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 국조 종료…野 "특검 필요" vs 與 "정치적 노림수"
8월 결산국회 공방…與 "민생 외면" vs 野 "국조 물타기"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이귀원 박경준 기자 =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가 금주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면서 여야 대치 정국이 분수령을 맞고 있다.
여야는 휴일인 18일에도 국정원 국조 문제를 둘러싸고 첨예한 대립 국면을 이어갔지만 민주당 장외투쟁의 동력을 제공해 온 국정원 국조가 오는 23일 종료됨에 따라 변화된 정치 환경이 여야 대화의 새 모멘텀을 제공할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결산국회와 정기국회가 파행으로 치달을 경우 집권 여당으로서 책임론에 휩싸일 부담이 있고, 민주당도 장외 투쟁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으로 인해 출구 전략 필요성이 제기된다는 점에서 여야 모두 절충점을 찾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여야 모두 아직 명분 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려는 듯 결산국회 소집, 국정원 국조 청문회 추가증인 채택 문제와 공개 수위, 국정원 국조후 특검 도입 문제 등을 놓고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날 결산국회의 정상적 진행을 명분으로 18일째 장외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민주당을 비판하면서 국회 복귀를 강하게 압박했지만, 민주당은 결산국회 소집 요구가 국정조사의 힘을 빼려는 의도라고 맞섰다.
새누리당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은 2012년 대선 패배를 살풀이하듯 밤새 촛불을 켤 때가 아니라 결산국회를 위해 밤새워 일할 때"라며 "제1야당으로서 민생국회와 결산국회 소집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민주당 정성호 원내수석부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국민의 관심이 국정조사에 쏠린 상황에서 단독으로 결산국회 소집을 요구한 것은 민주당 장외투쟁의 동력을 빼고 국정조사를 물타기 하려는 의도"라고 반박했다.
국정조사와 관련해선 민주당이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과 권영세 주중 대사의 증인 채택을 거듭 요구했지만 새누리당은 "더는 양보는 없다"며 일축했다.
특히 국정원 국조가 뚜렷한 성과 없이 막판으로 접어드는 가운데 민주당 일각에서 특별검사 도입 필요성을 제기해 주목된다.
문재인 의원은 이날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4주기 추도식에서 "국조로 제대로 진상이 규명되지 않는다면 특검을 통해서라도 끝까지 진상을 밝혀야 한다"면서 "지난 대선 때의 국정원 대선 개입 진상과 함께 서해 북방한계선(NLL) 대화록 유출, 또 그로 인한 공작들, 그와 함께 대화록이 국가기록원에 없는 부분에 대한 규명까지 특검을 통해 규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승조 최고위원과 박지원 전 원내대표도 특검 도입을 요구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특검 요구는 한마디로 어불성설이자 자가당착"이라면서 "민주당의 특검 요구 배경에 정쟁 구도를 유지하고 현 정부의 정통성을 부정하기 위한 정치적 노림수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김 전 대통령 서거 4주기를 맞아 새누리당 황우여,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조우한 것을 계기로 경색된 정국의 실타래가 풀릴 수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황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의 3자 회동을 줄곧 주장해왔고, 김 대표도 박근혜 대통령과 단독회담이 여의치 않으면 3자 회담까지 수용할 수도 있다는 여지를 보인 상태다.
일단 황 대표와 김 대표 측 모두 박 대통령과의 회동 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이미 양측 지도부 사이에 일부 진전된 내용이 오간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정국 경색이 어떻게든 풀리지 않겠느냐. 결국 시간의 문제"라면서 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동에 대해 "박 대통령도 하반기 국정운영의 중심을 민생에 두고 관련 정책의 입법에 주력할 방침인 만큼 청와대 회담의 형식에 유연성을 발휘할 여지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8/18 17:5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