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북한·중국 동시 때리기
북핵 문제를 두고 북한과 중국을 싸잡아 비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강경한 태도가 북핵 문제 해결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2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북한이 미국을 타격할 핵무기를 개발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중국이 미국 경제를 갉아먹으면서도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 나서지 않는다고도 비난했다. 전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대륙 간 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가 최종 단계에 이르렀다고 주장한 데 따른 것이다.
트럼프의 '중국 책임론'에 중국 정부와 언론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오랫동안 한반도 비핵화를 밀어붙였으며 합리적 중재자를 자처했다고 주장하는 중국으로서는 트럼프 당선인의 비난이 달갑지 않다고 3일 보도했다. 중국 외교정책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근본적인 동기는 미국의 적대감이므로 북한의 미국이 중국을 비난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주장한다는 것이다. 상하이(上海) 푸단(復旦)대학에서 한국학을 연구하는 차이젠 교수는 "북한은 미국이 북한을 무너뜨리려 해서 불편해하는 것"이라며 "미국이 중국을 무책임하다고 비난하는 것은 터무니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일단 미국 입장에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을 활용해야 한다는 데 대체로 뜻을 같이 하고 있다. 북한에 석유 등 에너지와 식량을 공급하는 중국은 북한 입장에서 생명줄이나 다름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으로 하여금 북한을 압박하게 하는 '방식'에 있어서는 이견이 있다. 로이터통신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미국이 중국을 살살 달래지 않고 무역부터 대만 문제에 이르기까지 마구 때리기만 하면 북핵 문제 해결에 중국의 협조를 얻는 데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호주 시드니에 있는 로위 연구소의 국제안보 전문가 유언 그레이엄은 WP에 "북핵 이슈에서 중국에 불만을 갖는 것은 트럼프 당선인의 전임자들도 마찬가지지만, 중국에 대한 그의 강경한 태도는 중국이 더욱 완강하게 버티게만 할 것"이라고 전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였던 크리스토퍼 힐 전 미국 국무부 차관보는 일간 USA투데이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인은 중국에 적대감을 불러일으키기보다는 중국과의 협력으로 (북핵 문제 해결을) 시작할 수 있다"고 제언했지만 미국의 새 대통령은 트럼프다.
스포츠닷컴 국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