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명 대상, 1년 6개월 후 시행
전국민이 대상되는 ‘모호한 법’으로 혼란 예상
2016년 9월 중순부터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금지법’인 일명 ‘김영란법’이 시행된다.
3일 국회는 본회의에서 ‘김영란법’ 제정안을 통과시켰다.
929일 만에 재적의원 247명 가운데 찬성 226명(찬성률 91.5%), 반대 4명, 기권 17명으로 가결됐다. 반대표를 던진 4명은 김종훈 김용남 권성동 안홍준 의원으로 모두 새누리당 소속이다. 기권은 모두 17명으로 새누리당의 김광림 문정림··박덕흠 이노근·이진복·정미경·서용교· 이인제· 이한성· 최봉홍 의원, 새정치민주연합의 김성곤· 박주선· 최민희· 임수경·추미애 의원 등이다.
이 안은 정부기관의 심의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1년 6개월간의 유예 기간이 지나고 나면 시행될 예정인데, 법 적용대상자는 자신의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에 상관없이 100만원 이상의 금품 또는 향응을 수수하면 무조건 형사 처벌되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받은 돈의 최대 5배까지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대가성 증명이 후원 명목의 접대인 식사 대접, 골프 접대, 휴가비 등도 포함돼 평소 식사 한 끼 먹는 일상사가 문제될 수 있어 벌써부터 논란이 많다.
또한 법 적용 대상에는 언론기관과 사립학교 교직원, 임원과 그 배우자가 포함됐다.
이 법이 통과되면서 벌써부터 과잉 입법이라는 반발과 논란이 시작되고 있다.
공직자에 대한 부정청탁 근절을 취지로 김영란 국민권익위원장이 제정안을 발표한지 약 2년 반, 공직사회 개혁의 목소리가 드높았던 세월호 참사 이후 322일만에 국회본회의를 통과한 이 제정안은 처음에는 그 적용대상이 1,800만명이었는데 진통 끝에 모호한 법의 적용대상을 걸른 것이 300만명 정도로 줄어들었다.
김영란법의 본래 취지는 ‘공직자를 대상으로 하는 뇌물죄가 직무의 대가’라는 선을 설정한 것이었는데, 법리적 한계를 뛰어넘어 일상적이고 의례적인 금품수수도 금지하려는 것에서 "언론인과 사립교원을 포함하는 것은 언론의 자유와 사학의 자유 등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는 과잉입법이라고 말했다.
김영란법의 대상기관은 원래 헌법기관,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시도교육청, 국공립학교, 공공기관(304곳), 공직유관단체(868곳)였다. 대상자 154만여명 가운데 공직유관단체 등 종사자가 35만여명으로 추산됐는데, 국공립학교와의 평형을 위해 사학 21만명이, 정부지분이 들어간 KBS·EBS와 평형을 위해 인터넷·방송·신문 등 민간 언론사 9만명을 더 포함하자는 안이 세워지면서, 직접 대상자가 180여만명, 포괄적으로는 1800만명으로 추산된 것이다.
이 법안에서 쉽게 합의된 내용은 금품수수 부분. 직무관련성을 불문하고 100만원 넘으면 형사처벌, 100만원 미만시 과태료를 물리도록 했다.부정청탁에 있어서 원안과 정부안이 지나치게 포괄적으로 규정한 것이 모호한데,어디에서 어디까지가 법 통과 이후 시행할 것인지 앞으로의 숙제다.
또한 국회의원에게 일반인, 기업이 내는 후원금은 원래 청탁 또는 부정청탁의 소지가 다분한데 이 법안에서 빠진 점이 의문이며, 검찰, 변호사가 이 법안에서 빠진 점도 상당히 의문스런 부분으로 남아있다.
그리고 애초 이 법안 원안에서 없었던 사립학교 임원, 언론인까지 포함시킨 것은 그 시행에 있어서 향후 큰 반발과 함께 그 부작용이 예상된다.
특히 언론은 법 집행부와 정부기관 등을 견제하여 국민에게 알 권리와 정보 전달을 주 업무로 하는데 이 법이 시행될 경우, 취재, 보도에 있어서 검찰이 수사의 대상으로 이 법을 적용하려 할 경우엔 언론인의 고유 활동권, 검찰에 대한 견제권이 위축돼 자칫하면 언론 탄압으로 비화될 소지가 있다.
이 ‘김영란법’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금지법)은 시행 이전에 많은 수정과 개선이 이뤄져야 할 법안으로 현재로선 논란이 심할 것으로 보인다.
[엄원지 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