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한국과 몽골은 같으면서도 다른 점이 많은 나라이고 두 나라 음악도 비슷하지만 공부하면 할수록 오묘함을 느끼게 됩니다. 졸업 후에도 두 나라를 오가며 연주활동을 하면서 문화예술교류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전문사(대학원) 과정에서 한국 전통악기 해금을 배우고 있는 몽골인 아마르자르갈 오르수(29.여) 씨는 29일 "원래 몽골에서 배웠던 '호치르'와 비슷한 해금을 배우면서 한국의 문화를 알게 됐다"며 이렇게 말했다.
아마르자르갈 씨와 한국과의 인연은 2009년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동반자(CPI) 프로그램으로 6개월간 국립국장에서 우리 전통악기를 배운 것이 시작이었다.
이듬해인 2010년 경기도 남양주시가 몽골 울란바토르시와 협의해 몽골 예술인 30명을 초청할 때 함께 와 남양주 '몽골문화촌'에 9개월간 머물면서 연주활동을 다녔다.
아마르자르갈 씨는 "CPI 프로그램으로 왔을 때 한국도 몽골이나 중국, 베트남처럼 5음계지만 장단과 리듬이 아주 독특하다는 느낌을 받았고 다시 연주여행을 다니면서 한국의 문화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면서 한국 유학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몽골로 돌아간 뒤에도 혼자서 우리말을 익혔고 한국으로 유학 올 기회를 찾다 2011년 12월 한국정부가 지원하는 한예종 유학생 초청 프로그램인 AMA 대상자로 선발됐다. AMA는 아시아 20개국에서 각각 1명씩 매년 20명의 장학생을 선발해 초청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는 몽골에서 어릴 때부터 몽골예술무용학교에 이어 몽골예술대학을 졸업했고(2006년) 한국에 처음 오기 전까지 군대예술악단에서 연주자로 활동한 터라 한예종 전문사 과정에 입학할 수 있었다. 이번이 마지막 학기지만 우리말로 논문을 쓰기가 어려워 한 학기 더 다닐 생각이다.
그는 공부하는 틈틈이 일선 초등학교나 중학교에서 "즐거운 마음으로" 몽골 음악에 대해 강의도 하고 연주도 한다.
또 지난해 3월부터는 '아시안뮤직앙상블' 팀에 합류, 지난해 말 부산영화제 폐막공연 무대에 올랐고 이달 초까지 약 한 달간 프랑스 파리에 공연도 다녀왔다.
앙상블은 한예종에서 공부하는 외국 유학생들과 한국인 학생들이 각국 전통음악을 통해 아시아 음악을 알리자는 취지로 만들었다.
아마르자르갈 씨는 또 올여름에는 몽골 전통악기 마두금 앙상블인 '아르가 빌레그' 단원 7명을 초청, 경상남도 사천에서 열린 타악페스티벌에 참가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에는 판소리와 거문고, 대금, 가야금을 전공하는 한국 학생들 5명과 함께 몽골을 방문, 내륙 초원지대인 우브르항가이 유목민촌에서 연주했다.
그는 "두 나라 음악을 상대방에게 알려주고 싶었다"며 "몽골 여행은 한국 친구들에게 몽골 초원을 보여주고 몽골 유목민들에게는 '솔롱고스'(무지개의 나라)인 한국의 음악을 들려줘 반응이 아주 좋았다"고 말했다.
졸업 후에는 박사과정에 진학해 두 나라 음악과 악기에 대한 비교연구를 계속할 생각이지만 한편으로는 두 나라에 서로의 문화예술을 알리는 공연기획 활동도 할 생각이다.
'아마르'는 몽골어로 쉽고 편하다는 뜻이고 '자르갈'은 행복하다는 뜻을 갖고 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0/29 13:32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