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내년 성장률 하향조정, 대중교통ㆍ상하수도ㆍ쓰레기봉투 줄줄이 인상
한국은행, 내년 성장률 하향조정 시사
한국은행은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출 것으로 보인다. 29일 공개된 금통위 12월10일 의사록에 따르면 한국은행 집행부서는 내년 성장률 전망에 관한 금통위원의 질문에 "대외여건, 생산 등을 고려할 때 지난 10월 전망 때에 비해 성장의 하방리스크가 다소 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은행이 지난 10월 발표한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 3.2%를 수정할 뜻이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되는 것이다. 앞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10일 금통위 회의를 마치고 경제성장률 전망에 대해 "한은은 내년 유가를 배럴당 50달러대로 전제하고 전망을 했다"며 "최근 유가 하락은 예상을 벗어나는 큰 폭"이라고 하향조정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모 금통위원도 금통위 회의에서 "앞으로 경제 상황이 단기간 내에 뚜렷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내년1월 경제전망시 2016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보다 다소 낮추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은이 내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새로 발표하면서 3%대를 유지할지 주목되고 있다. 현재 정부(3.1%)와 한국개발연구원(3.0%)은 3%대를 예상하지만 현대경제연구원(2.8%), 한국경제연구원(2.6%), LG경제연구원(2.5%) 등 주요 민간연구소는 2%대 중후반으로 낮게 잡고 있다.
금통위 회의에서는 경기 부양보다 구조개혁이 우선이라며 추가적인 금리 인하를 경계하는 지적이 나왔다. 모위원은 "요즘과 같이 대외 여건이나 구조적 요인에 크게 기인해 수출 부진이 지속되고 내수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에서는 거시경제 완화를 통화 경기부양보다 구조개혁을 통한 경제체질 강화에 노력하는 것이 더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통화정책의 추가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시장의 기대가 한 방향으로 쏠리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대외 커뮤니케이션에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을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또 올해 급증한 가계 부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또다른 위원은 "그동안 가계부채와 관련된 정부 대책이 수차례 발표됐으나 오랜 기간 제기된 문제인 만큼 가계부채가 단기간에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대해 한은 관련부서는 "저금리 지속, 대규모 재건축, 신규주택 분양물량 증가 등으로 향후 1∼2년 동안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내년 초부터 가계부채 종합관리방안이 본격적으로 시행되고 중장기적으로는 인구고령화에 따른 기조적 둔화 가능성 등 감소요인도 있다"고 답변했다. 일부 금통위원들은 한은이 국제유가 급락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한 위원은 "국제유가의 하락은 우리 경제에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수출 및 수입 규모의 축소 등 실물경제에 부정적인 측면이 있고 물가에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국제유가의 변동 배경과 향후 경로를 정확히 파악하는 데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대중교통ㆍ상하수도ㆍ쓰레기봉투…내년 줄줄이 인상
내년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의 공공요금도 줄줄이 인상된다. 지자체마다 원가보존, 수년만의 인상, 서비스개선 등 나름의 이유를 내세우지만 가뜩이나 어려운 서민가계에 주름살이 깊어질 전망이다. 29일 전국 지자체들의 공공요금 인상계획을 보면 내년부터 대부분의 지자체가 상하수도 요금, 대중교통 요금, 쓰레기봉투 가격을 일제히 올린다. 정부는 지난해 상하수도 요금을 단계적으로 올려 요금 현실화율을 2017년까지 90% 수준에 맞출 것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부산시는 내년부터 2018년까지 상수도 요금을 단계적으로 인상한다. 가정용과 일반용, 욕탕용으로 나눠 연평균 8%씩 요금을 올려 2018년 기준으로 요금 현실화율을 84%까지 맞춘다. 인상요금은 내년 3월 납기분부터 적용한다. 4인 가족이 가정용 상수도를 월 20㎥ 사용할 경우 월평균 1천100원에서 1천200원의 요금인상 요인이 생긴다. 대전시도 내년 상수도 요금을 8.5% 인상해 요금현실화율을 95%까지 끌어올릴 예정이다. 울산시는 하수도 사용료를 내년 14%, 2017년 13%, 2018년 13% 등 연차적으로 총 40% 인상해 요금현실화율을 현재 59.6%에서 2018년 81.5%로 맞춘다. 인천시도 내년부터 하수도 사용료를 현재보다 평균 19% 인상한다. 가정용 하수도 사용료는 약 33% 인상돼 월 20㎥ 기준으로 6천200원에서 8천300원으로 요금 부담이 높아진다. 기초단체 가운데 경북 경주시는 상수도 12%, 김천시는 상수도 7.7%, 하수도 15.7% 인상하며, 충남 부여군과 천안시도 각각 상수도요금을 10%와 7.7% 올린다.
부산시는 내년 택시요금을 평균 16.7%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중형택시 기준으로 현재 2천800원인 기본요금은 3천원∼3천400원으로 오르고, 143m(43초)당 100원씩 올라가는 요금은 109∼144m(26∼35초)에 100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이다. 울산도 내년부터 시내버스 요금을 9.6%(성인 교통카드 기준 110원) 인상한다. 울산시는 2014년 3월 시내버스 요금 인상 이후 승객은 크게 줄어든 반면에 혁신도시 노선신설, 임금 및 물가상승 등 운송원가는 지속적으로 올라 인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경북 포항의 시내버스 요금도 내년에 평균 12% 오른다. 일반버스는 성인이 1천200원에서 1천300원으로, 중·고생이 900원에서 1천원으로 각각 인상된다. 경북 구미시도 내년 1월 1일부터 시내일반버스 요금을 100원씩, 좌석버스 요금을 200원씩 인상한다.
수원시는 내년부터 음식물쓰레기 종량제 봉투 가격을 평균 31% 인상한다. 봉투 용량별 가격은 2.5ℓ 110원, 5ℓ 200원, 10ℓ 400원, 20ℓ 800원, 50ℓ 2천원 등이다. 시는 지난해부터 전면 시행된 RFID(kg당 72원), 납부필증(ℓ당 50원) 등 다른 처리 방식과의 형평성을 고려, 2001년 인상 이후 동결됐던 종량제 봉투 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다. 면적 200㎡ 미만의 소규모 음식점도 앞으로 종량제 봉투가 아닌 '칩' 방식 종량제로 음식물쓰레기를 배출해야 한다.
전주시도 내년 1월 1일부터 쓰레기봉투 가격을 올린다. 전주시의 쓰레기봉투 가격 인상은 2003년 이후 13년 만이다. 5ℓ와 10ℓ, 20ℓ(이상 가정용), 50ℓ, 100ℓ(이상 업소용) 등 5가지로 분류된 일반 종량제 봉투 가격의 평균 인상률은 28.5%다. 충북 충주시의 쓰레기 종량제 규격봉투 가격도 내년부터 2018년까지 연차적으로 평균 12%씩 오른다. 충주시 관계는 "1995년 쓰레기 종량제 시행 이후 봉투 가격은 2007년 한 차례 빼고는 인상된 적이 없다"며 "쓰레기 처리 비용 현실화를 위해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스포츠닷컴 경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