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통령, 동북아 새외교, 비즈니스 2.8억불 실질성과
박근혜 대통령은 4일 “앞으로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위해 중국과 같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며 “가능한 한 조속한 시일 내에 한반도 평화통일을 어떻게 이루어 나갈 것인가에 대해 다양한 논의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서울로 귀국하면서 기내 간담회를 갖고 “북한 핵실험 등 다양한 형태의 도발이 있을 수 있다고 예상할 수 있는데 긴장 상태가 어떻게 해결되느냐의 귀결점은 평화통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협의에서 가장 중점을 둔 건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지켜 나가는 데 있어 중국과 어떻게 협조하고 협력해 나갈 것인가였다”고 전했다. 앞으로 한중 양국 간 다양한 논의가 벌어질 것을 예고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지뢰 도발 사건도 있었지만 앞으로 핵실험, 또 여러 가지 다양한 형태의 도발을 억제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중국이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어떤 도발에 대해 절대로 인정하지 않고 반대한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통일 문제와 관련해 주변국의 동의를 구하는 작업이 신외교의 방향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박 대통령은 “앞으로 외교력을 발휘해 평화통일이 어떤 의미가 있고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도 어떤 좋은 점이 있는지 설명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박 대통령은 한중일 3국 정상회의 개최 합의와 관련해 “동북아의 평화에 대한 논의를 위해선 대승적 차원에서 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해 시 주석이 동의해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대통령, 상해 임시정부 청사 재개관식 참석
박 대통령은 앞서 이날 상하이 시 황푸(黃浦) 구 마당(馬當) 로 306-4호에 위치한 임시정부청사 재개관식에 참석했다. 임시정부청사는 백범 김구 선생이 ‘백범일지’를 집필했고, 일제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 ‘한인애국단’이 조직돼 윤봉길 이봉창 의사의 의거를 준비한 역사적 장소다. 박 대통령은 축사에서 “상하이 임시정부는 1919년 3·1운동의 결과로 수립된 국내외 8개 임시정부가 하나로 통합을 이뤄 우리의 독립운동을 주도했던 민족사적 의미를 지닌 곳”이라고 강조했다.
임시정부청사를 둘러보던 박 대통령은 윤 의사와 이 의사의 의거를 소개한 ‘한인애국단의 활동’ 코너 앞에 멈춰 섰다. 1932년 4월 29일 일제의 상하이 점령 기념행사에 참여한 일본군 수뇌부에 폭탄을 던진 윤 의사의 의거에 중국도 흥분했다. 이 의사는 1932년 1월 8일 일본 도쿄에서 관병식을 마치고 돌아가던 히로히토(裕仁) 일왕에게 수류탄을 던졌다. 비록 실패했지만 한국인의 항일투쟁을 널리 알렸다. 박 대통령은 임시정부청사를 둘러본 뒤 방명록에 “선열들의 애국정신을 이어받아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이루어 내겠습니다”라고 썼다.
앞으로의 보완점
박근혜 대통령은 4일 오후 귀국했다. 2박3일간의 방중 외교가 거둔 성과는 푸짐하다. 하지만 그 성과만큼 박 대통령의 귀국 짐 보따리에는 전보다 더 고난도의 외교 숙제들이 담겼다. 전승절 열병식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나란히 앉은 박 대통령에게 불편한 시선을 숨기지 않은 미국·일본·북한이 대표적이다. 외교 전문가들은 방중 외교를 완성하기 위해 ‘신(新)외교’전략에 시동을 걸 때라고 했다.
한·미 동맹 : 박 대통령의 열병식 참석에 대해 미국은 “존중한다”(마크 토너 국무부 부대변인)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하지만 3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미·일 동맹에만 방점을 찍는 태평양전쟁 종전 70년 기념 성명을 내놓은 것은 미국의 시각이 그리 ‘쿨’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9월 말로 추진 중인 한·미·일 외교장관회의, 10월 16일 한·미 정상회담 등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일 관계 : 일본은 박 대통령의 방중 전부터 노골적으로 불편한 심사를 드러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3일 “(열병식 관련) 발언을 삼가고 싶지만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불행한 역사에 집중할 게 아니라 미래지향적으로 임하는 자세를 보여주기 바란다”고 한·중을 함께 겨냥했다. 여전히 위태로운 한·일 관계의 일단을 보여준다. 특히 한·중·일 3국 정상회의 개최에 공감한 것만으로 안심할 때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대통령 방중, 비즈니스 2.8억불 실질성과"
한편,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4일 중국을 방문한 것을 계기로 열린 한·중 기업 간의 비즈니스 1대1 상담회 결과 총 1천428건의 상담이 진행돼 이 가운데 43건, 2억800천만 달러(약 3천100억원)의 실질적 성과가 달성됐다고 청와대가 5일 밝혔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번 1대1 상담회는 지난달 27∼29일 상하이(上海) 한류상품박람회 계기와 지난 4일 한·중 비즈니스포럼 직전에 2차례 열렸다. 1차 상담회에서는 우리 기업 107곳, 중국 기업 400여곳이 참석해 콘텐츠·화장품 등 한류상품 위주로 상담이 이뤄졌고 총 1천18건의 상담에서 15건, 1천1만달러(약 110억원) 규모의 수출 및 라이센싱·투자진출 등의 계약이 체결됐다.
2차 때는 우리 기업 81곳과 중국 기업 198곳이 참석해 보건의료·항공부품·환경 등 신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상담이 이뤄져 410건의 상담에서 28건, 2억7천만달러(약 3천억원)의 성과가 도출됐다. 청와대는 "2차 상담회의 경우 준비기간이 짧고 중국 전승절 임시연휴 기간이어서 양국 기업들의 참여가 저조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대통령 순방 계기 1대1 상담회 효과가 알려지면서 다수의 양국 기업들이 단기간에 참가 신청을 했다"며 "특히 중국에 온라인 유통망을 구축한 대기업이 바이어로 참가해 우리 중소기업의 현지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동반성장 모델도 등장했다"고 전했다.
엄원지 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