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 '가짜 백수오'-이엽우피소 검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가짜 백수오' 논란을 빚어온 내츄럴엔도텍의 백수오 제품을 재조사한 결과 가짜 백수오인 이엽우피소 성분이 검출됐다고 30일 밝혔다. 식약처는 "'백수오등 복합추출물'을 제조·공급한 내츄럴엔도텍에 보관된 백수오 원료에서 이엽우피소가 혼입된 것으로 조사결과 드러났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이번에 재조사한 원료는 지난 3월 26일, 27일에 입고된 백수오 원료"라면서 "해당 백수오 원료는 한국소비자원이 검사한 백수오 원료의 입고날짜와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식약처는 "이번 재조사에서는 기존에 시행한 '대한민국약전외한약(생약)규격집' 시험법 이외에도 '식품 중 사용원료 진위 판별지침서'에 따른 시험법으로도 교차 시험했고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iPET)이 개발한 시험법도 참고로 활용했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소비자원이 지난 22일 내츄럴엔도텍의 백수오 원료에서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내츄럴엔도텍이 검사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며 반박하자 해당 원료에서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는지 재조사를 벌여왔다.
내츄럴엔도텍은 소비자원의 발표 직후 "지난 2월 식약처가 조사한 결과에서는 이엽우피소가 검출되지 않았다"며 주장하기도 했다. 식약처는 이에 대해 "이번에 재조사한 원료는 입고날짜가 3월 26일, 27일로 한국 소비자원이 검사한 백수오 원료의 입고날짜와 동일하지만 지난 2월에는 검사한 원료는 입고날짜가 2014년 12월 17일자였다"며 "입고일이 다른 원료는 재배 농가와 재배지 등이 다를 수 있으므로 동일한 원료는 아니다"고 해명했다.
한편 식약처는 내츄럴엔도텍 이외에도 한국소비자원이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고 발표한 식품 21개 가운데 자진 폐기된 제품 8개를 제외하고 13개를 수거해 검사한 결과 모두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고 말했다. 식약처는 "백수오를 원료로 제품을 제조하는 전국 256개 식품제조가공업체와 44개 건강기능식품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전수 조사를 시행 중"이라며 "백수오의 효과를 기대하고 섭취하려는 소비자는 전수 조사결과가 나올때까지 섭취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부, 내츄럴엔도텍건, 검찰수사 별개 신속조사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결과 내츄럴엔도텍의 백수오 제품이 '가짜'로 결론나면서 금융당국의 주식불공정거래 조사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30일 금융감독원 고위관계자는 "내츄럴엔도텍 사건을 엄중하게 보고 한국거래소의 기초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최대한 신속하게 본조사에 들어갈 것"이라면 "임원들의 미공개정보 이용혐의는 사실여부가 확인되는 대로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추후 투자자 소송이 진행될 때 당국 조사결과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여부도 모니터링하고 있지만 특정회사의 부정적 이슈가 코스닥 시장 전체로 번지지 않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금융위원회 관계자 역시 "현재 조사중인 만큼 구체적인 상황을 밝힐 수 없지만 투자자 피해가 커서 사안을 엄중하게 보고있다"면서 "한국소비자원이 고발한 검찰조사와 별개로 진행하며 통상적인 조사심리에는 2~3개월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현재 당국은 금융위 자본시장조사단을 주축으로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본부가 내츄럴엔도텍의 미공개정보 이용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거래소 시장감시본부는 최근 수개월간 내츄럴엔도텍 주식을 매매한 계좌를 전수조사중이며 소비자원 조사와 발표 등 시점을 전후한 대량매매와 공매도 등 이상매매 패턴을 추리고 있다. 미공개정보 이용이 맞다고 판단되면 자본시장조사단이 나서 본격적으로 계좌 소유주에대한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앞서 내츄럴엔도텍 임원 3명은 소비자원이 '가짜 백수오' 조사결과를 발표한 지난 22일 보유주식을 매각했다. 김태천 공장장과 이권택 연구소장, 권순창 연구소장 등 3인은 22~23일중 보유주식을 장내매도했다. 매각규모는 총 22억2000여만원이다. 또 소비자원이 조사에 들어간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일까지 김철환 본부장(비등기임원)도 보유주식 1만주를 5차례에 걸쳐 매도해 7억원이상의 시세 차익을 올렸다.
감독당국은 이에 대해 내부정보를 이용한 주식매매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22일은 소비자원의 가짜 백수오 조사결과 발표로 내츄럴엔도텍 주가가 하한가에 진입한 날이었다. 지난 22일 발표에 앞서 내츄럴엔도텍이 소비자원과 조사 결과 발표를 두고 간담회를 실시하는 등 조율하는 과정이 있었다는 점에서 내부 정보를 활용한 주식 매매를 의심받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내츄럴엔도텍 임직원과 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주식매매 여부 내부정보 인지여부를 조사중이다.
아울러 주가가 한창 치솟던 시점에 과도한 공매도 물량이 나온 것도 조사대상이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주식을 빌려 미리 물량을 내다파는 행위다. 내츄럴엔도텍은 지난 14일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하루 전체 거래량의 23.6%에 해당하는 8만6336주가 공매도 물량으로 나왔다. 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관계자는 "내츄럴엔도텍과 관련된 모든 사항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미공개정보 정보활용으로 판단되면 자본시장조사단에 보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내츄럴엔도텍의 주가는 조사 발표 전날인 21일 8만6600원으로 장을 마감했지만 가짜 백수오 논란이 커지면서 전일 4만100원으로 반토막났다. 6거래일 중 5거래일이 하한가를 기록했다.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