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레져 참사에 어민들 생계는?
7일 오후 3시 30분 제주 추자도 추자항. 장정 6명이 1.6t짜리 고무보트에 차례로 올랐다. 돌고래호 사고 실종자를 찾기 위해 나선 추자도 주민들이다. 모두 30대로 섬에서 가장 젊은 축에 낀다. 오전 8시 30분부터 2시간 30분씩 바다로 나가는데 이날만 벌써 3번째다. 박왕철 씨(38)는 “보트를 타고 큰 배들이 접근할 수 없는 무인도 근처를 수색한다”며 “체력이 달릴 때도 있지만 지금은 무엇보다 시간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사고 소식이 알려진 뒤 추자도 주민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구조활동에 힘을 쏟고 있다. 사고 직후 추자도 어선 50여 척이 해상 수색에 참여했다. 주민 360여 명은 해변을 뒤지며 사고 유류품과 실종자 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전문적인 훈련을 받거나 장비를 갖추지 않은 상태이다 보니 2차 사고 우려도 나오고 있고 주민들은 생계를 내팽겨친채 수색하고 있다.
6일 오전 8시 30분경 시신 2구를 수습한 김종우 씨(53)는 이날 허리를 다쳤다. 바다에 떠있는 유실물을 건져내기 위해 무리하게 몸을 뻗다가 생긴 것이다. 김 씨는 “추자도 근처의 조류나 지형에 대해 우리만큼 잘 아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주민들이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험이 많고 환경에 익숙한 주민들이지만 심야시간에 악천후다 보니 위험한 상황이 나오기도 했다. 5일 오후 9시 30분 사고 소식을 듣자마자 배를 몰고 나간 김찬중 씨(53)는 라이트를 켜도 시야 확보가 되지 않고 레이더상에 아무것도 걸리지 않았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죽은 사람들이야 안타깝고 안됐지만 무슨 공익이나 국가를 위해서 바다에서 변을 당한 것도 아니고 이번 ‘돌고래호 참사’에 언론의 이상하리만치 지대한 관심으로 오히려 지나치게 국력이 낭비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낚시 라는 ‘즐기기 레져’로 죽은 사람들 때문에 대통령이 한마디하고 군경의 수많은 배, 인력들이 나섰다. 변을 당한 이들을 찾는다고 고기잡이로 먹고사는 지역어민들 마저 생계를 내팽겨쳐야 하는 것은 좀 너무한 일이지 않은가?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