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국 증시·환율 변동성지수 연중 최고치 경신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미국 양적완화 돈잔치의 폐막이 예고되면서 세계 금융시장의 자신감이 뚝뚝 떨어지고 있다.
시장의 불안심리 정도를 보여줘 흔히 '공포지수'라 불리는 주요국 주가 변동성 지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출구전략 가시화 이후 연중 최고치로 치솟았으며, 주요국 통화의 환율 변동성 지수도 1년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23일 금융투자업계와 블룸버그에 따르면 주요국 주식시장의 변동성 지수는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의 지난 19일(현지시간) 기자회견 이후 일제히 급등했다.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지난 20일 20.49로 연중 최고점을 찍었다.
연중 최저치인 3월 14일의 11.30보다 두 배 가까이 급등한 것이다.
변동성 지수는 지수 옵션을 바탕으로 시장의 향후 변동성을 측정하는 것으로, 높을수록 투자자들이 이 시장을 불확실하다고 여긴다는 뜻이다.
영국 FTSE 100 지수의 변동성 지수(VFTSE)는 20∼21일 이틀 연속 11개월 만의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20일 20.17, 21일 20.89로 지난해 7월 23일 이후 최고치이자 지난달 초의 연중 최저치 10.50보다는 두 배 이상 상승한 수치다.
독일 DAX 지수의 변동성 지수(VDAX)도 20∼21일 모두 20.19로 연중 최고치를 찍었다.
지난해 9월 5일 이후 9개월 만의 최고치로, 1월 25일의 연중 최저치(12.29)보다는 두 배 가까이 치솟았다.
범유럽 주가지수인 Stoxx의 변동성 지수(VStoxx)는 21일 24.0473으로, 올해 들어 2월 26일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일본 닛케이 평균주가 변동성 지수(VNKY)는 미국 출구전략에 대한 공포심이 극심해져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폭락한 지난 13일 46.19까지 치솟았다.
이 지수는 일본 민주당 정권이 국회 해산을 선언한 지난해 11월14일 1년 내 최저치인 16.71을 찍은 후 올해 들어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또한 일본 아베노믹스 실패와 미국 정책 변화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고개를 든 지난달 중순 이후에는 25 전후에서 40선으로 수직 상승했다.
한국 주식시장의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 200)는 21일 장중 한때 2개여 월 만에 처음 20을 넘었다.
외환시장에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불안감도 커져 환율 변동성 지수도 버냉키 의장의 기자회견 이후 이틀 연속 1년 내 최고치를 다시 썼다.
도이치은행이 9개 환율의 3개월 내재변동성을 기준으로 산출하는 환율변동성지수(CVIX)는 20일 10.62, 21일 10.84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해 6월 18일 이후 최고치다.
CVIX는 유로-달러, 달러-엔, 파운드-달러, 호주 달러-달러, 달러-캐나다 달러, 달러-스위스 프랑, 유로-엔, 유로-파운드, 유로-스위스 프랑 순으로 높은 가중치를 둬 산출한다.
주요 7개국(G7) 통화의 내재변동성을 보여주는 JP모건 G7 변동성지수(VXY)도 20일 11.29, 21일 11.35로, 지난해 6월 6일 이후 1년여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 두 가지 환율변동성 지수는 지난해 12월 중순에 2007년 8월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가 미국의 3차 양적완화가 본궤도에 오르고 아베노믹스가 출범한 이후인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상승했다.
아베노믹스로 주목받은 엔화 환율만 보더라도 지난 1년간 달러당 최저 77엔대, 최고 103엔대 사이에서 널을 뛰어 투자자들을 혼란시켰다.
특히 지난달 중순에 최고점을 찍은 이후 미국 양적완화 축소와 일본 아베노믹스의 성패에 대한 전망이 바뀔 때마다 오락가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6/23 05:5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