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정관계 인사 100여명에게 1억이상씩 150억원 줬다” 지인목사 폭로
채널A가 '성완종 리스트' 단독 입수 특종을 방송한데 이어 성완종 리스트 폭탄 2탄을 터트렸다. 내용은 故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의 지인인 한 목사가 성회장이 자살하기 2주 전 성 회장을 만났는데, 그 자리에서 성 회장이 "정·관계 인사 100여명 이상에게 1억원 이상씩 총150억원을 줬다고 털어놨다"고 증언했다. 이 내용은 아직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고 검찰이 수사하지 않은 메모에 기재된 8명 이외에 성회장의 돈을 받은 정관계 인사들이다.
성 회장의 오랜 지인인 한모 목사의 입에서 나온 이야기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빈소에서 채널A 취재진을 만난 한 목사는 지난달 29일, 성 회장이 자신을 만나 "정·관계 인사 100여 명에게 1억 이상씩 줬다고 말했다"고 폭로한 것이다. 성 회장과 한 목사가 만난 시점은 3월 29일로 검찰이 경남기업을 압수수색한 지 열흘 뒤였고, 지난 2일 검찰에 소환조사를 받기 나흘 전이었다. 한 목사는 성 회장이 당시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 온양관광호텔에서 만나자고 했다고 했으며 두사람은 오후 6시반부터 밤10시20분까지 4시간여 동안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온양관광호텔은 경남기업 소유인데, 성 회장과 한 목사가 만난 곳은 이 호텔 5층, 박정희 전 대통령이 온양에 온천을 즐기러 갈 때마다 들렀던 방이었다.
성 회장은 이 자리에서 "내가 먼저 줬겠냐" "달라니까 줬다"고 털어놓으며 고백했다고 한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하는 사람들이 달라니까 줬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성 회장은 "돈을 줄 때는 잘 받더니 이제는 거꾸로 나를 죽이려 한다"면서 "이런 상황이 얼마나 억울하겠냐"며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고 한다. 성 회장이 한 목사를 만난 시점은 검찰 소환조사를 받기 전이었으며 당시까지만 해도 이번 형사처벌을 받지 않을 것으로 한목사에게 자신감을 드러냈고 성 회장은 이날, "내가 왜 표적이 되는지 모르겠다"면서도 "그래도 이번에는 죄를 안 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한다.
성완종 메모에 등장한 8명의 정치인 외에도 성 회장에게 돈을 받은 정관계 인사들이 훨씬 더 많다는 증언이 나와 향후 정관계에 엄청난 핵폭풍이 휘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의 정치적 결단과 검찰의 성역없는 엄정한 수사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성완종, "대통령과 총리에 섭섭함 토로"
한편, 연합뉴스 보도에 의하면,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날 지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이완구 총리 등 현 정부 관계자들에 대한 섭섭함을 여러 차례 토로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8일 성완종 전 회장의 기자회견이 끝나고 회견장 인근에서 1시간여간 얘기를 나눴다는 충남지역 정치인 A씨는 11일 연합뉴스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성 전 회장은 기자회견 후 솔직하게 심경을 털어놨으며,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도 섭섭하다는 말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대선 때 성 전 회장이 충청남도 내 시군 의회 의장과 장학재단 관계자들을 모아 박근혜 대통령이 꼭 당선돼야 한다고 호소했다"며 박근혜 대통령 당선을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뛴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 전 회장은 충남에서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박 대통령을 만든 일등 공신이라고 자신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성 전 회장은 이완구 총리에 대해 '같은 충청권 출신으로서 항상 대통령까지 돼야 한다고 마음속으로 응원했던 사람으로 생각했다'고 언급하면서 "(검찰 조사 등에 대해)'매우 섭섭하다'는 감정을 토로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또 "성 전 회장이 반기문 총장 이야기를 했는데, 그분 생각이 이런저런 것 때문에 내가 타깃이 된 것 아니냐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성 전 회장이 '3만명 가까운 장학재단 학생들에게 나쁜 사람으로 보이는 것이 가장 두렵다'고 말했다며 성 전 회장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또 "성 전 회장이 서산·태안 주민들에게 호소문을 남겼으며 '억울하다'는 표현이 가장 많이 들어갔다"고 말했다.
호소문은 현재 지인들이 갖고 있고, 공개 여부는 유족 등과 협의를 거쳐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만남은 성 전 회장이 기자회견을 한다고 해 지역 정치인 2명이 그 자리에 찾아가면서 이뤄졌으며, 사전 약속에 의한 것이 아닌 즉흥적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성 전 회장을 서산·태안 지역에서 정치 활동을 할 때 알게 돼 이후 계속해서 친분을 유지해 온 사이라고 밝혔다.
권맑은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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