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진 한인 언론인 단체 통합에 앞장서겠다"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현재 전 세계 한인 언론인들의 단체가 세계한인언론인연합회(세계한언)와 재외동포언론인연합회(재언협)로 갈라져 있습니다. 이를 하나로 통합하는 데 앞장설 것입니다."
6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의주로 레지던스호텔 바비엥Ⅱ에서 열린 세계한언 임시총회에서 새 회장에 뽑힌 이건기(57) 싱가포르 한나프레스 사장은 당선 일성으로 '통합'을 내세웠다.
이 신임 회장은 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안에 반드시 통합을 이뤄내겠다"고 의지를 내비쳤다.
"동포 언론인들은 거주국 동포 단체가 분열하면 지면을 통해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그런데 정작 우리는 스스로 만든 단체가 갈라져 있는데도 오랜 기간 수수방관해왔습니다. 이 점에 대해 먼저 반성합니다."
그는 "이미 재언협 관계자와 수차례 접촉했다"면서 "우선 내년에 열리는 언론인대회를 양 단체가 통합해서 열고, 행사 기간에 어떻게 단체를 하나로 합칠지 구체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02년 한국기자협회가 제1차 재외동포기자대회를 개최했을 때 참석자들이 자연스럽게 설립을 논의했고 이듬해 2차 대회에서 재외동포언론인협의회가 정식으로 창립됐다.
이후 이 단체는 '동포미디어'(www.dongpomedia.net)를 개설해 콘텐츠를 국내에 유통하면서 매년 대회를 치렀지만 2008년 7차 대회를 끝으로 세계한언과 재언협으로 쪼개졌다.
이 신임 회장은 단체 통합과 함께 제대로 된 콘텐츠를 양산·유통하겠다는 목표도 설정했다.
"구걸하지 않고, 부끄럽지 않은 단체를 만들 것입니다. 그러려면 언론의 사명에 충실해야 하고 콘텐츠를 개발·양산하는 일을 가장 앞에 놓아야 하겠죠. 그래야 우리가 인정받지 않겠습니까. 앞으로 콘텐츠를 등한시하는 회원사와는 함께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우리가 살 길은 특종이고, 제대로 된 콘텐츠입니다."
조직과 자금력을 갖춘 '단체다운 단체'를 만들어 세계한언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겠다는 야심에 찬 계획도 내놓았다.
이 신임 회장은 "세계한언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회원을 발탁해 함께 뛸 생각이며 사무국 기능도 강화하는 등 조직을 안정적으로 구축하겠다"면서 "필요하다면 직접 발로 뛰면서 자금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광주광역시 출신인 그는 동아대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한화그룹 계열의 무역회사 골든벨상사(1995년 ㈜한화에 합병)에 입사했다. 1982년 싱가포르 주재원으로 파견을 나갔다가 1년6개월 만에 사표를 내고 현지 선박회사에 들어갔다.
선박회사에서 일한 경험을 토대로 1998년 선박 대리점을 차려 독립한 뒤 한국에서 배와 사과를 수입해 싱가포르 시장에 내다 파는 무역업도 겸했다.
창업과 함께 한인 주간지인 '한나프레스'도 창간했다.
한나프레스는 싱가포르를 넘어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 지사를 둘 정도로 번창했지만 선박 대리점과 과일 무역은 별 재미를 보지 못해 정리했다. 그래서 눈을 돌린 분야가 식기류 유통 사업.
지난 2009년 한국도자기의 동·서남아권과 중동 지역 대리점을 사들여 제품을 팔았다. 현재 연매출 400만 달러를 달성할 만큼 도자기 판매 사업은 안정화의 길을 가고 있다.
현재 호텔과 백화점에 커피세트와 식기류 등 120여 종의 제품을 납품한다. 싱가포르 4개, 미얀마에 1개의 직영 매장을 두고 있고, 인도에는 바이어를 통해 진출했다.
그는 7년째 싱가포르의 봉사단체인 '생명의 전화' 이사장을 맡고 있다. 기러기 가족이나 청소년들을 위해 전화 상담을 해주는가 하면 '네 손가락 피아니스트' 이희아 초청 공연과 '7080 콘서트' 등을 열어 수익금 일부를 현지 장애인 단체에 기부하고 있다.
한국문인협회와 함께 싱가포르를 비롯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지역에 거주하는 한인 작가 지망생을 대상으로 매년 신춘문예 공모를 하고 있다. 지금까지 8년 동안 16명의 신인 작가를 배출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1/07 10:5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