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할룰라’ 북상중, 피서객들 주의요망
제12호 태풍 '할롤라'의 북상으로 주말인 25일 제주와 남해안을 중심으로 지자체에 비상이 걸렸다. 반면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웃도는 폭염 속에 전국 주요 해수욕장 등에는 피서객들이 몰리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 23일부터 상황실 운영을 강화하고 도의 모든 부서와 행정시, 읍·면·동에 자연재난 행동매뉴얼에 따라 피서객 안전조치, 재해취약지 예찰, 배수로 정비와 수방자재 점검 등에 철저히 나서도록 지시했다.
24일에는 행정부지사 주재로 도 실·국·본부장을 비롯한 기상청·교육청·해군·경찰청·해양경비안전본부·한국전력 등 관계기관과 합동 상황판단 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도 농업기술원은 농작물 관리요령을 통해 감귤원의 관리와 비닐하우스를 점검하고 콩, 수박, 참깨 등의 밭작물이 침수·유실되는 것을 막기 위한 배수로 정비를 주문했다. 부산시는 태풍 영향권에 들 것으로 예상하는 26일부터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시 재난대응과를 중심으로 비상근무에 나선다.
행정지원 담당관을 16개 자치구·군에 파견해 재해취약지역 187곳에 대한 사전 예찰과 침수 방지를 위한 배수로 점검, 붕괴우려 지역 정비 등을 실시한다. 부산시는 지난해 8·25 집중호우 피해 복구 사업장의 재피해 방지 조치를 마련토록 지시했다. 도심 철탑과 타워 크레인 등 시설물 점검과 옥외광고물, 가로수 고정 여부를 점검하고 지하차도 등 저지대 도로 침수와 통제 대책을 수립하도록 했다.
태풍은 북상 중이지만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웃도는 폭염으로 주요 해수욕장에 피서객이 몰렸다. 부산은 화창한 날씨와 폭염에 해운대 해수욕장과 광안리 해수욕장 등에 수십만 명의 피서객이 몰려들었다. 태풍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송도해수욕장에는 파도타기 행렬이 이어졌다. 송도 바다 위를 산책할 수 있는 길이 104m, 폭 2.3m 규모의 '스카이워크'에도 수백 명이 몰려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경남 거제시 구조라해수욕장, 학동몽돌해수욕장 등에도 이른 오전부터 피서객들이 찾아왔다. 제주시 삼양동 검은모래해변에는 검은 모래를 소재로 한 축제가 열렸다. 이곳 해변을 찾은 피서객들은 한여름 태양에 뜨겁게 달궈진 모래에 몸을 묻고 파라솔 아래로 얼굴만 내밀어 찜질하며 온몸에 쌓인 피로를 풀었다.
전남도는 재난대책본부를 구성하고 비상근무를 시작했다. 재해위험시설을 점검하고 보강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남도와 18개 시·군은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운영하는 한편, 단계별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산사태 위험구간과 급경사지·공사장·하천변 도로와 주차장·지하차도 등 침수 또는 붕괴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예방활동을 강화할 방침이다. 선박 출항은 통제하고 어선은 안전한 곳에 묶어 피해가 없도록 하고 있다. 도는 태풍 진로 방향을 주시하면서 상황에 따라 단계별 비상근무 확대, 전 공무원 비상동원 등 비상대응계획도 마련할 계획이다. 피서객들의 주의가 요망된다.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