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통령, 천암함 순국용사들 추모, "싸우기 전 부전승이 최고 승리“ 미 합참의장에 언급
박근혜 대통령은 26일 "남북한 주민 모두가 행복한 통일 조국을 이루는 것이야말로 순국선열들께서 간절히 바라시는 일일 것이고 천안함 용사들의 희생을 헛되지 않게 하는 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26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천안함 용사 5주기 추모식에 참석해 "조국을 수호하기 위해 묵묵히 책임을 다하다 산화해 간 영웅들을 우리는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은 "105년 전 오늘 순국하신 안중근 의사는 '멀리 생각하지 않으면 대업을 이루기 어렵다'는 말을 옥중 유묵으로 남기셨다"며 "통일이 내일 당장 오지는 않더라도 미래에 반드시 이루어질 것임을 믿고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를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북한도 이제 무모한 도발을 포기하기 바란다. 핵무기가 자신을 지켜줄 수 있다는 생각도 버려야 할 것"이라며 "북한이 고립과 정체를 버리고 진정한 변화의 길로 나올 때 새로운 한반도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5년 전 오늘, 서해 바다 최전방에서 국토수호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던 천안함 용사들은 북한의 기습적인 어뢰 공격으로 고귀한 생명을 잃었다"며 "용사들은 이제 영원히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갔지만 그들이 남긴 고귀한 호국정신은 우리 국민들 마음속에 깊이 남아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천안함 용사들과 선열들이 피와 땀으로 지켜온 조국을 더욱 부강하고 평화로운 나라로 만들어나가는 일은 오늘날 우리에게 주어진 역사적 사명"이라며 "국민과 함께 경제 재도약과 국가 혁신이라는 막중한 과제를 완수하고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일으켜 새 시대를 열어갈 때 그 사명은 완수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가과제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토대가 바로 튼튼한 안보"라며 "천안함 용사들의 영령 앞에 너무도 부끄럽고 통탄스러운 통영함 비리 같은 방위사업 비리를 완전히 뿌리 뽑아 다시는 이런 매국 행위가 대한민국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우리 모두가 하나 된 마음으로 튼튼하게 안보를 지키면서 경제 재도약과 국가혁신, 통일준비 과업들을 완수해야 한다"면서 "그것이 곧 천안함 용사들을 비롯한 호국영령들의 희생정신을 진정으로 빛내는 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추모식에 앞서 박 대통령은 현충원 내 46용사 묘역을 참배했으며 고(故) 김태석 원사, 박석원·박경수·김경수 상사, 나현민 상병 등의 유가족도 만났다.
박대통령, "싸우기 전 억제통한 부전승이 최고 승리“
이어, 대통령은 마틴 뎀프시 미국 합참의장을 만나 "전쟁은 싸워서 승리하는 것보다 싸우기 전 억제를 통한 '부전승'이 '최고의 승리'"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한미 합참의장 회담차 우리나라를 찾은 마틴 뎀프시 미국 합참의장을 만나 보국훈장 통일장을 직접 수여하고 접견한 자리에서 참석한 한미 지휘관들의 국가안보를 위한 노고에 사의를 표하며 이같이 밝혔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박 대통령은 한미동맹과 관련, "세계적으로 유래를 찾기 어려운 최상의 동맹이고 지금은 정치, 경제분야뿐 아니라 글로벌 동맹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또 뎀프시 의장으로부터 "국가 지도자로서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고 "끊임없는 국가에 대한 열정, 국가의 비전을 반드시 이뤄내겠다는 열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다. 뎀프시 의장은 "한국이 에볼라 퇴치, IS대응 등과 같은 글로벌 차원의 도움을 주는 것에 감사하며, 나아가 통일문제에 이르기까지 한미동맹이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뎀프시 의장은 이어 박 대통령에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각별한 안부를 전달한 뒤 "최근 한중일 외교장관회의의 성공적 주최 등 국제관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대통령님의 리더십에 경의를 표한다"며 "가까운 시일 내에 방미해 오바마 대통령과의 좋은 정상회담이 이뤄지기를 고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주철기 외교안보수석, 한민구 국방부 장관, 최윤희 합참의장,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 커티스 스캐퍼로티 한미연합사령관 , 박선우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등 양국 주요 인사가 참석했고, 뎀프시 의장과 리퍼트 대사의 부인도 함께했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은 많은 시간을 할애해 참석자들과 얘기를 나눴고, 참석한 미국 측 인사들 모두에게 질문을 하며 한미동맹 발전방향, 군인의 삶과 철학, 군인 아내로서의 덕목, 한국에서의 생활 등에 대해 형식없이 허심탄회하게 대화했다"고 전했다.
청와대는 또 "행사에 참석한 미국 측 장성들은 과거 자신들이 근무할 때와 비교할 때 현재의 한국은 놀랍게 발전했고, 한국군은 무기체계, 기술력뿐 아니라 훈련, 전투준비태세 등에서 괄목할 만한 큰 향상을 이뤘다고 평가했으며, 한국군과 근무하는 것을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공통적으로 언급했다"고 덧붙였다.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