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종, '왕재산 간첩' 동행방북 드러나
<하부 조직원 3명도 동행… 공안당국, 집중 수사중>
마크 리퍼트(42) 주한 미국 대사 습격 사건을 수사 중인 검경은 '우리마당 통일문화연구소' 소장 김기종(55)이 지난 2007년 방북(訪北) 당시 '왕재산 간첩' 사건 관련자들과 동행했던 사실을 확인하고, 이들과 연관성을 집중 수사 중인 것으로 9일 알려졌다며 조선일보가 단독보도해 충격과 "역시나" 하는 확신에 점점 다가가고 있다. 공안 당국에 따르면 김기종은 1999년 1월부터 2007년 4월까지 모두 일곱 차례 방북했는데 이 중 여섯 차례는 2006년 11월부터 2007년 4월에 집중됐다. 방북 목적은 모두 '나무 심기' 행사 참여였다.
공안 당국은 김기종이 2007년 4월 초 방북 때 '왕재산 간첩' 사건의 인천 총책이던 임모씨와 하부 조직원 3명 등과 함께 방북자 명단에 오른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날 행사는 북한 개성시 봉동리에서 열린 '대추나무 심기'였고, 민족화합운동연합(민화련)이 주관한 행사였다. 이 행사는 50개가 넘는 단체에서 200여명이 행사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왕재산 사건은 1980년대 좌파 운동권 출신들이 1993년 "남조선 혁명을 위한 지역 지도부를 구성하라"는 김일성의 교시를 받고, 2001년 남한에 지하당 왕재산을 조직한 사건이다. 왕재산은 민주노동당(옛 통진당 전신)과 민주노총 인사들을 주요 포섭 대상으로 삼았고, 북한에 '포섭 상황'을 수시로 보고했다. 2010년 왕재산 총책 김덕용이 조총련 간부 등과 접선하고 있다는 단서로 수사가 시작됐고, 2011년 수사 당국에 적발됐다.
왕재산 판결문을 보면 김기종과 함께 나무 심기 행사에 참여했던 임씨는 북한으로부터 '관순봉'이라는 대호명(간첩에게 부여하는 공작명)을 부여받고 간첩활동을 해왔다. 왕재산 인천 지역 지하당 조직 '월미도'의 지도책이었다. 임씨는 옛 통합진보당 부정경선 파문의 핵심으로 지목받는 '경기동부연합'과 함께 전국연합의 주축인 인천연합 소속으로 알려졌다. 임씨는 2013년 7월 대법원에서 징역 5년형이 확정됐다. 임씨와 방북에 동행했던 하부 조직원들도 인천 지역에서 지역 노동운동과 통일운동을 주도했던 인물로 전해졌다.
공안 당국 관계자는 "개성에서 진행된 나무 심기 행사는 많은 인원이 동시에 참여했고, 당시 행사는 다른 때와 달리 유독 간첩 활동 중이던 인물들과 김이 참여했다"며 "김과 이들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공안 당국은 당시 행사 참여자들이 별다른 통제 없이 자유롭게 활동했던 점을 감안해 북한이 김에게 개별적으로 접촉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왕재산 간첩사건이란?
1980년대의 운동권 출신들이 1993년 “남조선 혁명을 위한 지역 지도부를 구성하라”는 김일성의 교시를 받고, 2001년 남한에 지하당 왕재산을 조직한 사건이다. 총책 김덕용이 징역 7년형을 선고받는 등 관련자 5명에 대해 2013년 7월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왕재산은 함북 온성의 산 이름으로, 북한은 김일성이 이곳에서 1933년 항일 무장투쟁 전략을 제시했다며 성지(聖地)로 떠받들고 있다.
깡통좌파들의 어이없는 수준, 국민 신물나
좌파 성향 네티즌들이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테러 사건과 관련해 각종 음모론을 만들어 퍼뜨리고 있다. 심지어 이번 테러 사건이 미국 정부의 자작극이라는 말도 안 되는 주장까지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6일 한 네티즌은 좌파 성향의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 올린, ‘대사 피습, 미국 자작극이란 추가 증거가 나왔다’ 라는 글에서, “리퍼트 대사가 피습당할 당시 어느 동영상에도 칼을 쓴 장면이 없다”면서 “‘돼지피’를 꺼내 묻히고 그 장면만 편집해 내보낸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리퍼트 대사를 습격한 김기중씨에 대해 진보주의자가 아닌, ‘극우’, ‘보수’, ‘민족주의자’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 근거로 내세운 것은,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이하 민화협)’ 대표가 친박계 홍사덕 전 새누리당 의원이라는 점. 그리고 상임고문·상임의장에 각각 새누리당 김덕룡 전 의원과 장윤석 의원이 맡고 있다는 점 등 두 가지가 전부다. 그 밖의 내용은 모두 논리적 비약과 억측, 왜곡으로 점철돼 있다.
“한·미 정부를 ‘깡패세력’이라고 매도하면서 ‘전국구 두목’ 격인 미국과 유대자본이 직접 한국에 개입해 정치공작과 만행을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하거나, “박근혜 정권을 유지시키기 위해 종북·좌파몰이로 기존 보수층을 결집시키고, 대한민국을 보수, 진보로 반목·분열시길 목적으로 리퍼트 대사 위해사건이 발생했다”는 주장 등이 그것이다. 아울러 리퍼트 대사가 ‘돼지피’를 이용해 자작극을 벌였다는 주장 역시, 좌파진영의 왜곡된 현실인식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황당한 글에 동조하는 댓글도 적지 않았다.
리퍼트 대사가 습격당할 당시 현장에 있던 많은 사람들은 리퍼트 대사가 상처입은 것을 똑똑히 봤다고 증언하고 있다. 경찰도 김기종씨가 범행에 사용한 25cm 과도와 몸에 지니고 있던 커터칼 등을 언론에 공개했다. 김기중씨가 극우 보수주의자라는 주장도 설득력이 없다, 김기종씨가 대표로 있는 ‘우리마당’은 NL(민족해방)계 노동문화운동단체로 분류된다. 이 단체는 2011년 서울 대한문 앞에 김정일 분향소를 설치를 시도하고, 한반도 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등 오랜 기간 종북(從北) 성향 활동을 벌여왔다.
이와 함께 경찰이 6일 김씨의 자택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증거물 가운데는,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간행물인 ‘민족의 진로’와 김정일이 쓴 ‘영화예술론’ 등 북한 원전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좌파 네티즌들은 '음모론 유포'에 쉴틈이 없는 모습이다. 자신들의 성향과 비슷한 종북좌파 테러범을 두둔할 수 있는 출구를 찾는 듯 이곳저곳을 두리번거리는 모양새다.
이에 대해 조형태 자유연합 정세분석위원장은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종북좌파인 김기종이 저지른 범행은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말살하려는 시도 그 자체”라며, “인터넷에서 벌어지고 있는 김기종에 대한 ‘꼬리 자르기’는 좌파의 전형적인 행태라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조형태 위원장은 이어 “현재는 김기종에 대한 ‘꼬리 자르기’ 양상이 전개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영웅으로 둔갑될 가능성이 있다”며, “국가보안법과 사법체계 보완을 통해 종북주의자들에 대한 단호한 대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깡통좌파들의 사이트를 보거나 이들의 주장을 들은 국민들은 이들의 행태에 신물나고 있다.
권맑은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