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교동 인사들 기자회견, 박지원 "승리 장담 못해"
동교동계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의 회동을 취소하는 등 진통 끝에 결국 4·29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지원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좌장인 권노갑 당 상임고문은 7일 동교동계 인사 50여명과 함께 동작동 국립현충원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그는 참배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재보선 지원 여부에 대해 "우리가 당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선당후사'의 정신은 변함이 없다"며 "그동안 분분했던 부분도 있지만 두 분이 만나 어느 정도 합의를 이뤘다"고 말했다.
이어 "지원 결정은 변함이 없다"며 내부 반발 기류에 대해서도 "의견이 거의 다 모아졌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당내 주류에 대한 동교동계의 서운함을 감추지 않아 친노(親盧·친노무현) 진영에 대한 앙금이 완전히 가라앉지 않았다는 뜻도 동시에 피력했다. 권 상임고문은 "김 대통령은 살아생전 무엇보다 '하나가 돼야 한다'고 했는데, 하나가 된다는 것은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다"며 "서로 북돋워주고 껴안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당 지도부가 동참을 이끌 수 있는 행동을 해야 하고 노력을 많이 해야 한다. 그 점이 아쉽다"며 문 대표를 비롯한 주류세력을 향해 '뼈 있는 말'을 건넸다. 그는 문 대표 등 친노 세력에 대한 호남 및 구(舊) 민주계 출신 인사들의 불만 기류와 관련해 "그것은 사실이며, 그런 것은 우리가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앞으로는 모든 계파를 초월해 서로 배려하고 하나로 갈 수 있는 당 운영을 하면서 화합적으로 나아가야 한다"고도 했다.
동교동계 인사들은 2009년 8월18일 DJ 서거 후 매주 화요일마다 이희호 여사와 함께 묘역을 참배했으며, 이날 행사에도 이 여사가 참석했다. 이들은 참배 이후 서울 마포의 한 식당에서 오찬 회동을 가졌다. 회동 직후 권 상임고문은 "충분히 의견을 나눴다"며 계파 내 재보선 지지 의사가 모아졌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박지원 의원을 지목하며 "박 의원이 세부적인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세부적인 논의 내용 중에는 구체적인 동교동계의 재보선 지지 방법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보선 지지와 관련해 권 상임고문이 오는 9일 4.29 보궐선거 지역구인 광주 서구에 내려가 후보 지원 활동을 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아직도 동교동계의 의견은 미묘하다. “선당후사” 권고문의 말은 그렇지만 이말은 “우리는 새정치민주연합의 단합을 바라는 것이지 문재인 후보를 돕는 것은 아니다.” 이런 늬앙스로 해석되고 있다.
박지원, "내가 돕더라도 재보선 승리 장담못해"
한편,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은 6일 동교동계와 자신의 4·29 재보궐선거 지원 문제와 관련,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할 일을 하겠지만, 현장 분위기는 당선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5일 문재인 대표와의 회동 이후 침묵해온 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한 언론과 인터뷰를 갖고 "동교동계가 선거지원을 재논의할 것이며 권노갑 고문이 불만이 있는 동교동 인사들을 잘 설득할 것으로 안다. 문대표를 돕기 위해서가 아니라 당을 살리기 위해 나서는 것이다. 문대표에게 대선행보를 하지말고 대표역할에 충실하라고 했다"고 알려졌다. 또, 비공식적으로 문대표와 동교동 사이에 6:4지분 이야기도 오고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많은 정치전문가들은 “동교동이 당을 깨고 새로 창당하기도 어려운 점이 많아 곤란하고 그렇다고 문대표를 포함한 친노들을 지원하기도 앙금이 있어 양수겹장 선거후의 승패의 결과에 어느쪽이든 빠져나갈 구멍을 만든 것”으로 보고 있는데 박의원의 말처럼 “내가 지원해도 재보선 승리 장담 못한다”는 발언의 자세로 선거에 승리할지 많은 의문을 나타내며 야권의 지리멸렬과 정권창출보다 정치국물과 국회의원 자리에 연연하는 모습이 안쓰럽다는 반응들이다.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