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홍준표건은 메모지와 검찰진술 불일치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남긴 메모와 육성(肉聲)에서 2011년 6월 한나라당 대표 경선 자금 명목으로 홍준표 경남도 지사에게 1억원을 전달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 정작 검찰 조사에서는 '전달자'로 지목된 당시 캠프 공보특보 윤승모씨에게 생활자금 명목으로 돈을 준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 전 회장은 지난 3일 검찰 조사에서 회사 돈 횡령 자금의 일부인 현장 전도금(前渡金·회사가 공사 현장에 내려 보내는 자금) 32억원 중 1억원 사용처에 대해 "윤씨의 생활이 어려우니 1억원을 인출해 생활자금으로 쓰라고 한장섭 부사장을 시켜 보내준 것"이라고 진술했다. 윤씨는 한때 경남기업의 부사장을 지내기도 했다.
이는 성 전 회장이 숨지기 수시간 전 경향신문과 전화 인터뷰에서 밝힌 1억원의 최종 전달자와 명목이 다른 진술이다. 성 전 회장은 인터뷰에서 "2011년도일 겁니다. 5~6월달쯤되는데 내가 그 사람한테도 한나라당을 사랑하기 때문에 그 친구한테도 1억원을 캠프에 가 있는 윤승모를 통해서 전달해줬다"고 말했다. 앞서 경남기업 재무를 책임졌던 한 부사장은 검찰에서 "성 전 회장의 지시로 홍준표 후보 캠프의 윤씨에게 1억원을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윤씨를 소환해 홍 지사에게 돈을 줬는지 등 정확한 사실 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다. 한편 성 전 회장의 장남 승훈(34)씨는 이날 본지와 만나 "아버지가 꼼꼼하신 성격이라 그동안 정·관계에 돈을 주신 내역을 적은 장부가 있다는 소문이 있다"는 질문에 "제가 알기에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경남기업 쪽 사람들에게 물어봤는데 그쪽에도 없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승훈씨는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당부하거나 부탁한 것이 없느냐"는 질문에도 "없다"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의 동생 일종(52) 엔바이오컨스 대표도 "언론에서 말하는 성완종 리스트에 대해 나는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권맑은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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