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회복하고 있지만 4분기경기는 아직 미지수
내수 회복세가 뚜렷해지면서 경기 호전 기대감이 퍼지고 있다. 추석을 전후로 백화점과 할인점 등 주요 업종의 매출액이 급증하고 있고 생산과 투자도 차츰 활기를 되찾고 있다. 그러나 수출부진이 장기화하고 대외여건도 녹록지 않아 4분기 경기 회복을 장담키 어렵다는 우려도 적지않다. 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추석대목 기간인 명절 3주 전부터 연휴까지 백화점 매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9% 늘었다.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과 더불어 통상 겨울에 열리던 코리아그랜드세일 행사를 8월14일 앞당겨 실시한 데 따른 효과가 더해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연휴 동안 여가를 즐기는 나들이객도 늘어났다. 고속도로 통행량은 지난해보다 8.2% 늘었다. 야구장(17.5%), 놀이공원(15.6%), 영화관(7.9%), 박물관(20.2%) 등 문화시설 입장객 역시 큰 폭으로 뛰었다. 8월27일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 이후 자동차와 가전제품 판매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발길을 돌렸던 외국인 관광객들도 다시 찾아오고 있다. 외국인 입국자 수는 올 6월에 작년 같은 달보다 41.0%, 7월에는 53.1%나 줄었지만 9월 들어서는 3.8%로 감소폭이 크게 줄면서 지난해 수준에 근접했다.
생산과 투자도 회복세다. 9월 들어 제조업 생산의 가늠자인 산업용 전력사용량(0.7%), 화물차 통행량(6.5%), 자동차 생산량(13.5%)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늘어났다. 기업 체감경기도 좋아지고 있다.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의 경우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서는 지난달 95.1에서 이달 101.2로 집계했다. 경기를 낙관하는 기준이 되는 100을 넘어선 것은 7개월 만이다. 중소기업중앙회 전망치도 91.6에서 92.9로 상승했다. 현재 정부는 3분기와 4분기에 1%대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경기회복을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신중론도 만만찮다. 수출 부진과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임박, 신흥국 불안 등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으로 3분기에 나타난 회복세가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9월 수출액은 435억1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8.3% 줄어 9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정부주도의 한극판 블랙프라이데이도 아직은 대형 백화점 배만 불리고 있고 전통시장은 한산하다.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4일차에 접어든 4일 오후 서울 중구 한 전통시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소비진작을 위해 정부 주도로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행사가 계속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백화점을 제외한 전통시장,편의점 등의 매출증대 효과는 크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소비, 유통업계에 대해서도 정부의 "차가운 곳, 낮고 열악한 곳"에 대한 배려정책이 절실하다.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