놓고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란 예상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 전망에 따라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유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달러가 강세를 나타내면 달러를 사용하지 않는 원유 수입국 입장에서는 유가가 더 비싸지게 돼 수요가 줄어든다. 한편 이날 모건스탠리는 달러 강세 영향으로 브랜트유 가격이 20~25달러 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위안화가 15% 평가절하되면 달러화는 3.2% 평가절상되는 효과가 나타나게 되고 브랜트유는 배럴당 2~5달러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 유가가 연초부터 가파른 하락세를 나타내는 것은 중국의 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원유 소비국인 중국의 경제 성장이 예상에 미치지 못하면 원유에 대한 소비가 줄어 가격이 추가로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에 따라 투자가 위축된 것이다. CHS홀딩스의 에너지상품 애널리스트인 토니 헤드릭은 로이터에 "시장의 관심은 여전히 중국"이라면서 "중국에서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고 최근의 약세 이유를 설명했다. 미국에서는 원유 생산이 감소하고 있지만, 중동에서는 아직 공급이 줄어들 신호가 나오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가 해제되면 하루 50만 배럴 수준의 이란산 원유가 추가로 시장에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글로벌 금융기관들은 속속 국제 유가 전망을 낮추고 있다.
경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