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위기국 스페인 최초 역전현상…이탈리아도 2차대전 후 처음
(런던=연합뉴스) 김태한 특파원 = 유럽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지난해 유럽 각국에서 자전거 판매대수가 자동차 판매를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미국 공영언론 NPR를 인용해 지난해 유럽연합(EU) 회원국 가운데 23개국에서 자전거가 자동차보다 더 많이 팔린 것으로 조사됐다고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금융위기 이후 재정난에 빠진 스페인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판매 대수에서 자전거가 자동차를 넘어섰으며, 이탈리아에서도 2차대전 이후 처음으로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EU 회원국 가운데 자전거 판매량 1위는 자동차 강국 독일로 지난해 자전거 판매대수는 396만6천여대로 조사됐다. 독일의 자동차 판매량은 308만3천여대로 자전거와 90만대 가까운 격차를 보였다.
자전거 판매량 2위는 영국으로 자전거와 자동차 판매량은 각각 360만대와 204만5천대로 집계돼 자전거의 우세가 두드러졌다.
프랑스에서도 자전거는 283만5천대가 팔렸지만, 자동차 판매는 189만9천대에 머물렀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자전거 판매량은 각각 160만6천대와 78만대였으며, 자동차 판매 실적은 이보다 뒤진 140만2천대와 70만대로 집계됐다.
자전거 판매 비율로는 리투아니아가 자전거 10대당 자동차 1대가 팔려 으뜸을 차지했으며, 그리스와 루마니아가 자전거 5대꼴로 자동차 1대를 판매해 뒤를 이었다.
EU 회원국 중 지난해 자동차 판매량이 자전거보다 많은 나라는 벨기에와 룩셈부르크 2개국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는 올해 EU에 가입한 크로아티아를 비롯해 키프로스, 몰타를 제외한 25개국을 대상으로 했다.
유럽 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유럽의 자동차 판매량은 올해 상반기 644만대로 전년 동기보다 6.7% 감소해 경제위기 이후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0/30 21:20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