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과 후진타오, 중요 정책에 부결권"
(서울=연합뉴스) 조성대 기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겉으로 보이는 것과는 달리 권력을 완전히 장악하지 못하고 전임 지도자들과 기득권의 심한 견제를 받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영국 BBC 방송은 7일 로이터 통신을 인용, 시진핑이 국가주석, 당 총서기,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등 3대 권력을 쥐고 있지만 장쩌민(江澤民)·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 등 원로들과 보수층의 반대로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의 측근 소식통에 따르면 시 주석은 중국의 대표적인 인권침해 제도로 지목되는 노동교화제 폐지를 원하고 있으나 당내의 강한 반발로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시 주석은 아버지 시중쉰(習仲勛)이 문화혁명 기간 노동교화제로 10여년간 억울하게 수감된 적이 있어 이 제도에 개인적인 원한이 깊다는 것이다.
다른 두 명의 소식통도 시 주석이 멍젠주(孟建柱) 중앙정법위 서기가 올해 초 노동교화제도 시행 중단을 건의하자 이에 동의했으나 보수파의 반대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노동교화제 뿐만 아니라 인사와 정책 곳곳에서 반대와 거부에 부딪히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장쩌민 전 주석과 후진타오 전 주석은 당내에 자신들의 측근과 지지세력을 심어놓고 계파 간 권력 투쟁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에 시 주석이 이들의 세력을 끌어 들이는 과정에서 자신의 권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두 명의 소식통은 시 주석이 측근인 장여우샤(張又俠) 총장비부 부장을 중앙군사위 부주석으로 임명하려 했으나 장 전 주석과 후 전 주석이 부결권을 행사하면서 자신들의 측근 두 명을 추천했다.
시진핑 주석의 책사 허이팅(何毅亭) 중앙정책연구실 부주임에 대한 인사도 그의 뜻대로 되지않고 있다. 허이팅은 중앙정책위 주임에 오르지 못하고 중앙당교 상무 부교장에 머무르고 있다.
중앙정책연구실 주임직은 중앙정책연구실 주임 왕후닝((王호<삼水+扈>寧)이 장쩌민과 후진타오를 보좌하며 줄곧 지켜왔다.
정책 수립에 관여했던 한 퇴직 관리는 "장쩌민과 후진타오는 중대 정책과 경제 정책 결정 과정에서 부결권이 있다"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들은 시 주석이 중대 정치ㆍ사회 개혁에서 반대 압력에 직면하면서도 최근 수개월 사이 환율개혁, 상하이 자유시범무역구 등 개혁 조치를 단행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기존 재정ㆍ금융 세력의 강력한 반발이 있었다는 것이다.
BBC는 시진핑 주석이 개인의 권력 유지, 빈부 격차, 지역 격차, 도ㆍ농 격차 등 엄중한 정치ㆍ사회 문제에 대해 개혁을 단행하지 못하면 중국 정국과 사회는 심각한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1/07 11:1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