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든 코스닥-중국 저성장에 미국금리, 경제 좀 보시라!
19일 주식시장이 폭락하자 KDB대우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현재 증시 상황은 모멘텀이 상실된 무풍지대와 같다’며 우려하고 있다. 나머지 증권사들도 할 말을 잃은 듯했다. 증권가에서 조정이 길지 않을 것이라는 다소 희망적인 전망은 자취를 감췄다. 그만큼 우리 증시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이 심각하다. 중국경제의 경착륙 우려와 증시 불안,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과 같은 악재가 꼬리를 물면서 외국인의 ‘팔자! 코리아’가 갈수록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게다가 기업 실적은 신통치 않고 내수 경기도 여전히 위축돼 있다. 우리 증시는 지금 시계제로의 안개속이다.
코스닥, 중소형주 급락
코스피는 지난 4월 2150선을 돌파한 이후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달 반등에 나서며 일시적으로 2100선을 회복하기도 했지만 다시 1940선 밑으로 떨어졌다. 이달 들어 코스피가 상승 마감한 날은 단 엿새에 불과했다. 코스피는 이날 7월 초 대비 7.5%나 하락했다. 코스닥 변동성은 더 심하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코스닥지수는 7월 초와 비교해 -11.8% 떨어졌다. 이달 들어 5일을 제외하고는 연일 하락인데 급기야 이날 코스닥은 장중 한때 6% 넘게 급락했다.
이날 주가 급락은 대내외 불안으로 그동안 외국인 유동성의 힘으로 상승했던 코스피 중소형주와 코스닥 매물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는 것도 투자심리를 크게 위축시키고 있다. 이날 기관은 코스닥에서 1616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2000년 1월 이후 최대 규모 순매도를 나타냈다.
대내외 악재에 불확실성만 증가
우리 증시를 둘러싼 주변 환경은 매우 좋지않다. 수출 비중이 큰 중국의 저성장이 지속하는 가운데 오는 9월 미국 금리 인상도 예정돼 있다. 이 때문에 글로벌 시장 전반에 위험자산 회피 기류가 확산하고 있다. 한국을 포함한 신흥시장 전체에 대한 경계심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7월 이후 중국, 홍콩, 말레이시아 등 주요 아시아 증시는 6∼14% 하락했다. 주요 신흥국 통화 약세와 더불어 달러 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면서 유동성 공급도 쉽지 않다. 글로벌 투자자금이 신흥국에서 빠져나가는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에서 1조7912억원, 코스닥에서 1416억원어치를 팔고 떠났다. 매도세는 이달 들어 더 거세져 지난 18일까지 코스피는 1조1454억원, 코스닥은 1494억원 순매도를 나타냈다. 그렇다고 국내 기업 실적 전망이 좋은 것도 아니다. 2분기 기업 실적 시즌이 마무리된 지금 전체 전망치 달성률은 89%에 그쳤다. 이익 추정치도 지속적으로 하향조정되고 있다. 삼성증권은 2015년 코스피 예상 순이익을 114조1000억원에서 최근 102조3000억원으로 내렸다. 한마디로 심각하다. “경제상황이 녹록치 않다”고 전망과 상황에 눈치보며 묻어만 갈 것이 아니라 국회와 정부는 실효적 대책을 내놓으라고 있는 것 아닌가? 그런 말 아무나 다 한다.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