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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장성택 사형'에 이례적 '초강경' 비난…배경은(종합)

posted Dec 13,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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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숙청 사건 넘어 '北시스템 불안'·인권문제 인식

 

오바마 보고후 NSC 입장정리…대북 정책에 미칠 영향 크지 않을 듯

 

"한·미, 외교채널로 긴밀 협의"

 

(워싱턴=연합뉴스) 이우탁 노효동 특파원 = 북한이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에 대해 사형을 집행하자 미국 정부가 전례없이 강경하게 반응하고 있다.

 

당초 실각설이 나돌고 뒤이어 실각이 공식 확인됐을 때만 해도 극구 입장표명을 삼가해온 미국 정부였지만 사형집행이라는 극단적 카드가 나오자 직설적이면서 강한 표현을 동원해 맹비난하고 나선 것이다.

 

백악관과 국무부는 긴급뉴스가 전해진 지 1시간여만인 12일(현지시간) 오후 5시30분께 동시에 논평을 내놓고 "만일 사실이라면 김정은 정권의 극단적 잔인함(extreme brutality)을 보여주는 또다른 사례"라고 비난했다.

미국의 이번 반응이 주목되는 것은 속도와 '표현 강도' 때문이다. 통상 미국은 북한에서 일어나는 정치사건에 대해 내부 문제라는 이유를 들어 논평을 자제해왔다. 지난주 장성택 실각설이 제기된 이후 국무부 대변인실의 반응은 줄곧 "이번 사안에 대해 코멘트할게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장성택이 사형됐다는 긴급뉴스가 전해지자 태도가 갑자기 바뀌었다. 언론의 논평 요청에 답하는 형식을 빌려 즉각적인 반응을 보인 것이다.

 

특히 비난의 강도가 예사롭지 않다. 미국의 반응을 압축하고 있는 '극단적 잔인함'이라는 표현은 단순히 이번 사건을 평가하는 차원을 넘어 북한 김정은 정권을 바라보는 오바마 행정부의 인식을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부시 행정부가 북한 정권을 거론하며 표현해온 '악의 축'(axis of evil)이나 '불량국가(rogue state)'라는 조어와는 또 다른 각도에서 북한 정권의 성격을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 워싱턴 외교가는 주목하고 있다.

 

다시 말해 '극단적 잔인함'이 특정사건을 넘어 김정은 정권의 비정상적인 대내적·대외적 통치방식을 상징하고 있다는 게 미국 당국자들의 인식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사안은 인간존엄성을 경시하고 관련 사법절차를 무시하는 북한 인권문제와도 결부돼 있다는 지적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범 수용소나 탈북자 문제 등에서 드러난 북한의 태도가 그대로 이번 사건에서 투영됐다는 것이다.

 

미국의 이 같은 강경한 입장은 이번 사건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된 가운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회의를 거쳐 정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잔인함'이라는 키워드는 실각설이 제기된 이후부터 워싱턴 조야에서 종종 거론돼왔다. 게리 세이모어 전 NSC 대량살상무기(WMD) 조정관은 전날 워싱턴의 한 세미나에서 "김정은이 장성택을 숙청한 방식은 매우 잔인했다"며 "이는 한반도 정세에 매우 좋지 못한 징후"라고 평가했다.

 

물론 이 같은 고강도 비난이 대북정책의 변화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김정은 정권이 '잔인한 정권'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강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대북정책을 바꿀 만큼의 '사정변경'으로 보기는 힘들다는 분석이 높은 편이다.

 

미국 정부 당국자들도 이번 사건으로 특별히 정책을 전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국 당국이 주목하는 것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북한 내부 상황의 불안정성이 커질 가능성이다. 권력 내부가 요동치고 있는 현 상황에서 김정은 정권이 어떤 대외노선을 걸을 것인지가 매우 불가측 하다는 게 미국 당국자들의 시각이다.

 

이에 따라 미국은 북한이 취할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비하기 위한 대응전략을 점검 중이며, 특히 북한 상황을 평가하고 안정적 관리를 모색하기 위해 중국과 광범위한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향후 진로를 놓고는 워싱턴 전문가들의 반응이 크게 두갈래 나뉜다. 우선 김정은이 장성택을 숙청한 강경한 방식대로 대미, 대남 접근태도를 취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이번 일로 인해 북한 내에서 핵실험을 강행하려는 강경파 인사들에게 힘이 실릴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동북아 전문가인 래리 닉쉬 박사는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북한이 4차 핵실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그러잖아도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6자회담 재개 흐름을 더욱 경색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오히려 대외적으로 문제없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 유화적 제스처를 취할 것이라는 관측도 설득력 있게 대두되고 있다.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현재로서는 북한 정권이 어떤 식으로 나올지 예측하기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만 일반적 예상과 다르게 움직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한미 양국은 '장성택 처형' 사태를 맞아 북한의 권력 내부 동향과 향후 한반도 정세 등을 놓고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

 

또 다른 외교소식통은 "북한의 사형집행 발표가 나온 직후 외교채널을 통해 필요한 협의를 진행했다"면서 "미국 정부에서는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시드니 사일러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한국담당 보좌관 등이 이번 사태와 관련된 미국 정부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lwt@yna.co.kr

rhd@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2/13 13:25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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