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국방 "논의 완료시점 정해지지 않아"…예상보다 결론 늦어질듯
한미 국방장관회담…"필요성 인정 부분도 있고 의견 다른 부분도 있어"
(반다르스리브가완<브루나이>=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한국과 미국 정부간 협의 중인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시기 재연기 논의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김관진 국방장관과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은 28일 브루나이에서 양국 국방장관회담을 갖고 전작권 전환 재연기 문제를 논의했으나 차관보급 또는 실무차원에서 '기술적인 문제'에 대한 협의를 계속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와 관련, 김 장관은 현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10월 초) 한미안보협의회(SCM) 때도 협의를 계속할 것이고 결론을 언제까지 내자고 정해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미측과 전작권 연기를 전제로 논의 중이냐'는 질문에 대해 "그렇다"고 밝힌 뒤 "언제까지 연기하겠다는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고 (연기에 필요한) 조건을 평가해서 이 정도면 연기할 수 있지 않느냐는 기술적인 문제를 주로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의 언급은 한미간의 전작권 재연기 논의가 당초 예상보다 늦은 내년까지 계속될 것임을 시사하는 정부 당국자의 첫 발언이다.
국방부는 오는 10월 2일 서울에서 개최되는 제45차 SCM에서의 합의를 목표로 미측과 전작권 전환 재연기 문제를 협의 중이라고 밝혀 왔다.
한미가 앞으로 집중적으로 협의해야 할 기술적인 문제는 ▲ 전작권 전환 합의 당시 안보상황과 앞으로 한반도 안보상황 재평가 ▲ 북한 핵과 미사일에 대한 대응 수준 ▲ 전작권을 행사할 수 있는 한국군의 군사적인 능력 등이다.
양국은 지난 5월 중순 우리 정부의 제의로 전작권 재연기 문제를 협의하기 시작했으며, 한반도 안보상황을 고려해 큰 방향에서는 연기 필요성에 인식을 함께 하지만 세부적인 부분에서는 일부 '이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도 이날 회담 직후 '전작권 연기에 합의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서는 "그 필요성에 대해서는 상호 간 인정하는 부분도 있고 의견을 달리하는 부분도 있다"면서 "앞으로도 계속해서 협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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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루나이서 한미 국방 회동
- (AP=연합뉴스) 김관진 국방장관(왼쪽)과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오른쪽)이 28일(현지시간) 브루나이의 반다르스리브가완에서 회담을 하고 있다. 이날 회담에서 양국 국방장관은 북한 핵 등 한반도 안보상황을 평가하고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재연기 문제 등 군사현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곳에서 28~29일 이틀간 개최되는 제2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에 참석중이다. marshal@yna.co.kr U.S. Defense Secretary Chuck Hagel, right, and South Korea's Defense Minister Kim Kwan-jin, left, talk during their bilateral meeting in Bandar Seri Begawan, Brunei, Wednesday, Aug. 28, 2013. (AP Photo/Vincent Thian)
이에 대해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장관의 발언은 미측이 전체적으로 반대한다는 뜻이 아니다"면서 "근본적인 것에 대한 이견이 아니라 앞으로 논의할 요소가 많다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내달 중 미국을 방문, 전작권 재연기를 매듭지을 것이란 관측에 대해 김 장관은 "전작권 전환은 한미동맹 60년사에서 큰 문제이므로 군사적 차원뿐 아니라 보다 큰 논의가 필요하다"면서 "그런 차원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미측은 이번 회담에서 우리측의 전작권 재연기 제안 배경 설명을 경청한 뒤 이에 대해 충분하게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이번 회담에서 3차례 핵실험 이후 진행되고 있는 북한의 핵위협도 집중적으로 평가했다.
김 장관은 북한 핵은 우리 국민의 생존 문제와 직결되어 있기 때문에 양국의 공동 대처 방안이 필요하다는 뜻을 미측에 전달했다.
특히 양국이 북한의 핵 사용을 가정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북한이 오판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당국자는 회담에 앞서 "북한이 탄도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도록 핵무기를 소형화하는 것이 아주 멀다고 느끼지 않는다"면서 "미측도 우리와 같이 북한 핵을 실질적인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 등 변화된 안보상황을 감안해 전작권 전환시기를 재평가해야 한다는 의견을 미측에 제시한 상태다.
김 장관은 이날 뉴질랜드,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브루나이 국방장관과도 잇따라 양자 회담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