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손 우려"..국립중앙박물관에 최종 통보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국보 제83호 금동반가사유상의 미국 전시가 불가능해졌다.
문화재청은 오는 10월29일부터 내년 2월23일까지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에서 열리는 '황금의 나라, 신라' 특별전 전시를 위해 국립중앙박물관이 반출 허가를 신청한 문화재 목록 중에서 금동반가사유상 등 3건 3점을 제외한 반출허가 목록 18건 23점을 확정해 지난 29일자로 박물관에 공식 통보했다.
문화재청은 박물관에 보낸 '국가지정문화재 국외반출 허가(황금의 나라 신라특별전)' 공문서에서 '문화재위원회 동산분과 심의 결과'를 들어 이같이 통보했다.
이 문서는 문화재위가 박물관이 해외 반출을 신청한 국가지정 문화재에 대해 "다량 유물 및 장기 구외 반출 자제 권고, 서류보완 제출(유물운송, 포장, 해포 담당자 명시)"을 했음을 근거로 들어 '조건부 가결'했다고 주장하면서 "문화재위원회 권고사항에 따라 3건 3점 조정(훼손 우려가 있는 일부 국보 제외)"했다고 적시했다.
이에서 조정했다는 것은 해외반출을 불허했다는 뜻이다. 박물관이 해외 반출을 신청했다가 거부된 나머지 2점은 기마인물형토기와 토우장식장경호다.
이에 따라 박물관은 이번 미국 전시에 국보 제79호 경주 구황동 출토 금제여래좌상을 비롯한 국가지정 문화재 18건 23점을 대여하게 됐다.
하지만 문화재청의 이번 결정은 해당 문화재위원회가 이미 반출 허가를 심의한 내용을 반출 허가의 최종 허가권이 있는 문화재청장이 뒤집은 데다가 문화재위 심의 내용을 두고 박물관은 다른 해석을 하고 있어 거센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현행 문화재보호법 제39조(수출 등의 금지)에서는 "국보, 보물, 천연기념물 또는 중요민속문화재는 국외로 수출하거나 반출할 수 없다"고 하면서 "다만, 문화재의 국외 전시 등 국제적 문화교류를 목적으로 반출하되, 그 반출한 날부터 2년 이내에 다시 반입할 것을 조건으로 문화재청장의 허가를 받으면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에 따라 변영섭 문화재청장은 국보 제83호 금동반가사유상이 잦은 해외 전시로 훼손 우려가 있음을 들어 문화재위원회 결정을 뒤엎고 반출 불가를 결정했다.
문화재위 동산분과는 지난 2월14일 회의에서 격론을 벌인 결과 해외 반출 대상 국보·보물급 문화재가 너무 많다는 이유 등을 들어 보류 판정을 하는 우여곡절을 거쳐 4월11일 국가지정문화재 21건 26점에 대한 해외반출을 '조건부 가결'했다.
당시 문화재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조건부 가결 밑에는 '서류 보완, 제출(유물운송, 포장, 해포담당)'과 '장기기간 국외 반출, 대량유물 국외반출 자제권고'의 두 가지 항목이 붙어 있다.
하지만 당시 회의에 참가한 A 문화재위원은 "83호 반가사유상을 국외 반출하기로 문화재위가 의결했다"면서 "83호 반가사유상이 앞으로는 자주 국외로 나가는 일을 이제는 자제하기로 문화재위 차원에서 권고 사항을 담은 것이 바로 조건부 의결"이라고 말했다.
A위원을 포함해 당시 회의 참가 거의 모든 문화재위원과 국립중앙박물관도 당시 문화재위가 83호 반가사유상의 해외 반출을 허가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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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7/30 12:0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