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앉기 시작하는 문재인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동교동, 김한길 탈당결심 굳혀, 시기만 조절 중
호남발 지각변동으로 난파하기 시작한 더불어민주당이 요동치는 가운데 탈당설이 나도는 의원들은 사실상 결심을 굳히고 문재인 대표와의 결별 수순에 들어갔다. 문 대표가 조기선대위 카드수용을 통해 탈당명분 차단에 나섰지만, 사퇴는 거부하며 쐐기를 박으면서 이들로서는 퇴로가 사실상 막힌 외통수 상황에 놓인 셈이 됐다. 다만 복잡한 셈법으로 인해 실질적 결행시기에 대해선 속도를 조절하고 있어 금주 안으로 현역의원들의 후속탈당은 잠시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분당 사태를 실제 맞느냐 여부는 내년 1월초 갈리며 들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더불어민주당 현역 의원들의 연쇄탈당은 신년 들어 다시 본격화될 것으로 점쳐진다. 이와 관련, 정의화 국회의장이 선거구 획정안을 직권상정할 것으로 예상되는 1월8일 전후, 의원들의 의정보고회 활동이 끝나는 중순 전후가 순차적 모멘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시기는 공교롭게도 안철수 신당의 창당발기인대회 시점과 맞물려있다.
현재 탈당전초 의원들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김한길 전 대표와 박지원 전 원내대표도 이미 마음은 먹은 듯 보이지만, 행동으로 옮기는데는 시간이 좀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29일 "호남에서 영향력을 갖고 있는 박 전 원내대표의 경우 함께 움직일 것으로 보이는 광주·전남 의원의 선거구 획정문제가 걸려 있는 것도 시기 선택의 한 고려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인사는 김 전 대표에 대해 "야권 전체의 재편 문제에 대해 고민하며 가능한 많은 사람들을 끌어 모으려고 움직이고 있다"며 "가급적 교섭단체 구성에 필요한 20명을 채워야 한다는 현실적 고민의 지점도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이날 "무소속으로 심판받는 배수진까지 치고 통합을 위해 마지막까지 노력해 보겠지만 그것이 성공하지 못하면 떠날 수밖에 없다"며 "저도 김 전 대표도 (탈당의) 결심을 굳혀 간다고 생각은 하고 있으며, 부단히 생각을 공유하고 미래문제에 대해서도 깊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일정에 대해서는 논의를 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어떤 경우에도 통합해야 한다. 오늘부터는 안철수신당측 인사들을 만나서 얘기해 보려고 한다"며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분은 문 대표"라고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박영선 전 원내대표의 행보에 대해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요즘 전화통화만 했는데, 그분도 상당한 고민을 하면서 좀 관망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외부 상황에 따라 후속 탈당의 흐름이 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야당의 전통적 지지 기반이던 호남향우회 현직 임원들이 오는 30일 집단 탈당계를 제출하고 무소속 천정배 의원의 국민회의에 합류키로 했으며, 동교동계 좌장인 권노갑 상임고문 등 동교동계 인사들의 동반탈당도 임박한 상황이다. 다만 동교동계의 경우 박지원 전 원내대표와 보조를 맞춘다는 차원에서 결행시기를 연초로 늦추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 지역에서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한광원 전 의원과 인천 민주연합청년회(연청) 회장단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안철수 신당 합류를 선언하는 등 원외인사들의 개별적 탈당 흐름은 이날도 이어졌다. 이러한 흐름에 맞서 주류측은 탈당의 파괴력을 평가절하하며 원심력 차단에 나섰다. 손혜원 홍보위원장은 "문 대표가 자유로(원해서) 들어온 것도 아닌데 왜 계속 나가라고 하는지…"라며 "지금 탈당하고 그런 일들이 부담으로 (다가)오질 않는다.
어차피 지금 정리돼야 할 상황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문 대표는 굳건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뭔가 다시 재편이 돼야 하고…"라며 "너무 시끄럽지 않느냐. 세상에 이런 조직이 다 있네 하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조기선대위 중재안을 주도한 우상호 의원은 "(중재안 제시와 맞물려) 20∼30명에 달하던 탈당 예상 의원들이 서너명 수준 이하로 줄었다"며 "급격히 진정되는 분위기이기 때문에 확실히 분당 수준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교섭단체 구성은 애초에 어려웠다"며 "현재 탈당하신 분이 6∼7분 되시고 앞으로 추가로 나가실 분이 많아야 5명 이내이기 때문에 원내교섭단체는 어차피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문재인, 고향에서 형편없는 지지율, “대권후보 맞나?”싶을 정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가 부산 영도에서 맞대결 할 경우 김무성 대표가 51.4%의 지지율 기록하며 겨우 21.4%에 그친 문재인 대표를 두 배 이상 차이로 승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신문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주)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1일부터 25일까지 부산·울산·경남 관심 선거구 10곳 주민 5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와 같이 조사됐다. 김 대표와 문 대표의 부산 영도구 가상대결에서 김 대표는 51.4%의 지지율을 기록했으며 문 대표는 겨우 21.4%를 얻어 김 대표가 30%포인트 차로 앞섰다.
아울러 문 대표-안대희 전 대법관의 해운대 가상대결에서도 문 대표가 겨우 26.8%의 지지율을 얻는데 그쳐 46.1%의 지지율을 기록한 안 전 대법관에 20%포인트 가까지 뒤처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문재인-하태경 대결에선 하 의원이 48.5%의 지지율로 29.8%를 겨우 얻은 문 대표를 19%포인차로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새누리당 후보 모두가 문 대표에 승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대표의 지역구인 사상구도 여권 후보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야 가상대결에서 허남식 전 부산시장, 장제원 전 국회의원, 권철현 전 주일대사, 손수조 당협위원장 등 4명의 새누리당 예비후보가 더불어민주당 배재정 의원을 큰 격차로 이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배 의원과의 격차는 허 전 시장이 37.7%포인트로 제일 많이 났으며, 손 당협위원장이 11.4%포인트로 가장 작았다. 국제신문 여론조사는 부산·울산·경남 10개 선거구의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500명(성·연령·지역 인구 비례 할당)씩을 대상으로 시행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4.4%포인트이다.
이 소식을 들은 국민들은 “당연하다”는 반응들이다. 어떤 이들은 “우리는 문재인을 지웠다. 다 자업자득이다. 안철수 말대로 포장지만 바뀐다고 내용이 바뀌나? 이제 정말 노빠 문빠 패권 강탈주의, 친노강경파 운동권식 투쟁정치 신물난다. 새당명은 더불어민주당인데 진실은 쪼그라들어 민주당 아닌가?”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