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동반자 콘서트'…9개국 전통음악인 음악으로 소통
(서울=연합뉴스) 현영복 기자 = "말이 통하지 않아 힘들기도 했지만 음악으로 모두가 소통하고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느꼈어요"
31일 오후 8시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내 KB국민은행청소년하늘극장에서는 9개국 전통 예술인들이 각국 고유의 악기와 음악으로 하나 되는 자리를 마련해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공연진은 나이지리아, 몽골,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이집트, 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 캄보디아, 키르기스스탄 등 9개국 출신 전통음악인이고 500여 명에 달한 관객도 다국적이어서 다문화가 음악을 매개로 한데 어우러지는 자리였다.
공연에 나선 9개국 전통 음악인들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2005년부터 한류 전파를 위해 벌이는 문화동반자 사업의 일환으로 초청된 예술인들이다.
이들은 생소한 각국의 전통 악기를 들고 무대에 섰지만 음악으로 관객과 공연진이 하나가 되는 데는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았다.
현을 쓸거나 튕겨서 연주하는 코무즈(키르기스스탄), 깃잭크(현악기, 우즈베키스탄), 뿔 나팔ㆍ모린 호르(몽골) 등 다양한 악기들의 연주가 이어지는 동안 관중석에서는 환호성과 박수갈채가 끊이지 않았다.
올해 6월 입국해 경희대 국제교육원에 재학중인 이리나(러시아, 27)씨는 "여러 나라의 다른 악기로 합주하는 것이 너무 신기하고 감동적이었다"고 감탄했다.
나이리지아 출신의 한 공연자가 영남 사물놀이 공연을 앞두고 무대 뒤편에 설치된 스크린을 통해 "장구를 배우는 동안 양반 다리로 앉는 것이 너무 힘들고 어려웠다. 실제 공연 때 신의 가호가 있길 바랄 뿐이다"라고 너스레를 떨자 관중석에서 폭소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영남 사물놀이 공연에서 공연진이 서투른 한국말로 추임새를 넣으며 흥을 돋우자 큰 웃음과 함께 무대와 관중석 전체가 열기에 휩싸였다.
9개국 전통 예술인들은 5개월가량 체류하며 힘들게 배운 '아리랑', '천안삼거리', '군밤타령' 등 한국 음악도 국립국악관현악단과 합동 공연해 관객들에게 감동을 줬다.
다문화학교인 서울다솜학교의 권혁(고교 3학년)군은 "여러 나라 악기로 합주하는 것을 듣고 너무 느낌이 좋았다"며 "말도 통하지 않는 다른 나라 출신의 음악인이 악기로 하나 되는 것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혜림 서울다솜학교 교사는 "비언어적 요소인 음악은 서로 다른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매개체"라면서 "이번 공연은 서로 다른 문화가 어우러져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것을 학생들에게 보여주는 기회가 됐다"고 평가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1/01 08:3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