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점점 난파선으로,,,
새정치민주연합의 내홍이 목불인견이다. 비주류측은 당무거부로 문재인 대표를 압박하고 있고 친노주류 측은 이에 아랑곳 없이 총선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문재인 대표를 비롯한 주류는 총선 물갈이 작업에 돌입하는 등 ‘마이웨이’에 집중이고 비주류는 당무거부와 함께 탈당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주류와 비주류의 충돌을 중재하는 노력도 감지됐지만 안철수 의원이 칩거에 들어간 가운데 ‘분당(分黨)’은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팽배하다.
이종걸 원내대표와 주승용 최고위원, 최재천 정책위의장 등 비주류 인사들은 7일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했다. 주 최고위원은 “(문 대표와 안 의원의)타협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최고위원직에서 물러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조직적인 당무거부 움직임이라는 관측을 낳았다. 이 원내대표는 “추운 겨울에 문 대표가 따뜻한 외투를 안 전 대표에게 입혀줘야 한다. 많은 걸 갖고 있는 분이 더 많이 내려놓아야 한다”고 우회적으로 문 대표를 압박했다. 비주류의 탈당 압박은 전방위로 이어졌다.
안 의원의 비서실장을 지낸 문병호 의원은 이날 “안 전 대표가 결단을 내리게 되면 당내 비주류 의원들도 이르면 이번 주말쯤 탈당 등을 선언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탈당 규모는)처음에는 의원 10여 명 정도 수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주선 무소속 의원은 신당에 참여할 인사로 조경태ㆍ황주홍ㆍ유성엽 의원을 구체적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비주류 의원 모임인 민집모도 이날 회동을 갖고 ‘야권 대통합을 위한 구당모임’을 결성, 문 대표의 사퇴와 혁신전대 개최를 요구하고 나섰다. 전날 문 대표를 향해 전대 개최를 재차 요구한 안 의원은 이날 오전 자택을 나서 지방으로 칩거했다. 안 의원 주변에서는 “처가가 있는 (전남) 여수나 본가가 있는 부산으로 갔을 것”이라는 말만 흘러 나왔다.
주류 측은 총선 준비에 박차를 가하면서 비주류 측의 움직임을 애써 외면했다.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는 현역의원 하위20% 물갈이를 위한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의 평가기준을 확정했다. 최고위는 또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오영식 의원의 자리를 메우기 위한 차원에서 선출직 최고위원이 공석일 경우 중앙위에서 선출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보완한 당헌 개정안을 처리했다. 최재성 총무본부장은 방송 인터뷰에서 “이미 문 대표가 많은 고민과 의견수렴을 거쳐 전당대회는 불가능하다고 밝혔다”고 못을 박은 뒤 안 의원의 탈당설에 대해서도 “자기가 만든 집을 누가 부수겠나”라고 일축했다.
당내 중진들과 ‘통합행동’등 중도모임들은 계파 간의 갈등을 중재하기 위해 바삐 움직였다. 하지만 중재파들 사이의 의견 일치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통합행동의 한 관계자는 “오늘 중재안을 내기 위해 만났지만 전당대회 개최나 조기 선대위 등의 방안을 두고 입장 차가 커 결론을 내지 못했다”고 전했다. 중진들은 조기 선대위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결국 제3의 중재안을 마련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지지층들과 국민들에 대한 아랑곳없는 내홍은 갈수록 아무도 말리지 못하는 방향으로 치닫고 있다.
안철수 부산서 칩거중
한편, 안철수 의원은 7일 외부와 접촉을 끊은 채 고향인 부산에서 장고(長考)를 위한 칩거에 들어갔다. 이미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문재인 대표에게 '최후통첩'을 날린 만큼 별도의 의견수렴 없이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 마지막 결단을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정오가 넘은 시각 서울 노원구 아파트를 나선 뒤 김포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부산으로 향했다. 안 전 대표의 부인인 김미경 서울대 교수는 학기가 진행중인 만큼 이번 일정에 동행하지 않고, 의원실 보좌관 한 명만 안 전 대표를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오전 9시 25분 안 전 대표의 은청색 밴이 아파트를 떠난 것이 목격됐으나, 해당 밴에는 안 전 대표가 타고 있지 않았던 것으로 추후 확인됐다. 부산에 도착한 안 전 대표는 동서학원 설립자인 장성만 전 국회부의장의 빈소를 조문하는 등 개인일정을 소화했다. 안 전 대표는 일주일 가량 부산에 있는 부모 자택에 머물면서 일부 비공개 개인일정을 소화하는 한편 그동안의 생각을 정리하고 향후 계획을 세우는 등 정국 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전해졌다.
칩거 기간 안 전 대표는 외부 인사와의 만남은 갖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지만, 일각에서는 안 전 대표가 부산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의 정치권 인사들과 만나 연대 의사를 타진하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겠냐는 관측도 여전하다. 당 안팎에서는 손학규 전 상임고문,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천정배 의원과의 접촉설도 끊이지 않고 있다. 안 전 대표측 관계자는 "본인 스스로 충분히 고민할 시간이 필요해서 떠난 것인 만큼 외부 인사와 만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손 전 고문의 측근도 "손 전 고문은 현실정치나 현재 당내상황에 관여하지 않고 있다"며 "정치인이라면 가까운 분도 만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의 측근들도 폭풍전야와 같은 긴장감 속에 안 전 대표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매주 월요일 서울 마포구에 있는 안 전 대표의 싱크탱크 '정책네트워크 내일'에서 열리던 내부 전략회의도 이날은 안 전 대표의 불참으로 취소됐고, 핵심 보좌진들도 휴가를 떠나거나 밀린 업무를 소화하며 전열을 재정비했다.
안 전 대표는 문 대표가 이번에도 자신의 요구를 거부하면 탈당이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고민을 심각하게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 전 대표측에서는 이날 문 대표가 "문안박 협력체제가 적합지 않다면 다른 방안이라도 그런 협력체제가 모색돼야 한다"고 말한 데 대해 "계속 딴 이야기만 한다. 혁신 전당대회 입장을 밝히라고 했는데, 누구한테 하는 이야기인지 초점이 안 맞는 듯하다"고 비판했다.
한 측근은 주류측 최재성 진성준 의원이 연이어 라디오 방송에서 안 전 대표의 '최후통첩'을 비판한 것을 두고도 "당직자들이 나서서 안 전 대표를 비판하는 것은 양측 신뢰회복은 물론, 당의 통합과 혁신을 위한 노력에 재를 뿌리는 짓"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강경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당장 탈당은 이르고, 당내 혁신투쟁을 더 밀어붙여 명분을 쌓고 당 내외 조건을 형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아울러 문 전 대표가 극적으로 안 전 대표의 혁신 전대 요구를 수용하거나 중진들의 중재 시도로 타협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예상도 있지만 많은 정치전문가들은 "이미 문재인, 안철수의 정치행태는 형애화만 된 채 진정성이 없는 정치꼼수 계산들 뿐이라 국민들이 거의 모두 식상해 아무리 명분이 있더라도 그것은 본인들끼리의 일일 뿐, '정치생명이 끝난 것'이라고 보고있다"며 심한 말들 마저 하고 있다.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