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통령, 대구 세계 물포럼 참석, 대회준비 엉망
모나코 국왕 등과 양자회담
박근혜 대통령은 12일 “70년간 지속된 긴장관계를 남북을 잇는 물길을 통해 완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남북을 관통하는 하천을 공동으로 관리하는 일부터 시작해서 남북이 서로 만나고 소통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대구 엑스코(EXCO)에서 열린 ‘제7차 세계 물포럼’ 개회식에 참석한 박 대통령은 기념사를 통해 “국제 물 분쟁을 해결하고 화해 협력의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며 “국제 물 분쟁이 국가 간 공유하천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공유하천을 슬기롭게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20세기가 석유시대인 블랙골드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물의 시대인 블루골드의 시대”라며 “물 문제에 대한 도전을 선진국과 개도국 모두 경제성장의 기회로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또 “전통적인 물 관리 기술에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하면 기존에는 넘어설 수 없었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며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과학기술을 활용해 물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에서 연관 산업이 함께 발전하는 창조경제 실현도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박 대통령은 녹색기후기금(GCF),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 등 국제기구와 협력해 물 분야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공적개발원조(ODA)를 통한 물 분야 지원 규모를 늘리자고 제안했다. 한국의 물 관리 기술과 경험을 개도국에 지원하는 ‘K워터 프로그램’ 추진도 제안했다.
오는 17일까지 대구 엑스코와 경북 경주 하이코(HICO) 일대에서 열리는 이번 포럼에는 박 대통령 등 국가 정상급 인사 9명과 이정무 조직위원장, 베네디토 브라가 세계물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등 170여개국에서 장·차관급 고위인사, 유엔·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 관계자 3만여명이 참가했다. 세계 1, 2위를 점유하는 프랑스의 다국적 물 기업인 베올리아, 수에즈와 한국수자원공사(K-Water) 등 글로벌 물기업도 참가했다.
대통령, 되는 일이 없어-국제적 망신살
한편, 대통령이 참석한 이 중요한 행사 세계 물포럼에서 어이없게도 자격루 구조물이 쓰러졌다. 12일 열린 세계 최대 물 관련 행사인 '제7차 대구·경북 세계물포럼'의 개회식에서 조직위원회의 미숙한 진행으로 어수선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날 오후 2시에 시작된 개회식 특별행사 중에 자격루(自擊漏)를 형상화한 구조물이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이번 퍼포먼스는 박근혜 대통령과 각국 정상들이 조선시대 세종시대에 장영실이 만든 자격루를 본떠 만든 구조물의 밧줄을 당기면 물이 흘러나오는 것이었다.
하지만 박 대통령과 주요 내빈들이 밧줄을 잡아당기자 구조물이 통째로 넘어졌고, 세계 주요 인사들은 모두 깜짝놀라고 황당해 한 어이없는 대형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경호원들이 무대로 뛰어올라가 상황을 수습하는 동안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으며 이색 볼거리를 제공하려고 한 조직위의 의도가 빗나가면서 오히려 국제적인 망신을 당하는 것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