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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학서 '한국을 배우는' 태국 유학생들

posted May 22,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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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들 너무 직설적으로 말해 상처받았어요"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속도감을 지향하고 효율을 중시하는 한국 문화와 편안함을 추구하고 더불어 사는 태국 문화는 많이 다르지만 일단 한국을 배우려는 자세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유학하는 태국인 학생들이 모인 재한태국총학생회는 2010년 결성됐고 전국 각지에 약 120명의 회원을 두고 있다. 회원은 모두 교환학생 또는 장학생으로 대학을 다니거나 대학원에서 석·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이들로 어학연수생은 제외된다.

 

전공은 천차만별이어서 한국학에서부터 법학, 언론정보학, 컴퓨터 관련 학과 등 다양하다. 태국에서 전문직에 종사하다가 유학 온 이들도 많다. 회장인 타눗 타나솜발(24) 씨는 사관학교에 다니면서 전자공학을 공부하고 있다.

 

부회장 가운데 한 명인 아리야타나완 추띠마(30·여) 씨는 이화여대에서 한국학과 한국문화을 전공하고 있다. 4학기째인 그는 한국 정부 초청 장학생으로 왔다.

한국에 오기 전에는 수도 방콕 근교 나콘빠톰도에 있는 씰라빠껀대에서 한국어를 가르쳤다.

 

또 다른 부회장인 네리사(31·여) 씨는 태국에서 변호사로 일하다가 판사 임용을 위해 한국에 와 이화여대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있다. 학비는 이화여대에서 부담한다.

활동부장인 아누판(23) 씨는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4학기째로 연세대가 주는 장학금을 받고 왔다.

 

처음에는 문화의 차이로 상처를 받았다. 어떤 때 상처를 받느냐는 물음에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한국 사람들 너무 솔직하게, 직설적으로 말해서…"라고 대답했다.

 

"솔직히 너…이러이러한 점이 맘에 안 들어" 하는 식의 이야기를 들을 때면 '심한 충격'을 받는단다. 한국 청소년 사이에서는 이른바 '쿨'하게 하는 이야기가 모두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네리사 씨는 "태국에서는 어린아이를 혼낼 때도 화를 내지 않고 마음의 상처를 주지 않으려 애쓰는데, 한국에서는 남을 배려하는 일에 신경을 덜 쓰는 편"이라고 평했다.

 

그러나 적응도 빨라 대체로 한국에 온 지 3년 안팎인 이들은 말이나 행동에서 한국 청년들과 거의 차이가 없다.

 

추띠마 씨는 "처음에는 '빨리빨리 문화'에 익숙하지 않아 애를 먹지만 한두 해 지나면서 어느덧 한국인처럼 돼 버렸다"고 털어놓았다. 아누판 씨도 "한국 대학생들하고 어울리는 데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한국 생활에 익숙해졌다.

 

사관학교에 다니는 타나솜발 씨는 태국에 돌아가면 소위로 임관할 예정이고, 부회장 두 사람은 각각 한국어 교수와 법관으로 일하게 된다. 아누판 씨도 교수를 지망하고 있다.

 

추띠마 씨는 "2005년 대학을 졸업할 때는 한국어 전공자가 14명뿐이었는데 해마다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태국에서도 한국학 관련 석·박사 과정도 생길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국에 남아 있고 싶어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화여대에서 언론홍보영상을 전공하는 피차야(25·여) 씨는 장차 한국에서 마케팅이나 광고 분야에서 일하고 싶어한다.

 

태국총학생회는 한국에서 태국 문화를 알리고 싶어한다. 타나솜발 회장은 "아직 여력이 없지만 앞으로 조금씩 한국에 태국을 알리는 일을 해나가기로 했다"이라고 밝혔다.

 

태국 유학생들은 지난주 경희대에서 열린 '세계 다문화 축제'에도 참가해 태국 전통춤과 음악을 선보인 데 이어 내달 1일 경기도 안산의 태국 절 '풋타랑씨'에서 열리는 불교 행사에서도 전통춤 등 공연에 참가할 예정이다. 풋타랑씨는 '부처님의 후광'이라는 뜻이다.

 

 

사진 왼쪽부터 주한태국총학생회 회원 피차야, 부회장인 추띠마와 네리사, 활동부장인 아누판 씨.

 

kjw@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05/21 15:02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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