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4,29재보선 대첩, 본격돌입
4·29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의 여야 후보가 속속 확정되면서 선거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여야 모두 재보선 지역 중 일부 공천을 확정짓고, 남은 지역에 대한 공천 마무리 작업에 한창이다. 새누리당은 앞서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서울시 관악구 을 보궐선거에 각각 신상진 전 의원과 오신환 당협위원장을 일찌감치 공천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전날(14일) 경선을 통해 성남 중원에는 현 지역위원장인 정환석 후보, 서울 관악을에는 참여정부 청와대 대변인 출신의 정태호 후보를 확정지었다.
광주 서구을도 후보 대진표가 완성되고 있다. 새누리당 광주 서구을 후보는 정승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으로 사실상 결정됐다. 새누리당의 영입 제안을 받았던 정 전 처장은 15일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출마를 공식화했다. 광주 서구을에는 이정현 의원 보좌관 출신인 조준성 전 광주시당 사무처장도 출사표를 냈으나, 새누리당은 공천관리위원회와 최고위원회 절차를 거쳐 조만간 정 전 처장을 공천할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민주연합 광주 서구을 후보로는 전날 경선에서 조영택 전 의원이 선출됐다. 정의당에서는 강은미 전 광주시의원을 일찍이 광주 서구을 후보로 공천했고, 최근 새정치연합을 탈당한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도 무소속으로 광주 서구을에 도전장을 냈다. 안덕수 전 새누리당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인해 재선거 지역구가 된 인천 서구·강화을에도 여야 후보가 되려는 이들의 출마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이날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인천 서구·강화을 출마선언을 했다. 인천광역시축구협회 조건도 회장 역시 이날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경재 전 의원, 계민석 교육부 장관 정책보좌관, 김태준 동덕여대 교수 등도 인천 서구·강화을에 후보군 안에 속해있다.
새정치연합에서는 신동근 지역위원장이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 대진표가 서서히 완성되며 선거 열기는 가열되고 있으나 여야 모두 판세를 쉽게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여권 강세인 인천 서·강화을을 제외한 나머지는 지역은 전통적으로 야권이 강한 곳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서울 관악을, 성남 중원, 광주 서구을 3곳 모두 야권 후보가 난립해 있어 야권 지지층의 분열이 우려되고 있다.
새정치연합이 야권연대에 부정적인 탓에 막판 야권연대 가능성도 높지 않아보인다.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으로 열리는 보궐선거인 탓에 야권연대에 대한 여론도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새정치연합의 텃밭격인 광주마저 당을 탈당한 천정배 전 법무부장관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판세가 '안갯속'이라는 평가다. 때문에 여야 지도부는 이번 선거에서 3곳 중 1곳을 승리하면 선방이라고 각각 판단하고 있다. 구체적인 전망이나 전략 수립은 선거전에 돌입해봐야 알 수 있다는 자세다.
여야 지도부는 이번주부터 선거 지역을 순회하면서 본격적으로 '선거모드'에 돌입한다. 새누리당은 19일 경기 성남 중원에서 김무성 대표의 주재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신상진 후보를 격려하고 지역 민심 잡기에 나설 계획이다. 같은 날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 등 지도부도 성남 중원을 방문해 정환석 후보 지원에 나서면서 새누리당에 '맞불'을 놓을 예정이다.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 이후에도 선거가 열리는 지역을 잇따라 방문하며 선거 승기 잡기에 주력할 예정이다.
< ‘관악을(乙)’> 변희재, "새정치 관악乙 정태호 후보, 자격 없는 분“
한편, 4·29 서울 관악을 보궐선거에 출마할 예정인 변희재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 대표가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선출된 정태호 예비후보에 대해 "출마할 자격조차 없는 분"이라고 돌직구를 날렸다.
변희재,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 대표
변희재 대표는 15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새정치연합 정태호 후보에 대해 "2012년 총선 당시 통진당 이상규 후보의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은 이상규 당선의 1등 공신"이라며 "통진당 해산으로 치러지는 (이번) 재보선에 출마할 자격조차 없는 분"이라고 직격탄을 날린 것인데, 정태호 후보는 전날 관악문화관에서 열린 새정치연합의 관악을 후보자 선출대회에서 최종 합산 50.3%를 득표해 49.7%를 얻은 김희철 전 의원을 0.6%p 차이로 누르고 후보로 선출된 바 있다.
변희재 대표는 정태호 후보가 구 통진당 소속의 이상규 전 의원 당선의 1등 공신이라는 근거로 2012년 당시 〈오마이뉴스〉의 선거 관련 보도 기사를 제시했다. 2012년 4월 11일자 〈오마이뉴스〉 보도에 따르면, 새정치연합 정태호 후보는 당시 이상규 후보의 선거대책본부장 자격으로 "민주주의의 보루인 관악을 주민들이 야권단일후보인 이상규 후보를 당선시켜 달라"고 발언하는 등 선거 운동에 적극 관여했다.
하지만 이상규 후보는 당시 관악을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구 통진당 이정희 대표 측이 일련의 부정 행위를 벌이며 출마 명분을 상실하자, 이를 대신해 출마했다. 또,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12월 19일 구 통진당에 대해 8대1로 해산 청구 인용 결정을 내리며, 이상규 전 의원이 소속돼 있는 구 통진당의 △활동의 위헌성 △국가 존립·의회제·법치주의·선거제도의 부정 △민주주의 이념에 반함 등을 적시한 바 있다. 결국 '민주주의의 보루'에서 선출할 만한 후보가 아니었다는 말이 된다는 지적이다. 정태호 후보에게 석패한 새정치연합 김희철 전 의원도 이 점을 가리켜 "(2012년 4·11 총선에서) 관악구민들은 모두 속았다"고 밝힌 바 있다.
새정치연합 정태호 후보
변희재 대표는 이상규 전 의원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당선을 호소함으로써 관악구민을 기망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정태호 후보가, 구 통진당 해산에 따라 치러지는 이번 보궐선거에 출마할 자격이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변희재 대표는 전날 있었던 새정치연합 관악을 후보자 선출대회를 바라본 소회도 트위터를 통해 남겼다. 변대표는 "역시 새정치연합에서 (비노가) 친노를 이길 수 없다는 점이 또 입증됐다"며 "비노들은 다른 길을 찾아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권유했다. 비노(非盧)로 분류되는 김희철 전 의원 측은 박지원 전 원내대표, 권노갑 상임고문 등 구 민주당의 정통 직계 세력의 응원을 받으며 이번 경선에 임했으나, 친노(親盧)로 분류되는 정태호 후보 측에 석패했다.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