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VS안철수, 시소게임 여론 눈치보며 행보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무소속 안철수 의원, 이제 세 확보를 위해 양보 없는 일전을 치르고 있다.
문재인, 온라인 당원 증가에 웃지만
새정치연합이 온라인 당원 가입 운동을 시작한 지 이틀 만에 가입 당원 수가 4만4000명(18일 오전 8시30분 기준)을 돌파했다. 1만 번째 가입 당원에게 점심을 사겠다고 한 문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1만번째 입당자는 대전 국책과학연구기관에 근무하는 분입니다. 휴가를 받아 여친과 여행 가려다 (저와의) 점심 때문에 다퉜다네요. 2만명, 3만명, 점심 초대 계속 간다 전해라~.” 요즘 뜨는 가수 이애란의 노래 ‘백세인생’의 노랫말을 패러디하고 문 대표의 얼굴을 담아 만든 ‘당원가입? 5분이면 된다 전해라~’ 안내문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인기다.
문 대표는 18일 당 확대간부회의에서 “온라인 당원 가입 신청이 쇄도해 정말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유쾌한 반란”이라고 했다. 당 관계자는 “새로 입당한 이들은 대부분 20~30대”라며 “야권 분열로 위기감이 조성되면서 정치에 무관심하던 층이 모여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의 전체 당원은 260만 명가량이지만 명부에 올라 있는 당원은 30만 명 수준이라고 당 관계자는 설명했다.
문재인, 정동영 만나 복당요청-속내는 호남민심 잡기
문 대표는 이날 오후 새정치연합 탈당 후 칩거 중인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전북 순창 자택을 찾아가 함께 막걸리를 마시며 복당을 요청했다. 흔들리는 호남 민심을 잡기 위한 행보다. 회동이 끝난 뒤 정 전 의장은 “마음은 형제라고 생각한다. ‘정권교체’라는 큰 틀에서 우리는 하나”라면서도 “지금은 다른 길 위에 서 있다”고 했다. 문 대표는 인선도 발표했다.
총선 전략공천관리위원장에 김성곤(여수갑),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장에 백재현(광명갑), 예비후보자 이의신청처리위원장에 인재근(서울 도봉갑) 의원을 임명했다. 비례대표선출규정 TF팀장은 홍익표(서울 성동을) 의원이 맡았다. 최재천 의원의 사의로 공석인 정책위의장엔 이목희(서울 금천) 의원을 앉혔다. 최고위원회 참석을 거부 중인 이종걸 원내대표 측 관계자는 “정책위의장을 원내대표와 상의도 없이 임명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했다.
안철수, 사활걸고 세모으기 돌입, 광주 김동철 의원 새정치연합 탈당예고
안 의원이 탈당한 뒤인 지난 15~17일 한국갤럽이 실시해 18일 발표한 ‘차기 야권 대선후보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안 의원(41%)이 문 대표(33%)를 앞섰다. 특히 호남에선 안 의원(48%)과 문 대표(27%)의 지지율 차이가 21%포인트에 달했다. 새정치연합 김동철(3선·광주 광산갑) 의원은 20일 탈당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실현되면 광주 지역구 의원 중 ‘탈당 1호’다. 김 의원은 “지역 당원들과 논의 끝에 새로운 정치세력에 합류해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며 “광주의원 다수가 곧 결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국회에선 남궁현 당 노동위원회 부위원장 등 안 의원과 가까운 노동계 인사들이 탈당을 선언했다. 이 자리엔 문병호 의원이 참석했으나 함께 탈당한 황주홍·유성엽 의원은 안 의원 측으로 바로 옮겨가지 않고 탈당파 통합 활동을 벌이겠다고 말하고 있다. 안 의원은 17일 광주 기자간담회에서 “함께할 분들에 대해 말한 ‘3대 원칙’은 배제의 원칙이 아니라 참여와 개방, 연대의 원칙”이라며 “가능한 한 많은 사람과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현역의원들의 탈당이 생각보다 소규모라는 점이다.
한 비주류 의원은 “정당을 떠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여론조사는 안철수 개인에 대한 지지이지, 의원들의 지역구 지지율이 아니지 않으냐”라고도 했다. 그는 “탈당하는 순간 정당이 주는 기본 지지율도 사라진다”며 “야당기호가 2번인 것과 3번인 것도 크게 차이가 나 비주류 의원들의 탈당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래서 공천 탈락 여부가 가시화될 때쯤에야 추가 이탈이 나올 것이란 전망이 많다.
정치전문가들은 “안 의원이 아직 비전을 보여준 게 없는데 현역 의원들이 어떻게 따라 나가느냐. 당에 남아 눈치를 보는 것” “호남이 지역구인 비주류 의원들 사이에선 비상이 걸렸을 것이다. 하지만 문 대표가 ‘통합전대는 가능하다’고 밝힌 터라 1월까지는 지지율 추이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문병호 의원은 “중요한 것은 여론의 흐름이다. 누가 추가로 탈당하느냐 여부는 당장은 중요치 않다”고 말했다.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