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공포” B-52 한반도 상공 전개, 내달 핵항모도 온다
“하늘의 공포” B-52 한반도 상공 전개
북한의 4차핵실험에 의해 10일, 미공군의 전략자산 무기중 하나인 B-52 장거리 핵폭격기가 한반도 상공을 전개했다. 이왕근 한국군 공군작전사령관(중장)과 테런스 오샤너시 미군 7공군사령관(중장)은 10일 미국의 장거리 핵폭격기 B-52가 오산기지를 통과할 때 한미 항공전력의 북한 핵위협 대비 '확장억제 임무 수행'에 관한 성명서를 각각 발표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이왕근 공군작전사령관
우리 공군은 적이 언제 어디서, 어떠한 형태로 도발해오더라도 단호하고 강력하게 응징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한미 동맹은 그 어느 때보다 공고하며, 한미 연합 공군력은 유사시 긴밀한 정보 공유와 강력하고 정밀한 화력을 바탕으로 적의 도발 의지를 무력화시키겠습니다. 오늘 임무를 통해서 보시듯, 한미 연합공군은 긴밀히 협조하면서 함께 훈련에 임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적의 어떤 도발위협이 있더라도 국민 여러분께서 안심하고 일상을 영위하실 수 있도록, 한미 연합공군력으로 완벽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겠습니다.』
테런스 오샤너시 미 7공군사령관
미국의 대한민국 방어 및 한반도 안정 유지를 위한 헌신은 굳건하며, 재래식 전력 및 핵우산을 통한 확장억제를 포함합니다. B-52의 임무는 미 우방과 동맹국들의 안보를 위한 미국의 헌신을 강조하고, 대한민국 방어를 위해 가용한 많은 동맹역량 중 하나를 보여줍니다. 미국은 동맹국 방어를 위한 굳건한 헌신을 유지합니다. 이번 연합 임무는 한미 동맹의 강력함을 보여주고, 한반도의 안정 및 안보를 유지하기 위한 양국의 노력이 담겨 있습니다. 오늘 임무를 통해 보여줬듯이, 한미 연합공군은 매일 긴밀하게 함께 일하고 훈련하며, 우리 동맹 혹은 위대한 대한민국에 대한 어떠한 위협에도 대응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B-52는 어떤 폭격기?
미국 공군의 B-52는 사상 최고의 위력을 갖춘 폭격기 중 하나로 평가 받고 있는 항공기다. 군 당국에 따르면 B-52는 미군에서 가장 오래 운용해온 기종인데 B-47의 후계기로서 지난 1952년 첫 비행을 했다. 1955년 배치된 이래 미 전략공군사령부의 주력 폭격기가 됐으며 1956년 비키니섬에 수소폭탄을 투하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B-52는 미 전략공군사령부에 소속돼 핵공격 임무도 수행했다. 24시간 북극의 상공을 비행하면서 소련이 핵공격을 하면 보복타격이 가능한 초계비행을 했다.
이후 미군이 베트남에 본격적으로 참여하면서 핵폭격을 전담하던 B-52는 재래식 폭격임무까지 수행했다. B-52 D형의 경우 기체 개수 작업을 통해 무려 108발의 폭탄을 탑재하게 되면서 재래식 폭탄으로도 무시무시한 대규모 융단폭격이 가능하다. 특히 B-52 폭격기 편대는 미군이 1972년 12월 북베트남에서 수행한 대규모 공습 작전에서 729회를 비행하며 무려 1만5000톤 이상의 폭탄을 쏟아 부었다.
베트남전 이후 B-52는 다시 핵폭탄을 투하하는 핵전쟁의 주역으로 활약하다 수난을 맞이했다. 핵강국인 미국과 러시아가 1991년 이후 전략무기 감축협정(START)을 맺음에 따라 365대의 B-52 폭격기가 해체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B-52는 1991년 미국이 걸프전에서 이라크군을 무력화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B-52 80여대는 걸프전에서 1600여회의 비행을 하면서 2만5000톤의 폭탄을 투하했다. 이는 다국적군이 투하한 폭탄의 40% 가량에 해당한다.
지난 2014년 2월 전북 직도에서 폭격 훈련을 실시했으며 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 갈등 속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역할을 했다. 21세기 B-52는 '하늘 위 정밀포병'역할을 담당했다. 미군은 9.11 테러에 대한 보복을 하기 위해 아프간에서 B-52를 활용했다. B-52는 적의 지하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2000파운드(약 1톤) 폭탄을 최대 24발까지 탑재할 수 있었으며 지상의 특수부대가 지정한 목표물을 정밀 타격할 수 있었다. 미군은 B-52를 오는 2040년까지 사용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B-52를 대체할 차세대 폭격기가 당장 마땅치 않은 데다 B-52 만큼 저렴한 비용으로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기체도 드물기 때문이다.
3천㎞ 상공에서 북 지휘부시설 폭격, 핵폭격 가능한 가공할 무기,
전격폭격하면 '평양 아예 사라진다.'
미국 전략무기 B-52 장거리 폭격기는 3천㎞ 떨어진 거리에서 북한의 지휘부시설을 타격할 수 있는 가공할 무기이다. 미국이 한국을 비롯한 핵심 동맹에 제공하는 '핵우산' 전력 중 하나이다. 특히 미국 본토와 동맹이 핵 공격을 당했을 때 보복하는 3대 축 중 한 축을 맡아왔다. 미국의 '핵보복 3대 축'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B-52 등 전략폭격기다. 최대 상승고도는 5만 5천ft로 고고도 침투가 가능하며 개량을 거쳐 공중발사 크루즈(순항) 미사일과 핵탄두 공대지미사일까지 갖추게 됐다.
사거리 2천500㎞인 AGM-86 공중발사 순항미사일과 사거리 3천㎞의 AGM-129 핵탄두 스텔스 순항미사일은 가공할 위력을 자랑한다. 2천500~3천㎞ 떨어진 상공에서 발사하면 목표물 타격 정확도가 100m 이내이다. 탑재된 미사일의 사거리가 워낙 길어서 굳이 남한지역에 착륙하지 않고도 목표물의 타격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군 관계자는 설명했다. 괌에서 최소 4시간이면 남한 상공까지 도달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남한지역에 며칠씩 머물며 임무를 수행하지 않아도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며칠간 남한 지역에 배치되면 무장요원과 지원 요원까지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예산도 상당히 소요된다고 한다. 목표물의 반경 100m 이내의 시설을 초토화할 수 있는 위력이다.
북한의 지상 지휘부시설을 원거리에서 타격할 수 있게 된다. 이들 미사일의 폭발력은 200킬로톤(kt·1kt는 다이너마이트 1천t)에 달한다. 사거리 200㎞인 AGM-69 공대지 핵미사일(SRAM)의 폭발력은 170kt 수준이다. 제2차 세계대전 때 히로시마에 투하된 핵폭탄의 폭발력이 16kt임을 고려할 때 어마어마한 폭발력이다. 여기에다 땅 깊숙이 파고들어 지하동굴을 파괴하는 가공할 폭탄인 '벙커버스터(GBU-57)'를 탑재하고 있다. 전시에 지하시설에 있는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등 북한 지도부를 타격하는 데 이 폭탄이 동원된다. 1976년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에 따른 미루나무 절단 작전 때 출격한 이후 북한의 군사적 도발위협 수준이 높아질 때 한반도에 전개되고 있다.
내달 바다의 군사기지, 미 핵추진 항공모함도 온다
미국이 10일 핵심 전략무기인 'B-52' 장거리 폭격기를 한반도에 긴급 출동시킨 데 이어 다음달 핵 추진 항공모함을 한반도에 출동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상응 조치로 풀이되는데 10일 한국과 미국군은 2월 하순 시작되는 한미 연합 지휘소훈련(CPX)인 '키 리졸브(KR)' 연습이 끝나고 3월 시작되는 야외기동훈련(FTX)인 독수리연습(FE) 때 한미 연합 해상훈련을 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북한의 4차 핵실험을 계기로 한미 연합 해상훈련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김정은 정권에 확실한 경고 메시지를 던지는 차원에서 핵 추진 항공모함을 이번 한미 연합 해상훈련에 참여시킬 가능성이 커졌다. 한반도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배치된 미군의 핵 추진 항공모함은 로널드 레이건호다. 주일 미 해군 요코스카(橫須賀) 기지(가나가와현)에 정박해 있다. 로널드 레이건호는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리는 최신예 핵추진 항공모함이다. 배수량은 10만2000t으로, 항공기 80여 대를 탑재하고 승조원은 약 5400명에 달한다. 길이는 333m, 최대 속력은 시속 56㎞다. 핵항모 1대만으로 왠만한 한나라의 공군력에 맞먹는다.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