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말이야,,,”, 권력주변은 늘 조심해야
박 대통령 5촌 조카, 박 이름 팔아 기업인수 등 미끼 20억 사기행각, 박대통령 사촌형부는 청와대 비서관 들먹이며 사건무마 빙자 5300만원 '꿀꺽' -특별감찰관, 관리 대상 재점검해야
박근혜 대통령의 5촌 외조카인 김모(54)씨는 18대 대선 무렵인 2012년 12월 A사를 20억원에 인수하는 조건으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A사의 회장 행세를 하고 다녔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박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인 2013년 1월 A사 명의로 아우디 A8과 Q7, A6 등 고급외제차량 3대를 3억7,300만원에 구입했다. 김씨는 그러나 A사를 인수하거나 차량대금을 납부할 능력이 없었다. 그는 2013년 5월에도 차량가격이 2억원에 달하는 포르쉐 파나메라 4S 승용차를 허위계약서를 내세워 구입한 뒤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이름을 판 사기 행각으로 수십억 원을 챙긴 혐의로 올 2월 중형을 선고 받은 사실이 확인됐는데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1부(부장 함석천)는 투자유치와 기업인수 등을 미끼로 2006년 11월부터 2013년 5월까지 10차례에 걸쳐 20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씨에 대해 징역 6년을 선고했다. 김씨는 피해자 고소가 잇따르자 2013년 9월 경찰에 구속됐다. 박 대통령 취임 후 터진 첫 친인척 비리 사건이었다. 김씨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셋째 형인 상희씨의 외손자다.
특히 김씨의 사기행각은 대부분 박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하는 식으로 이뤄졌으며 박 대통령 당선 후에도 이어졌다. 8촌 이내가 청와대의 친인척 관리 대상인 점에 따라 부실 관리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김씨는 유명 정치인(박 대통령)의 친척임을 과시하면서 각종 회사를 인수할 것처럼 다수의 피해자를 속였다”고 중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김씨는 이달 17일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이달 4일에는 박 대통령의 사촌형부가 구속기소 됐다. 의정부지검 형사5부(부장 권순정)는 청와대 비서관을 들먹이며 사건 무마를 미끼로 수배 중인 50대 여성으로부터 5,3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윤모(77) 전 의원을 재판에 넘겼다. 윤씨는 육영수 여사의 큰언니인 인순씨의 사위로 11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통령 이름을 판 친인척의 개인비리 행각은 이 정부도 예외가 아니었다. 국회 국감자료에 따르면 올 3월 친인척과 청와대 고위공직자 감찰을 위해 출범한 특별감찰관의 관리대상은 대통령 친인척 160명을 비롯해 전ㆍ현직 청와대 수석비서관 등 189명에 달한다.
“내 주변부터 엄격히 다스리겠다”는 게 박 대통령의 공언이지만, 권력의 곁불을 이용하려는 친인척과 이들에게 몰려드는 ‘파리떼’들에게 엄하게 들리지 않는다. 동생 박지만 EG회장조차 ‘나쁜 의도를 가진 사람들과 접촉한다’며 구두경고를 받은 사실이 청와대 문서유출 사건 재판 과정에서 나왔었다. 물론 이전 정부에서 민심 이반을 야기한 게이트급 권력형 비리는 아직 없다. 그렇다고 미래에 없으리란 보장도 없다. 대통령 친인척 잔혹사가 대부분 권력의 힘이 빠지는 임기 후반기에 일어났다. 박대통령을 지지한 다수의 국민은 대통령 주변 비리 게이트 하라고 당선시킨 것 아니다. 박 대통령과 이 정부가 경고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친인척 관리 전반을 재점검해야 하는 이유다.
검찰, 이상득 전의원 출국금지-포스코 비리
검찰이 포스코 측으로부터 측근을 통해 거액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이상득 전 의원을 출국금지한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검찰 관계자는 "이 전 의원 측근들이 운영하는 외주업체가 정준양(68) 전 포스코 회장의 특혜로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에 이르는 이익을 챙긴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고, 이 돈의 상당 부분이 이 전 의원을 위한 정치자금으로 쓰였다는 사건 관계자의 진술을 확보했다"면서 "조만간 이 전 의원을 소환 조사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조상준)는 이날 경북 포항에 있는 포스코 외주업체 N사와 W사 등 2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여 회계 자료를 확보했다. 포스코와의 불법 거래로 수사를 받게 된 이 전 의원 측근의 외주업체는 모두 5곳으로 늘어났다. N사는 자재운송 전문업체로 2010년 7월 기존 업체의 물량을 떼어내 연매출 20억~30억원 규모로 설립됐다. 대표 채모(57)씨는 포항 지역 불교신도단체연합회장을 지내며 선거 때마다 이 전 의원의 측근으로 활동했다. 검찰은 가구점을 운영하던 채씨가 정 전 회장의 지원을 받아 갑자기 포스코 외주업체의 대표가 됐으며 회사 수익금 일부를 이 전 의원 선거에 사용한 정황을 포착했다.
W사는 1989년부터 포항제철소 내 집진시설 정비를 맡아오던 I사의 일감 중 대기환경 측정 부분만 떼어내 2010년 말 만든 회사다. 연매출 20여억원 규모로, 대표 정모(56)씨는 이 전 의원의 인척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이병석(63·경북 포항 북구) 새누리당 의원의 측근인 한모(63)씨가 포스코에서 일감을 몰아받는 과정에 이 의원과 정 전 회장이 직접적으로 관여했다는 진술을 확보했으며, 이 의원 측근이 운영하는 포스코 외주업체 3~4곳을 추가로 수사 대상에 올려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혜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