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들 출신국 문화와 전통을 존중하고 배워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서로 다른 나라에서 왔지만 모두 친자매처럼 지내요."
경기도 구리 지역에 사는 8개국 출신 결혼이주여성 15명이 모여 만든 자조(自助)모임 '아름다우(多友)'는 회원들이 각각의 출신국 문화를 공유하면서 한국 사회와 소통하고 교류하는 것이 특징이다.
매달 각종 봉사활동이나 축제행사에서 선보일 특정 국가 전통춤을 선정하면 회원들 모두 그 나라 춤을 배우고, 다문화강사로 활동하는 회원들을 위해 다른 회원들은 기꺼이 수강생 역할을 하며 다른 나라 문화를 배운다.
아름다우 대표인 대만 출신의 황의순(37) 씨는 1일 "결혼이주여성을 포함한 이주민들은 모두 한국의 전통과 문화에 빨리 익숙해지기만을 바라지만, 이주민들도 각각의 고유한 문화와 전통을 갖고 있다"며 "회원들 각자가 자신의 문화를 지키면서 다른 나라 문화를 존중하고 배움으로써 정체성을 확인하고 자신감을 갖고 살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처음에는 한국어를 배울 목적에서 자조모임을 시작했지만 지금은 뒤늦게 오는 이주여성들에게 멘토 역할도 하고 나름의 롤 모델을 제시해 한국사회와 사회통합에 기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래서 회원들은 구리시 지역 어린이집이나 요양원, 양로원, 경찰서와 소방서 등에서 봉사활동도 열심히 한다.
이 모임 총무인 태국 출신 스리랏드라폰 씨는 "이웃 주민들에게 회원들 출신국 문화를 소개하고 함께 사는 이웃으로 인정받기 위해 많이 노력한다"고 밝혔다.
아름다우 회원들은 매주 화요일 구리시 종합사회복지관에 모여 그 주 일정을 논의하고 각국 전통춤을 연습한다.
이날 모임에서 회원들은 7일 구리시 시립요양원 어르신 생신잔치 봉사활동과 12일 이태원 지구촌축제 퍼레이드, 21일 구리시 경찰서에서 열리는 경찰의 날 축하공연 등의 일정을 논의했다.
요양원 봉사활동과 이태원 지구촌축제에서는 대만 춤을 추고, 경찰의 날 축하공연에서는 키르기스스탄 춤을 선보일 예정이다.
대만 춤 연습은 지난달로 끝났고 이번 주부터는 키르기스스탄 전통춤을 집중적으로 연습한다.
황 대표는 "회원들도 전문가가 아니라 인터넷에서 자료를 찾고 필요한 소품을 준비해 연습한다"면서 "그러면서 회원들끼리도 친해지고 각국의 전통문화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게된다"고 말했다.
아름다우 회원들은 차비 등 여러 활동에 필요한 경비는 거의 스스로 충당한다.
올해부터 구리시에서 약간의 지원금을 받고 있지만 모두 연극 공연 등에 필요한 재료 구입비 등으로 쓰인다. 그래서 올해부터는 연회비를 조금씩 걷기로 했다.
황 대표는 "지금까지는 회원들의 자조와 자립에 더 많은 신경을 썼지만 앞으로는 한국사회와의 소통에 좀 더 많은 비중을 둘 생각"이라며 "예전과는 많이 달라지긴 했지만 아직도 결혼이주여성을 조금 낮춰보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회원들의 출신국은 대만과 태국, 중국, 일본, 키르기스스탄, 베트남, 필리핀, 페루 등이다.
('아름다우' 회원들이 구리시 종합사회복지관에서 키르기스스탄 전통춤을 연습하고 있다. 왼쪽에서 세 번째가 대표인 황의순 씨)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2013/10/01 15:00